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큰 기대를 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1군 선발 경험이 단 한차례도 없는 선수였기에 더욱 그랬다. 하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LG 트윈스 우규민은 완벽한 투구로 데뷔 첫 선발 등판에서 선발승을 따내는 기쁨을 안았다.
우규민은 16일 군산구장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96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3탈삼진 1볼넷 1실점 호투로 데뷔 첫 선발승을 따냈다. 우규민의 1실점도 자책점이 아니었다. 그만큼 완벽한 투구였다.
이날 우규민은 외국인투수 벤자민 주키치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긴급 대체 선발'로 나선 터, 완벽투를 기대할 만한 상황도 아니었다. 하지만 우규민은 데뷔 첫 선발이라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안정적인 제구를 바탕으로 맞춰 잡는 위주의 피칭을 펼친 것이 주효했다. 탈삼진도 3개를 곁들였고 볼넷과 사구는 각각 1개씩 허용했다.
1회 첫 상대 이용규를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낸 뒤 김선빈의 희생 번트로 1사 2루 위기에 몰렸지만 김선빈을 삼진, 이범호를 유격수 땅볼 처리하며 산뜻한 출발을 보였다. 2회에는 2사 후 박기남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김상훈을 투수 땅볼 처리, 또다시 위기를 넘겼다.
3회가 아쉬웠다. 우규민은 3회초 2사 후 김선빈에게 안타에 이은 도루를 허용, 또다시 위기에 몰렸다. 여기서 김원섭의 타구를 2루수가 정주현이 놓치면서 김선빈이 홈인, 선취점을 내줬다.
흔들릴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우규민은 침착했다. 4회에는 선두 타자 최희섭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김태군의 도루 저지로 아웃 처리했고 안치홍을 2루수 직선타, 박기남을 삼진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다.
우규민은 5회부터 안정을 되찾았다. 5회초 세 타자를 모두 땅볼로 돌려세운 우규민은 6회초 선두 타자 김선빈에게 안타를 맞았다. 하지만 후속 타자 김원섭-이범호-최희섭을 모두 범타 처리하면서 6회를 마감했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우규민은 2사 후 한성구에게 우익수의 보이지 않는 실책이 동반된 2루타를 맞았다. 하지만 이준호를 1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7회를 마감, 자신의 임무를 완수했다.
7회까지 우규민의 투구수는 96개, 100개에 가까워지자 류택현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류택현이 8회, 이동현이 9회를 깔끔하게 막아내면서 우규민의 데뷔 첫 선발승이 완성됐다.
2009시즌을 마치고 경찰청에 입대한 우규민은 퓨처스리그에서 주로 선발 투수로 나섰다. 그는 재도약을 꿈꾸며 절치부심했다. 그 결과 지난 시즌 퓨처스리그 19경기에 출장 15승 무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34의 빼어난 성적으로 '퓨처스리그 북부리그 투수상'까지 수상했다. 수상 당시 우규민은 "1군 투수 우규민으로 거듭나겠다"는 소감을 밝힌 바 있다. 선발 투수로서의 가능성은 이미 보여줬던 우규민이다. 이날도 우규민은 당시의 경험을 살려 선발로도 전혀 손색 없는 경기 운영능력을 보였다. 7이닝을 소화해낸 비결이라 할 수 있다.
우규민은 올 시즌 23경기 구원 등판해 1승 2패 4홀드 평균자책점 3.66을 기록 중이었다. 이날 호투로 우규민의 평균자책점은 3.00까지 내려갔다. 우규민이 데뷔 첫 선발승을 계기로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사진=우규민 ⓒ LG 트윈스 구단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