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박지성이 퀸스 파크 레인저스(이하 QPR)와 손을 맞잡았다. 팀과 선수는 서로의 필요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힘을 합쳤다. 과연 이들이 다음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환상 궁합을 보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박지성의 QPR행이 화제에 올랐다. 아직 공식발표는 나오지 않았지만 이미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BBC 등 주요 외신들은 7일(한국시간) "QPR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박지성의 이적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적료는 500만 파운드(한화 약 88억 원)이고 기간은 3년으로 알려졌다.
박지성은 확실한 출전 시간 보장을 원했고 QPR은 거물급 선수를 원했다. 이러한 서로 간의 요구조건이 맞아 떨어지면서 이번 이적이 성사된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국내외에선 박지성이 새 팀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벌써부터 궁금증이 생겼다. 또한 주전경쟁구도와 박지성이 맡게 될 역할에 대한 예상도 나온다.
박지성의 차기 행선지인 QPR은 EPL원년멤버다. 1882년에 창단한, 역사가 깊은 팀이지만 성적은 다소 저조하다. 지난 시즌에도 중하위권에 머물러 강등을 간신히 피했다.
1975/1976시즌 리그 준우승과 1981/1982시즌 FA컵 준우승으로 잠시 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1995/1996시즌에 2부리그로 강등되면서 쇠퇴의 길을 걸었다. 그러던 2008년 인도 갑부 락시미 미탈의 손에 의해 새로이 변화하더니 2011/2012 시즌에 1부리그에 복귀했다.
다시 돌아온 프리미어리그 무대는 QPR에게 그리 녹록치 않았다. 말레이시아의 토니 페르난데스의 거대한 투자를 등에 업고 대거 선수들를 영입해 개막 전부터 화제에 올랐다. 하지만 시즌 중 부진한 모습을 보이더니 지난 1월 마크 휴지 감독 체제로 개편했다. 이후 차근히 승점을 쌓아가던 QPR은 볼턴을 제치고 간발의 차로 강등을 면했다.
QPR은 전례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맨유로부터 박지성을 비롯해 파비우 다 실바를 임대 영입한 것을 비롯해 영국 대표출신 골키퍼 로버트 그린부터 시작해 앤디 존슨, 라이언 넬슨, 삼바 디아키테 등 걸출한 선수들로 전력을 보강했다.
휴즈 감독 역시 지난날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며 이를 악물었다. 2008/2009시즌에 스타 선수들이 즐비한 맨시티 사령탑을 맡았고 풀럼 감독직도 역임했지만 저조한 성적으로 경질됐다.
지난 시즌 QPR을 잔류시키며 다시금 좋은 지도력을 선보였다. 그 기세를 이어 휴즈 감독은 다가오는 시즌 QPR의 반격을 노리고 있다. 이러한 준비 과정에서 박지성에게 손을 내밀었다.
박지성은 다음 시즌 QPR의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팀내에서 어떤 포지션을 소화할지가 관심거리다.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와 중앙 미드필더가 유력해 보인다. 타깃형 스트라이커를 중심으로 좌우 빠른 공격을 시도하는 QPR의 전형상 박지성보다 상대적으로 발이 빠른 션 라이트 필립스 등에게 측면을 맡길 공산이 크다.
대신 박지성은 중앙 미드필더로 나설 가능성이 대두된다. 오랜 선수생활로 넓은 시야와 EPL 무대의 빠른 축구에 대한 감각이 있다. 또한 전체적인 공수조율과 패스 전개역할도 곧잘 수행해온 박지성이기에 휴즈 감독은 이러한 능력을 적극 활용할 전망이다.
[사진 = 박지성 (C)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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