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박주영이 옛 동료와 재회했다. 1년 만의 만남이다. 가봉과의 런던올림픽 최종전에서 박주영은 AS모나코 시절 '동료' 피에르 아우바메앙과 함께 그라운드를 누볐다.
둘의 재회는 이날 경기서 빛을 발하지 못했다. 당초 한국과 가봉 간의 경기에서 최전방 스트라이커로서 벌일 자존심 대결에 이목이 집중됐다. 기대와는 달리 둘의 맞대결은 아무 소득없이 무의미하게 끝났다. 박주영과 아우바메앙 모두 득점에 성공하지 못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
둘은 AS모나코에서 한솥밥을 먹은 인연이 있다. 2010/2011시즌 프랑스 리그1에서 모나코 유니폼을 입었던 둘은 당시 존재감에 차이가 있었다. 박주영은 팀의 에이스로 입지가 굳건했다. 연이은 득점포로 프랑스 리그 최고의 골잡이로 활약했다. 반면 아우바메앙은 유망주에 불과했다. AC밀란과 릴OSC를 거쳐 모나코 유니폼을 입은 그는 간간이 출전 기회를 얻으며 조금썩 성장해가는 단계였다.
그러던 2011/2012 시즌을 앞둔 겨울, 둘은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박주영은 영국 프리미어리그 아스널로, 아우바메앙은 프랑스 AS 생테티엔으로 이적했다. 이후부터 희비가 엇갈렸다. 아스널에서 박주영이 입지를 잃는 사인 아우바메앙은 고속 성장했다. 팀에서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며 올림픽대표팀의 부름도 받았다.
이날 경기에서도 희비는 엇갈렸다. 박주영이 활약한 한국은 0-0 무승부를 거두며 8강 진출을 확정지은 반면 아우바메앙의 가봉은 탈락했다. 결과만 놓고 보면 박주영의 '완승'이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활약은 동일했다.
홍명보호의 최전방을 책임진 박주영은 81분간 활약했다. 끝내 득점포는 폭발하지 않았다. 전반 4분만에 좋은 찬스를 맞았다. 긴 크로스를 받아 골키퍼 앞에서 좋은 찬스를 맞았지만 위력 없는 슈팅은 골키퍼 품에 안겼다.
경기내내 무거운 움직임을 보이던 박주영은 후반 들어 존재감을 감췄다. 남태희와 지동원 등 공격자원들의 잇다른 투입 속에 잘 어울리지 못했다. 후반 25분엔 지동원의 결정적인 크로스를 헤딩슛으로 연결시키지 못해 아쉬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끝내 후반 36분 김현성과 교체 아웃됐다.
아우바메앙의 활약도 미비했다. 가봉은 이전 경기들과 같이 아우바메앙을 중심으로 공격편대를 짰다. 공격으로 전환될 땐 아우바메앙을 향하는 단번의 패스로 활로를 열고자 했다. 이 과정에서 아우바메앙은 좌우로 움직이는 등 득점 찬스를 만드는 데 열을 올렸다. 전반 중반 날카로운 땅볼 크로스를 시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의 골문을 열기란 쉽지 않았다. 홍명보호의 탄탄한 수비 라인에 막혀 좀처럼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특히 황석호의 밀착마크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팀의 8강 좌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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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