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거칠 것이 없다.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아주 늦지는 않았다. KIA 타이거즈가 최근 7경기에서 6승 1패의 상승세로 4위 롯데 자이언츠에 2.5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그 중심에 서재응(Seo)-김진우(Kim)-윤석민(Yoon)으로 이어지는 '토종 선발 SKY라인'이 있다.
KIA는 지난달 10일 잠실 LG 트윈스전서 1-7로 패배, 시리즈 싹쓸이 패를 당할 때만 해도 올 시즌을 접어야 할 듯 보였다. 이후 9경기에서도 2승 1무 6패로 추락, 9월 성적 5승 1무 12패라는 최악의 부진에 빠졌다. 더 이상 잔여 경기에 힘을 뺄 필요도 없어 보였다.
이때부터 '야구 모른다'는 속설이 들어맞기 시작했다. '나이스 가이' 서재응이 신호탄을 쐈다. 서재응이 목동 넥센전서 9이닝 3피안타 완봉승을 거둔 지난달 23일부터 KIA 선발진에 발동이 걸렸다.
다음 경기인 25일과 26일 대구 삼성전서는 김진우, 윤석민이 연이어 완투승을 따냈다. 27일에는 외국인선수 헨리 소사마저 완투승을 따내며 팀 최초로 4경기 연속 완투승 신기록을 세웠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려워진 상황, 선발진의 활약은 내년 시즌에 대한 희망 이상의 의미는 없어 보였다.
게다가 다음날(28일) 앤서니 르루가 7이닝 4실점, 패전투수가 되면서 KIA 선발진의 4연속 완투승 행진은 마감됐다. 트래직 넘버는 1로 줄었다. KIA가 남은 경기에서 1패만 하게 되면 4위 롯데가 남은 경기 전패를 당하더라도, 남은 경기에서 모두 이겨도 롯데가 1경기만 이기면 탈락이었다.
하지만 KIA는 경쟁 상대인 롯데와의 맞대결서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 물론 KIA가 전승, 롯데가 전패해야 하기에 '모 아니면 도'의 마지막 기회다. 줄어든 부담은 선발진을 춤추게 했다. 서재응이 지난달 30일 1차전, 김진우가 1일 2차전에 나서 나란히 완봉승을 따냈다. 롯데와의 승차도 어느새 2.5경기까지 줄었다.
최근 7경기에서 선발투수가 무려 71이닝을 소화한 것이다. 지난달 28일 선발로는 짧지 않은 7이닝을 소화한 앤서니가 초라해 보일 정도. 이 기간에 계투진은 지난달 28일 SK전을 제외하면 '개점휴업'이다. KIA의 강력한 선발 야구에 '최강' 삼성 라이온즈의 정규시즌 우승 확정도 1일로 미뤄졌다. KIA에 2연패를 당했기 때문이다.
특히 '토종 선발 SKY라인'은 이 기간에 최소 한 차례씩 완봉승을 따냈다. 서재응이 2차례, 김진우와 윤석민은 각각 1차례씩 기록했다. 'SKY라인'은 2009년 팀의 우승에 일조한 '필승 계투' 손영민-곽정철-유동훈을 일컫는 단어였지만 현 시점에서는 서재응-김진우-윤석민에게 더 어울린다.
김진우는 이미 10승-2점대 평균자책점(10승 5패 2.92)으로 올 시즌을 마무리했다. 한 차례씩 등판 기회가 남은 윤석민, 서재응이 남은 등판서 승리투수가 된다면 KIA는 토종 선발 3명이 10승-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 업적을 남길 수도 있다. 윤석민은 2일 롯데전에 선발로 나서 이에 도전한다.
KIA 선발진이 '괴물 모드'로 변신하면서 다 끝난 줄로만 알았던 4위 다툼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래서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사진=서재응, 김진우, 윤석민 ⓒ 엑스포츠뉴스 DB]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