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날아오를 시간이 다가왔다. 그동안 이 시간을 위해 흘린 땀과 눈물을 쏟을 시간이 찾아왔다.
'한국 리듬체조의 간판' 손연재(18, 세종고)가 마침내 꿈의 무대인 올림픽에 도전한다. 손연재는 9일 저녁에 열리는 2012 런던올림픽 리듬체조 예선에 출전한다. 결선에서 10위 안에 진입하면 자신의 목표인 결선 진출의 꿈을 이룰 수 있다.
손연재의 연기는 한국 리듬체조의 역사를 하나씩 새롭게 써갔다. 지난해 프랑스 몽펠리에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1위에 올라 이 대회 한국 선수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또한 지난 4위 러시아 펜자에서 열린 월드컵시리즈에서 후프 종목별 결선에 진출해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리듬체조 선수가 월드컵에서 메달을 획득한 것은 손연재가 처음이었다.
5월 우즈베키스탄 타슈겐트에서 열린 월드컵대회에서는 개인 최고 점수인 112.900점을 획득해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종목별 결선에서 메달을 획득한 손연재는 개인종합 5위 진입에 성공했다. 이 성적 역시 한국 리듬체조 사상 최초였다.
만약 손연재가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10위권 안에 진입해 결선 진출을 확정지으면 새로운 이정표를 남긴다. 한국 리듬체조 선수들 중 올림픽에서 최고 성적을 올린 이는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 12위에 오른 신수지(21)였다. 당시 신수지는 쟁쟁한 선수들과 경쟁에서 선전하며 12위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10위권 진입에 실패해 아쉽게 결선 진출에는 실패했다.
손연재는 올 시즌 펼친 기량만 보여주면 런던올림픽 결선 진출은 무난히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심판인 서혜정 대한체조협회 경기부위원장은 "시즌 막판에 오면 선수들이 누구나 부상을 안고 경기에 임하게 된다. (손)연재 역시 잔부상이 있지만 큰 부상이 없는 것이 다행"이라며 "연재는 이번 런던올림픽 리듬체조에 출전하는 선수들 중 최연소 선수다. 그 정도의 나이면 성적보다는 경기를 즐기고 경험을 쌓는 점도 중요하다. 좋은 성적을 올려야한다는 부담감을 버리고 연기 자체를 즐긴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연재는 지난 6일(한국시간) 올림픽이 열리는 런던에 입성했다. '세계 최강'인 러시아 선수들과 함께 움직이는 점이 고무적이다. 손연재는 최고의 기량을 갖춘 선수들과 함께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에 있는 노보고르스크 훈련장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열악한 환경의 국내에서 훈련할 때 손연재는 한겨울에 영하 10도 가까이 내려가는 추운 훈련장에서 연습에 임했다. 기운이 내려가면 부상 위험도 따른다. 여러 가지 힘든 상황에서 고군분투해 왔지만 노보고르스크로 훈련장을 옮기면서 기량이 더욱 성장했다.
올 시즌 손연재는 상위권 대의 점수인 28점대를 넘어서며 상위권 그룹에 합류했다. 올림픽 2연패가 확실시되는 '리듬체조의 여왕' 예브게니아 카나예바(22, 러시아)와 '신성' 다리아 드미트리예바(19, 러시아)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의 기량 차이는 크지 않다. 누가 실수를 하지 않느냐에 따라 중상위권 선수들의 순위가 가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혜정 부위원장은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훈련한 점이 연재의 기량 향상으로 이어졌다. 이번에도 함께 훈련해온 러시아 선수들의 스케줄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데 매우 고무적이다. 그동안 해왔던 대로만 하면 충분히 좋은 결과가 따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연재가 자신의 개인종합 최고 점수인 112.900점에 근접하거나 넘어서면 결선 진출은 물론 4~7위의 예선 성적도 기대할 수 있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리듬체조 선수들 중 최연소인 손연재는 성적에 대한 부담감을 버리고 평소에 준비한 것을 온전히 발휘한다면 한국 리듬체조 역사를 또 한번 바꿀 가능성이 높다.
[사진 = 손연재 (C) IB스포츠 제공,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