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호사다마인가. 팀 해체위기에 몰렸던 드림식스가 러시앤캐시의스폰서 계약을 받으면서 숨통을 돌렸다. 비록 1년간의 스폰서 계약이지만 눈앞에 다가온 2012~2013 시즌에 동참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선장은 항해도중 배를 떠났고 선원들만이 남았다. 지난 2010년부터 러시앤캐시를 이끌어온 박희상(40) 감독은 수원컵에 참여할 수 없다는 뜻을 전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지난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박 감독이 2012 프로배구 수원컵대회의 남은 일정에 참여하게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감독은 수원컵에서 벤치에 앉아 있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유는 선수들과의 불화 때문이다. 열정적이고 젊은 지도자인 박 감독은 카리스마 넘친 지도력을 펼치며 젊은 선수들을 이끌어왔다. 하지만 이러한 지도방식은 선수들과의 갈등일 빚게 했고 골이 깊어지면서 이러한 사태를 맞이했다.
프로배구 남자부 막내 구단인 러시앤캐시는 모 기업이 전북은행으로 인수되면서 위기에 몰렸다. 회사는 인수됐지만 배구단은 받지 않았고 졸지에 '미아 신세'로 전락했다. 지난 2011~2012 시즌동안에는 KOVO의 위탁 관리를 받으면서 어렵게 리그에 참여했다. 새로운 인수 기업을 물색했지만 쉽게 나타나지 않았고 결국 팀 해체설까지 흘러나왔다.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러시앤캐시는 기량이 뛰어난 외국인 선수 없이 다른 팀을 상대해 왔다. 늘 노련미가 부족해 뒷심싸움에서 패했지만 투지 넘치는 패기를 보이며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박희상 감독은 지난 시즌 "팀의 형편이 어려운데 팀 성적까지 나빠질 수 없다. 선수들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다그칠 때도 있다"고 밝혔다. 오래전부터 쌓여온 선수들과 갈등은 이번 수원컵을 앞두고 절정에 다다랐다. 갈등을 안은 상태에서 이번 수원컵에 참여했지만 결국 감독이 잔여 경기에 참가하지 않는 사태가 발생했다.
연맹의 관계자는 "이러한 갈등은 계속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아직 박 감독의 문제는 결정된 것이 없다. 대회가 끝난 뒤 연맹과 박 감독의 협의를 통해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박 감독이 놓은 지휘봉은 현재 권순찬 코치가 대신 잡고 있다. 선장이 없는 상태에서 러시앤캐시는 지난 23일 열린 KEPCO와의 B조 최종전에서 3-0으로 완승을 거뒀다.
러시앤캐시는 프로배구의 리그 확장과 배구 저변을 넓히기 위해 창단됐다. 많은 이들의 기대를 받고 배구계에 뛰어들었지만 바람 잘날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신영석, 박상하, 김정환, 강영준, 그리고 최홍석 등 젊은 기대주들을 영입하며 짜임새 있는 팀 구성을 갖춘 러시앤캐시는 또 하나의 시련을 맞이했다.
프로배구의 막내구단이자 '꿈돌이'로 불린 드림식스는 러시앤캐시의 스폰을 받으면서 차기 시즌을 치르게 됐다. 그러나 감독과 선수들과 불화가 마침내 곪아 터지면서 또다른 시련이 찾아왔다. 안개 속을 벗어나 새로운 꿈을 향해 내딛기 위한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사진 = 러시앤캐시, 박희상 감독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