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더 이상 '세계인의 축제'가 아니다. '이기는 편 우리 편'과 같은 어린 아이들 장난이 또 다시 이어졌다. 심판진의 무능함이 사흘 연속 한국 선수단에 상처를 입혔다. 31일의 희생양은 여자 펜싱의 신아람(계룡시청)이었다.
신아람은 31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 엑셀 사우스아레나1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펜싱 여자 개인 에페 준결승서 브리타 하이데만(독일)에 5-6으로 패배, 동메달결정전으로 밀려났다.
3라운드를 치를 동안 5-5, 승부를 가리지 못한 신아람과 하이데만은 연장으로 승부를 끌고 갔다. 신아람이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신아람은 연장서 어드밴티지를 얻었다. 1분 동안 먼저 실점하지 않으면 승리할 수 있었다. 55초 동안 잘 버텼다. 세 차례의 동시타를 기록하며 하이데만의 공격을 잘 막아냈다. 종료 1초를 남기고 또 다시 동시타를 기록, 실점하지 않으면서 결승 진출이 확정된 듯 보였다.
하지만 여기서 일이 터졌다. 무조건 득점해야 하는 하이데만은 패배를 막기 위해 기를 쓰고 달려들었다. 하지만 두 차례의 공격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1초는 흐르지 않았다. 세 번째 상황에서 하이데만의 공격이 성공됐다. 하지만 하이데만의 공격이 곧바로 성공된 것이 아니었다. 검을 세 차례나 휘두른 뒤에야 성공된 것이었다. 그럼에도 1초는 흐르지 않았다.
심재성 코치는 강력하게 항의했다. 심 코치가 영어를 능통하게 구사할 수 있기에 가능했다. 결국 심판진은 30여분에 걸쳐 비디오 판독을 실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하이데만의 승리였다. 30분여 동안 심판위원들은 열띤 토론을 가졌지만 어처구니 없는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전날 유도 종목에서 조준호의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번복한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그렇게 경기는 끝났다. 하지만 4년 간 피땀 흘려 올림픽을 준비했던 신아람의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피스트 위에 주저앉아 한참 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개운찮은 승리에도 우승한 듯 포효하는 하이데만의 모습과 대조됐다.
이어지는 동메달결정전에 출전한 신아람은 순위지에(중국)과 중반 이후까지 대등한 경기를 펼쳤지만 결국 11-15로 패배, 메달을 목에 걸지 못해 아쉬움은 더했다. 영국 관중들은 신아람에게 기립박수를 보내며 위로했다. 반면 심판진이 소개될 때는 야유를 보냈다. '어글리 올림픽'이 사흘 동안 세 명의 한국 선수를 울렸다. 세계인의 축제가 아닌 '그들만의 축제'가 되어 가는 모양새다.
[사진=신아람 ⓒ Gettyimages/멀티비츠]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