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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주 천송이, "리듬체조의 김연아가 꿈"

기사입력 2012.09.20 01:25 / 기사수정 2012.09.20 08:42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같은 종목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고 존경하는 분은 김연아 선수입니다. 경기를 할 때 음악에 완전 빠져들면서 연기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저도 언제나 제가 할 수 있는 연기를 완벽하게 싶습니다."

유난히 긴 팔과 다리. 여기에 훤칠한 신장이 인상적이었다. 15세의 어린나이지만 벌써 키가 169cm까지 훌쩍 자랐다. 여전히 성장 중에 있기 때문에 '국내 최장신 리듬체조 선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리듬체조 기대주'인 천송이(15, 오륜중)는 '포스트 손연재'에 목말라있는 한국 리듬체조 계에 단비처럼 찾아온 유망주다. 한국은 물론 동양권 리듬체조 선수들의 단점은 '신체조건'이다. 큰 키에 긴팔과 다리를 갖춘 유럽 선수들은 같은 난도를 시도해도 스케일이 커 보인다. 여기에 뛰어난 표현력까지 지니면 높은 예술점수까지 챙길 수 있다.

천송이는 15세의 어린 나이에 170cm 가까이 성장했다. 국내 리듬체조 선수들 중 최고의 체격 조건을 갖췄다는 평을 듣고 있다. 어려서부터 발레를 시작한 그는 8살부터 본격적으로 수구를 잡기 시작했다.

"세종초등학교에 다녔는데 우연하게 언니들이 리듬체조를 하는 것을 보고 빠져들었어요. 리듬체조를 하는 모습이 너무 예쁘게 다가왔죠. 저도 이 운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커지면서 부모님께 조르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결국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다."

현 국내 주니어 챔피언. 선배인 손연재를 보고 자란 기대주

초등학교 2학년의 어린 천송이는 언니들이 하는 리듬체조의 연기에 흠뻑 빠졌다. 그들 중에는 2012 런던올림픽에서 5위에 오른 손연재(18, 세종고)도 있었다. 지금도 손연재는 천송이가 가장 좋아하는 선배다.

"(손)연재 언니가 런던올림픽에서 연기를 하는 모습을 보고 자신감을 얻었어요. 어려서부터 함께 훈련을 해온 언니가 큰 무대에서 너무 잘하는 것을 보고 저도 너무 기뻤죠. 언니의 선전은 후배인 저에게 힘을 줬어요. 그리고 동양권 선수들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했죠. 연재 언니는 표정 연기가 뛰어나고 난도를 굉장히 깨끗하게 하는데 그런 점을 배우고 싶어요."

주니어 시절 손연재는 국내에서 독보적인 존재였다. 출전하는 모든 대회를 휩쓸며 미래의 기대주로 꼽혔다. 천송이도 아직 꿈을 펴기 시작한 유망주지만 올해 출전한 각종 대회에서 모두 정상에 올랐다.

천송이는 경기도 전국소년체전과 양구 회장배 전국리듬체조대회, 중고연맹 전국리듬체조대회, 그리고 양구 KBS배 전국대회까지 중등부 개인종합을 모두 휩쓸었다. 그리고 올해부터는 국가대표로 발탁돼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수줍음 많이 타는 내성적인 소녀. 매트에 들어서면 달라지는 눈빛


한 살 터울 남동생을 두고 있는 천송이의 성격은 조용하고 내성적이다. 자신의 의사를 앞세우지 않고 남들을 먼저 생각할 만큼 배려심이 많다. 사춘기를 보내고 있지만 힘든 운동을 하면서 한 번도 부모님의 속을 태운 적이 없다.

천송이의 어머니인 양귀순(43) 씨는 "송이는 요즘 아이들답지 않게 내성적이고 조용하다. 자신의 의견을 잘 표현하지 않기 때문에 항상 먼저 물어봐야하는 상황이 많다. 하지만 워낙 배려심이 많아서 자신보다 남들을 먼저 생각한다. 남들에게 싫은 소리도 못하는 성격이지만 경쟁심은 강한 편이다"고 밝혔다.

리듬체조를 시작하기 전 천송이는 키가 그리 크지 않은 통통한 소녀였다. 하지만 리듬체조를 시작하면서 '폭풍 성장'하기 시작했고 유럽 선수들과 비교해 떨어지지 않는 체격을 갖추게 됐다.

키가 갑자기 커지는 상황 속에서 다행스러운 것은 큰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리듬체조 선수는 발목과 무릎 부상을 고질적으로 안고 있다. 천송이 역시 발목과 무릎에 무리가 올 때도 있었다. 하지만 큰 부상을 피했기 때문에 국가대표로 발탁될 수 있었다.

"앞으로 173cm까지 컸으면 좋겠다"라고 환하게 웃은 천송이는 '리듬체조 여제' 예브게니아 카나예바(22, 러시아)의 연기를 본받고 싶다고 말했다.

"카나예바는 부드럽게 몸을 쓰는 것과 쉬지 않고 기술을 연결하는 점이 인상적이에요. 자기 만의 난도를 갖춘 점을 본받고 싶습니다."

같은 종목의 최고봉인 카나예바도 좋아하지만 가장 존경하는 이는 '피겨 여왕' 김연아(22, 고려대)다. 세계 정상에 올랐던 점과 무대 위에서 혼신을 다해 연기를 펼치는 모습이 강렬하게 다가왔다.

"제가 피겨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김연아 선수는 표현력이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음악에 완전히 빠져들면서 연기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리듬체조의 제빵사' 올림픽 메달 획득위해 오늘도 정진한다.


또래의 친구들과 수다를 떨 나이에 천송이는 매트 위에서 수구와 씨름을 하고 있다. 여전히 리듬체조가 재미있다고 밝힌 그는 머핀과 케이크를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

"운동을 안 할 때는 머핀과 케이크를 만드는 것을 좋아해요. 요리하는 것을 즐기고 있죠.(웃음) 체중 조절 때문에 저는 잘 먹지 못하지만 제가 만든 빵을 주로 코치 선생님들에게 나눠주고 있습니다.(웃음)"

아이돌 스타들에게는 큰 관심이 없지만 '개그콘서트'같은 오락 프로를 보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초등학교 5학년 때는 중창단으로 참여한 한 공중파 방송의 동요 프로그램에서 대상을 받은 적도 있다.

천송이의 목표는 지금보다 몇 단계 성장해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과 2016년 리우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이다. 그리고 시상대에 오르는 것이 평생의 꿈이다. 체격 조건이 좋은 점과 어릴 때부터 리듬체조를 시작해 수구 다루는 기술이 뛰어난 것이 장점이다. 반면 단점인 유연성은 앞으로 보완해야할 과제다.

올 국내 대회를 모두 소화한 천송이는 26일부터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이온컵 리듬체조 대회에 출전한다. 시니어 선수인 이다애(18, 김포고), 이수린(17, 세종고) 등과 함께 출전하는 천송이는 주니어 부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천송이는 지금까지 국내에서만 자라온 '메이드 인 코리아'다. 보다 좋은 여건이 조성되면 러시아 같은 리듬체조 강국으로 건너가 체계적인 수업을 쌓고 싶다. 김한솔(14, 강원체고)과 함께 '한국 리듬체조의 미래'로 평가받는 그는 이온컵에 출전해 자신의 가능성을 점검한다.



[사진 = 천송이 (C)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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