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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런던] '아! 곤봉'…리우에서 기억해야 할 이름 '손.연.재'

기사입력 2012.08.12 01:30 / 기사수정 2012.08.12 01:30

김덕중 기자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가 2012 런던올림픽에서 세계 5위에 올랐다. 곤봉에서 실수만 아니었다면 메달권에 더 근접했을 것으로 보인다. 귀여운 외모 뿐 아니라 경쟁력까지 갖췄다. 4년 뒤 리우데자네이로 반드시 기억해야 할 이름, 바로 손연재다.

'진화하는 요정' 손연재, 세계 5위 기염

손연재는 11일(이하 한국시간) 런던 윔블리 아레나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리듬체조 결선에서 후프(28.050) 볼(28.325) 곤봉(26.750) 리본(28.350) 점수를 합산한 총점 111.475점을 받아 5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결선 진출의 쾌거를 일궈낸 손연재는 이로써 올림픽 5위라는 겹경사까지 누렸다. 손연재는 후프와 볼 연기를 마친 로테이션 2까지 중간합계 56.375점으로 3위를 달렸다. 리우부 차카시나(벨라루스) 알리야 가라예바(아제르바이젠)와의 3위 경쟁이 뜨거웠다. 런던올림픽 전만 해도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전개였다. 올림픽 동메달에 한발 다가섰지만 곤봉에서 아쉬운 실수가 나오며 26점 대 점수에 그쳤다. 손연재는 흔들리지 않았다. 마지막 종목 리본에서 로테이션 4 네 번째 선수로 매트에 등장한 손연재는 모든 과제를 깨끗하게 소화하며 28.350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애초 손연재에게 메달을 기대하지 않았다. 결선 진출도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많았다. 이제 18살인 손연재의 2년 뒤, 4년 뒤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한편 '리듬체조의 여왕' 예브게니아 카나예바(러시아)는 116.900점을 받으며 리듬체조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2연패에 성공했다. 



'국기' 태권도, 어쩌다가 이렇게 됐나

'메달밭' 태권도가 런던에서 망신을 당했다. 한국 태권도 중량급의 간판 차동민과 이인종이 런던올림픽 8강에서 나란히 고배를 마셨다.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 차동민은 11일 런던 엑셀 제1사우스 아레나에서 벌어진 태권도 남자 80kg 이상급 8강전에서 바리 탄리쿨루(터키)를 맞아 접전을 펼쳤으나 1-4로 패했다. 차동민에 앞서 코트에 나섰던 이인종도 여자 67㎏이상급 8강에서 안느-캐롤라인 그라페(프랑스)에게 4-7로 패했다. 이에 따라 한국 태권도는 이번 대회 여자 67㎏급에 출전한 황경선만이 유일하게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가 됐다. 한국 태권도를 견제하려는 움직임은 일찍부터 시작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올림픽 무대에서 나라별 4체급 출전만 가능하도록 규정을 바꿔 한국 태권도의 독주를 저지하려 했다. 베이징올림픽에서는 4체급 모두 석권하며 한국 태권도의 건재를 알렸다. 런던에서는 달랐다. 한국 태권도의 고전을 예상이라도 했듯 전날 금메달을 목에 건 황경선은 "태권도도 올림픽을 위해 1년이 아닌 4년을 준비해야 한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가슴 벅찼던 축구 한일전, 그 이후

홍명보호가 일본을 꺾고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축구가 올림픽 무대에서 메달을 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외신 반응도 뜨거웠다. AP 통신은 "한국 선수들은 동메달 획득과 함께 병역 면제라는 혜택을 받게 돼 유럽 진출의 큰 장벽을 넘게 됐다"고 한국 실정을 상세히 보도했다. 홍명보호의 김기희가 일본전 막판 4분을 뛰며 병역 혜택을 받지 못하는 선수는 없게 됐다. 경기 분석도 이어졌다. 특히 한국 수비에 대한 호평이 많았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한국은 골을 넣으며 해답을 찾았지만 일본은 그러지 못했다"고 평했다. 영국 대중지 데일리 메일은 "8강에서 한국을 만났던 영국처럼 일본도 점유율에선 앞섰으나 잘 조직된 한국 수비를 뚫지는 못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폭스뉴스도 "일본은 경기운영에 실패했으며 한국 수비를 위협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밖에 AFC 통신은 한국의 길거리 응원을 상세히 전했다. AFP 통신은 "한국이 2002년 한일월드컵처럼 길거리응원을 펼쳤으며 동메달을 따내 국민들에게 잊을 수 없는 선물을 안겼다"고 전했다.



'금의환향' 한국선수단, 그리웠던 어머니

2012 런던올림픽에 참가했던 한국 선수단 30여명이 11일 귀국했다. 양학선(체조), 박태환(수영)을 비롯해 펜싱 대표팀 등 30여명은 이날 오후 취재진의 플래시 세례와 시민들의 박수소리 그리고 환호성을 받으며 밟은 표정으로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을 걸어나왔다. 런던올림픽에서 '핫이슈'가 됐던 양학선과 신아람에 초점이 맞춰졌다. 어려웠던 가정 환경이 소개되면서 잇단 후원 릴레이가 이어졌던 양학선은 공항에 나와있던 어머니를 보자마자 환한 미소를 지었고 감격스런 포옹을 나눴다. '1초 사건'으로 울분을 참지 못했던 펜싱의 신아람은 또 눈물을 흘려야 했다. 신아람은 입국장을 나오면서 환하게 웃었고 손을 흔드는 여유까지 보였다. 그러나 오랜만에 본 어머니의 눈물을 보고는 눈가에 고인 이슬을 떨어뜨려야 했다. 부정 출발 논란에도 은메달을 따낸 수영의 박태환은 수많은 인파에 둘러쌓이며 인기를 실감했다. 런던올림픽을 마친 한국선수단은 차례차례 입국한다. 12일에는 축구대표팀이 들어오고 13일에는 여자배구 14명, 양궁 6명의 선수들이 귀국한다. 이어 14일 태권도 4명, 유도 3명, 여자 핸드볼 14명 등 본진이 마지막으로 입국할 예정이다.



12일의 히어로와 엑스맨

김형실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11일 런던 얼스코트에서 열린 여자배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숙적' 일본에 0-3(22-25, 24-26, 21-25)으로 완패했다. 세터 기용을 놓고 많은 말들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잊은 게 있다. 한국 여자배구는 올림픽 전까지 침체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일본을 상대로 22연패의 깊은 수렁에 빠졌었고 태국에도 패한 적이 많았다. 이번 대회 여자배구는 확 달라졌다. 36년 만의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가능성은 확인했다. '오늘의 히어로'는 여자 배구대표팀이다. 브라질 축구대표팀은 '오늘의 엑스맨'이다. 브라질은 12일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축구 결승전에서 멕시코에 1-2로 패했다. 브라질이 자랑하는 공격진은 멕시코의 수비력에 꽁꽁 묶여 득점에 실패하는 졸전을 거듭했다 후반 추가시간에 헐크가 한 골을 만회하며 영패를 면했다. 이날 브라질은 같은 팀 선수들끼리 다투는 등 내용에서도 실망스러웠다. 올림픽에서 단 한 번도 금메달을 따지 못한 브라질 축구의 징크스는 깨지지 않았다.




미리 보는 한국경기(12일)-복싱, 근대5종, 마라톤

런던올림픽 폐막일인 12일에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한국 선수단의 메달 레이스는 최종일까지 숨가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빠 복서' 한순철이 남자 복싱 라이트급(60kg) 결승에 진출해 금메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순철의 상대는 바실 로마첸코(우크라이나)로 결정됐다. 한순철이 1988년 서울올림픽의 김광선, 박시헌 이후 24년 만에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여자 근대5종에서 메달이 나올지도 관심이 쏠린다. 양수진이 여자 근대5종에 출전한다. 근대5종은 펜싱, 수영, 승마, 육상, 사격 등으로 이뤄진 복합경기를 하루 동안 치러 메달의 주인공을 가린다. 양수진의 현실적 목표는 메달 획득이다. 양수진은 베이징올림픽 때 쿼터제로 받은 한 장의 티켓이 후배 윤초롱에게 돌아가자 뼈를 깎는 훈련으로 올림픽출전권을 획득했다. 근대 5종에서 올림픽 티켓을 자력으로 얻은 건 양수진이 처음이다. 이밖에 정진혁, 이두행, 장신권 등이 남자 마라톤에 참가한다. 10위권 안에 진입해 한국 마라톤의 저력을 과시하고 침체된 명예를 끌어올리겠다는 게 이들의 1차 목표다. 



김덕중 기자 djkim@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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