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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진' 한대화 감독, 시작부터 꼬였다

기사입력 2012.08.28 08:24 / 기사수정 2012.08.28 09:14

강산 기자


[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시작부터 꼬였다. 올 시즌 단 한 차례도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한 한화 이글스 한대화 감독이 결국 사령탑에서 물러나고 말았다.

한화는 28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한대화 감독이 자진사퇴했다고 밝혔다. 올해가 3년 계약의 마지막 해인 한대화 감독은 시즌 종료까지 28경기를 남겨두고 하차하는 비운을 맞게 됐다.

한화는 김인식 전 감독 후임으로 한 감독과 3년 계약을 맺었다. 한 감독은 그야말로 '아무 것도 없이' 계약 첫 해를 맞이했다. 당시 팀의 주축인 김태균은 일본 지바 롯데 마린스에 입단했고 이범호도 소프트뱅크 호크스에 입단했다. 중심타자 두 명이 한 순간에 빠져나갔다. 공격력에서 뭔가를 기대하기 어려웠다.

야심차게 영입한 외국인선수 호세 카페얀과 훌리오 데폴라는 기대 이하였다. 특히 카페얀은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11패만을 안고 짐을 쌌다. 뒤늦게 프란시슬리 부에노를 영입했지만 피차일반이었다. 2010년 한화의 성적은 49승 82패 2무, 최하위였다. 1위 SK와의 승차는 무려 35경기였다. 팀 타율(.244), 평균자책점(5.43), 득점(543), 실점(763) 모두 리그 최하위였다.

화살은 고스란히 한 감독에게 날아왔다. 그나마 2010시즌에는 '선수가 없었다'는 방패막이 있었다.

2011시즌 한 감독은 '야왕'이라는 칭호까지 얻었다. 59승 72패 2무, 공동 6위였다. 2010년과 견줘 10승을 더 했다. 막판 3연패를 당하면서 60승 고지에 오르지 못한 점이 아쉬웠지만 "가능성을 발견했다"는 평가들이 주를 이뤘다.

선수들도 기대 이상의 성적을 냈다. 이대수는 생애 첫 골든글러브 수상의 기쁨을 누렸고 통산 타율이 2할 1푼 7리에 불과했던 한상훈은 2할 6푼대의 타율과 안정된 수비로 팀의 내야를 사수했다. 시즌 시작 전 재계약한 데폴라와 새 외국인선수 오넬리 페레즈는 부진했지만 대체 외국인선수인 카림 가르시아와 데니 바티스타가 모두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팬들에게 '감동의 야구'를 선보였다.

큰 기대 속에 2012시즌을 맞이했다. '돌아온 거포' 김태균과 '코리안 특급' 박찬호, '필승조' 송신영까지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했다. 이는 '양날의 검'이었다. 더 이상 "선수가 없다"는 변명이 통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올 시즌 시작부터 꼬였다. 4월 한 달간 5승 12패, 1위와 무려 6경기 차까지 벌어졌다. 지난 해 좋은 활약을 보였던 이대수-한상훈은 좀처럼 살아나지 않았고 최진행은 34타수 3안타로 부진했다.

김태균-박찬호-류현진은 자신의 위치에서 제 몫을 다했지만 그들의 힘만으로는 버텨내기 힘들었다. 게다가 새 외국인선수 브라이언 배스는 2경기에 나서 1패 평균자책점 48.60이라는 처참한 성적만 남긴 채 떠났다. 한 감독은 "자기가 7월에는 150km 던진다더라"며 쓴웃음만 지었다. 7월이 오기도 전에 배스는 짐을 쌌다.

좁혀질 줄 알았던 승패 마진은 더욱 벌어졌다. 4월 '-7'이었던 승패 마진은 5월 -12, 6월 -17까지 벌어졌다. 전반기를 마친 한화의 성적은 28승 49패 2무, 승패 마진은 -21이었다. 1위와의 승차도 17.5경기 차. 불편한 진실은 한화가 시즌 내내 단 한 차례도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7월에 들어서면서부터 한대화 감독의 경질에 관련된 이야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구단에서는 "시즌 중 경질은 없다. 한 감독을 끝까지 믿고 간다"며 힘을 실어줬다.

후반기 초반 10경기에서 8승 2패의 호조를 보이며 치고 나가는 듯했지만 그것이 끝이었다. 이후 한화는 추락을 계속했다. 한 감독도 좌불안석이었다. 여유있는 모습을 보이려 했지만 경기력은 좀처럼 올라오지 않았다. 지난 주 4경기에서는 11득점-33실점으로 투타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졌다.

이는 한 감독의 시즌 도중 경질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한화 구단 역사상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난 두 번째 감독이 된 것이다. 한용덕 수석코치가 남은 시즌 감독대행으로 선수단을 이끌게 됐다. 선장을 잃고 표류하는 한화가 남은 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주목된다.

[사진=한대화 감독 ⓒ 엑스포츠뉴스 DB]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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