기사최종편집일 2024-12-01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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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리뷰] '메이퀸', 또 신데렐라? 당찬 한지혜가 보고 싶다

기사입력 2012.10.15 16:24 / 기사수정 2013.11.10 18:34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또 뻔하디 뻔한 신데렐라가 탄생할까. 당돌했던 '메이퀸' 천해주가 비련의 여주인공으로 변모하고 있어 아쉬움을 주고 있다.

MBC 주말드라마 '메이퀸' 속 성인 해주(한지혜 분)는 어린 해주가 그랬듯 중졸에 무엇 하나 가진 것 없는 용접공임에도 미소를 잃지 않고 억척스럽게 살아간다. 그런데 어딘지 아쉽다. 해주의 씩씩하고 긍정적인 성격은 여전하지만 난관을 타개하려는 적극적인 자세는 조금씩 자취를 감추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방송된 18회에서 창희(재희)는 해주에게 이별을 통보했다. 창희는 해주와 해외로 도주하려 했지만 해주에게 거절당했다. 도현(이덕화) 역시 기출(김규철)의 목숨을 빌미로 창희를 협박, 결국 모든 상황이 원점으로 되돌아왔다.

해주는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인 가족을 버릴 수 없다며 해외로 가자는 창희의 제안을 뿌리치고 만다. 해주에게는 언제나 '가족'이 가장 소중했다. 그 점은 15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해주가 집안을 책임지는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단 한번도 소홀히 하지 않은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런데 '어린 해주'와 '성인 해주' 사이에는 캐릭터에서 큰 차이가 존재한다. 8회분까지의 어린 해주(김유정)는 어려운 환경에 굴하지 않는 능동적이고 당돌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어른이 된 지금의 해주는 좀 다르다. 사랑하는 남자에게 이별을 통보받자 하염없이 울기만 할 뿐 난관을 이겨내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거나, '짧은 가방끈'과 가난 때문에 주위 사람들에게 일방적으로 무시당하는 '가련한 여주인공' 이미지가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당차고 씩씩한 면모를 서서히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어린 해주는 어떠했던가. 아버지 천홍철(안내상)이 사채업자들에게 폭행을 당하자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 사채업자들로 하여금 혀를 내두르게 했다. 고장 난 보트 탓에 바다에 표류하게 되었을 때도 끝까지 정신을 잃지 않고 친구 인화(현승민/손은서)를 구해내기까지 한 소녀였다.

또 창희를 괴롭히는 일문(서영주/윤종화)을 빗자루로 때리는가 하면 기출의 사주로 사채업자들에게 납치됐을 때는 "나는 가족을 돌봐야 한다. 풀어달라"고 소리 지르며 사채업자의 손목을 깨물고는 급박한 상황에서 도망을 치는 기지를 발휘하기도 했다.

반면, 성인 해주는 창희 아버지 기출에게 심하게 손찌검을 당하고도 묵묵히 참을 뿐이며, 15년간 사귀어온 창희에게 헤어지자는 말을 듣고도 제대로 말한마디 못하고 밤새 끙끙 앓으며 눈물만 흘렸다. 또 첫째 오빠 상태(문지윤)와 동생 영주(정혜원) 등 무능한 가족 탓에 좌절하고 속을 끓이는 모습도 자주 보여주었다.

'메이퀸'은 출생의 비밀, 선과 악의 극명한 대립 등 흔하디흔한 소재를 활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하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얻어내는데 성공할 수 있었던 까닭은 해주라는 캐릭터를 통해 가난하고 못 배운 여성 등 소외계층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고단하게 살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것'이라는 기획의도만 보더라도 '메이퀸은 가난과 시련으로 눈물 마를 날 없던 여주인공이 부잣집 남자를 만나 꿈을 이룬다는 식의 식상한 드라마들과는 많이 다르다. 자기 앞에 놓인 역경을 헤쳐나가는 여자 주인공 해주를 보면서 시청자들은 공감을 하고 힘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요즘 그려지는 성인 해주의 캐릭터는 두 남자 주인공을 뒷받침하는 역할로 축소되면서 극의 중심에서 밀려난 듯한 모습이다. 사실 '메이퀸' 은 소재로만 보면 불우한 환경의 여주인공과 두 남자와의 삼각관계, 키다리 아저씨 등 진부한 면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그럼에도 그런 요소들이 진부하게 느껴지지 않았던 까닭은 해주가 어린 나이에도 능동적이고 당당한 주체로 버티고 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신데렐라나 캔디 캐릭터는 더 이상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느낌을 주기 어렵다. 시청자들이 성인 해주에게 바라는 이미지는 왕자님을 만나 팔자를 고치는 동화 속 공주가 아닌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살아가는 여성상이다. 능력남과 결혼하거나 부잣집 친어머니를 되찾게 된 덕분에 가난에서 벗어나고 성공을 이뤄내는 것이 아닌, 자기 인생은 자기가 책임진다는 의식으로 당당하게 꿈을 달성해 나가는 해주의 스토리가 더 보고 싶은 까닭은 이 때문이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메이퀸 ⓒ MBC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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