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이 정도면 '승리의 아이콘'이라고 불러도 되지 않을까. 한화 이글스 고동진이 9월 맹활약으로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고동진은 올 시즌 현재(26일 기준) 타율 2할 8푼 3홈런 28타점을 기록 중이다. 득점권타율도 3할 2푼 9리, 찬스에 강한 모습이다. 표본은 작지만 데뷔 첫 해인 2004년 타율 3할 1푼 7리(161타수 51안타)를 기록한 이후 가장 좋다. 군 제대 후 첫해인 지난해 타율 2할 5푼 1리 3홈런 19타점으로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이듬해인 올해는 한 단계 발전한 모습이다.
특히 고동진의 9월 상승세는 놀라울 정도다. 그는 9월 16경기에 나서 타율 4할 1푼 7리(36타수 15안타) 1홈런 6타점을 기록 중이다. 25일 잠실 두산전서는 결승 2타점 2루타를 터뜨리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기도 했다. 선구안도 좋아졌다. 14개의 볼넷을 얻는 동안 삼진이 6개에 불과한 점이 이를 증명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고동진은 한용덕 감독대행 체제에서 '승리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한화가 감독대행 체제로 치른 21경기 중 고동진이 안타를 친 10경기 승률은 무려 8할(8승 2패)에 달한다. 이 중 홈경기서는 4승 무패다. 나머지 11경기서 6승 5패(승률 .545)인 팀 성적을 보면 고동진의 안타가 팀 승리에 좋은 기운을 불어넣는다고 볼 수 있다.
고동진은 올해 5월까지 타율 3할 1푼 8리로 좋은 활약을 보였지만 6월 들어 1할 7푼 3리로 부진했다. 7월 타율 3할 6리를 기록하며 회복세를 보였지만 8월에는 1할 9푼 6리로 또 다시 부진에 빠졌다. 그만큼 기복이 심했다.
하지만 9월 들어서는 기복 없이 꾸준한 모습이다. 9월 16경기에 출전한 그는 10경기서 안타를 기록했고, 이 가운데 6번이 멀티 히트였다. 지난 14일과 16일 목동 넥센전서는 안타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각각 4개, 3개의 볼넷을 얻어내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한 감독대행도 고동진의 활약이 반갑기는 마찬가지다. 고동진은 지난 20일 잠실 LG전서는 발뒤꿈치 통증으로 인해 선발 라인업서 제외됐지만 8회 대타로 나서 2루타를 터뜨린 뒤 상대 중계플레이가 느슨한 틈을 타 3루까지 전력 질주하는 투혼을 선보이기도 했다. 한 대행도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열심히 뛰더라"고 칭찬했다.
고동진은 올 시즌 후 고질적인 무릎 부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수술대에 오를 전망이다. 한 감독대행은 20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앞두고 "(고)동진이가 작년부터 무릎 부상을 안고 있었는데 수술 대신 재활로 돌리다 보니 완전히 낫지 않아 고생했다"며 "올 시즌 직후 수술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재활 기간은 6개월 정도로 보고 있다. 내년 정규시즌이 시작할 즈음 복귀할 수 있게끔 한다는 계획이다.
고동진으로서는 지금의 좋은 감각을 유지하며 시즌을 마무리하는 것이 선결 과제다. 내년 시즌을 위해서도 최선의 방법이다. '건강한' 고동진이 지금보다 얼마나 더 무서운 선수로 변신할지도 두고 볼 일이다. 무릎 부상에서 회복해 리그 최정상급 투수로 변신한 브랜든 나이트(넥센) 처럼 말이다.
[사진=고동진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