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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킹 투하츠', 왜 끝내 수목극의 '킹'이 되지 못했나

기사입력 2012.05.25 14:08 / 기사수정 2012.07.20 13:52

임지연 기자


[엑스포츠뉴스=임지연 인턴기자] MBC 수목드라마 '더킹투하츠'가 24일 20부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3월 21일 '16.4%', 수목드라마 시청률 1위로 첫 방송을 시작했던 더킹투하츠(이하 더킹)가 지난 24일 20회(10.2%)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더킹'은 대한민국이 입헌군주제라는 가상현실을 배경으로, 남한 왕자와 북한 여장교의 만남과 갈등 그리고 사랑을 보여준 로맨스다. 南남 北녀의 설정은 처음에 '로미오와 줄리엣'을 연상시켰다. 하지만 풋풋한 로맨스로 끝날 줄 알았던 '더킹'은 입헌군주제와 南남 北녀의 사랑이라는 판타지적 도화지를 깔아 놓고 절묘하게 또 날카롭게 현실을 그 위에 그렸다.

또한 시작부터 '하지원', '이승기'라는 시청률 히든카드를 거머쥐고 '윤제문', '이순재', '윤여정' 세 배태랑 배우의 탄탄한 뒷받침, 그리고 영화 속 납뜩이의 기세를 몰아 라이징 스타로 자리 잡은 '조정석'과 근사하게 어울린 공주 '이윤지'까지. '더킹'은 기분 좋았던 시작처럼 그 기세를 쭉 몰아갈 것이라 예상됐다. 하지만 2회 16.5%(2회)가 더킹 시청률의 정점이었다.

'더킹'은 왜 수목극의 킹이 되지 못했을까?

1. 도넛을 너무 좋아하는 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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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킹 속 간접광고 ⓒ MBC

'더킹' 속 대한민국의 왕자는 도넛을 좋아한다. 얼마나 좋아하면, 왕자는 북한에 WOC 군사 훈련을 갈 때도 도넛을 특별 공수해 왔다며 좋아했다. 거기서 끝났다면 '더킹 투하츠가 아니라 더킹 도너츠'가 아니냐는 시청자들의 원성을 피할 수 있었을지도. 하지만 대한민국 왕자는 항아에게 프러포즈를 준비하면서도, 심지어 양가상견례에서도 식탁 위를 '도넛'으로 가득 채웠다.

간접 광고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시도 때도 없이 클로즈업 되는 '휴대폰'과 항아와 재하의 로맨틱한 '냉장고' 앞 키스신, 달콤한 '텐트' 데이트까지.

드라마 속 간접광고는 열악한 제작 환경에서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극의 흐름과는 무관하게 시도 때도 없이 등장하며 집중을 방해한 두드러진 '간접 광고'는 '더킹' 상승세의 발목을 붙잡은 요소다.

2. 글로벌 사이코 김봉구



'더킹'의 한 축 김봉구는 극의 시작부터 이재하(이승기 분)와 그의 가족을 넘어 한 나라와 세계를 흔드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큰 '돈'과 '힘'을 가진 인물이다.

또한 '세상에 진짜 왕은 바로 나'라고 믿는 인물로, 그 힘을 얻기 위해 아버지도 무참히 살해하는 사이코패스적 면모를 보여줬다. 그는 전화 한통으로 세계 경제를 흔들 파워를 지녔으며, 명령에 따르지 않는 자는 주저 없이 죽이는 독재자적 성격도 보여줬다.

시청자들을 분노하게 한 봉구의 사이코적 기질은 '대한민국 왕'을 향한 열등감에 있다. 김봉구는 왕 부부를 살해 하는 일에 재신 공주를 가담하게 했고 하반신 마비가 된 그녀가 장애를 딛고 겨우 다시 일어서고자 하는 할 때 다시 공식 석상에서 처참하게 다시 무너뜨린다. 김봉구는 한국 드라마의 히틀러 같은 인물이다.

'더킹'은 김봉구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김봉구'라는 인물이 현실의 슈퍼 파워의 상징일지언정 시청자들에게 봉구는 '열폭(열등감 폭발)'한 사이코였을 뿐이다.

봉구의 '사이코 기질', '무자비함', '열등감'을 본 시청자들은 '왜?' 라는 물음표를 가졌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허수아비 왕일지언정 아직도 '왕'이 존재함을 인정하고 지지하는 반면, 김봉구는 대체 '왜' 왕 보다 자신을 높다 여기며 왕에 대한 열등감과 왕을 향한 '악랄함'을 펼치는지.

마지막 장면이 돼서야 더킹은 '김봉구'를 친절하게 소개했다. 그가 남긴 마지막 말은 "나만 가둔 걸로 네가 이긴 줄 알아? 클럽 M은 아직도 있어", "그 놈들은 너희 계속 휘두를 거야. 협박하고"이다. 봉구는 '개인이 저런 힘을 가진 게 현실적으로 가능한가?'라는 의문과 불편함을 줬지만 그만큼 현실적인 인물이었다.

3. 로맨스와 블랙코메디 사이.

'더킹' 20부는 전반부와 하반부로 나눌 수 있다. '전반부'는 北녀 항아와 南남 재하의 첫 만남과 갈등 그리고 사랑이 되기까지의 과정이고, '하반부'는 이재강(이성민 분)의 죽음으로 갑작스레 왕위에 오르게 된 이재하(이승기 분)와 김봉구의 대결이다.

철없던 왕자의 변신과 그의 곁에 남한이 조금 낯설지만 현명한 왕비의 러브스토리이자 성장 극이 될 줄 알았던 '더킹'의 후반부 중심엔 '이재하'와 '김항아' 보다는 '김봉구'가 놓여있고, 김봉구의 악랄함이 부각 될수록 '하지원(항아 역)'의 역할 및 분량은 줄었다.

'더킹'은 로맨스 뒷면에 날카로운 현실 묘사와 풍자가 가득한 블랙코메디적 드라마다. 이에 극에서 현실의 무자비한 '슈퍼파워'로 암시되는 김봉구는 중요 인물이다. 하지만 제작의도가 "휴먼 멜로 블랙 코미디"인 만큼 로맨스 팬들의 마음을 쫄깃하게 했던 전반부처럼 후반부 역시 그 흐름을 이어갔었더라면. 아쉬움이 남는다.

이어 후반부는 하고 싶은 얘기가 너무 많은데 정리가 안 돼는 느낌이 강했다. 선왕 이재강(이성민 분)이 죽는 8회 이후 20회까지 너무 많은 사건, 갈등이 담겨있다. 무슨 얘길 하고 싶은 진 알겠는데, 정신없이 뛰면서 그 얘기를 전했던 것이다. 즉 좋은 의도지만, 뒷심이 부족했던 것 역시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한 이유다.

그럼에도 더킹은 11.3%의 평균 시청률을 보였다. 더킹의 애청자들은 "내 인생의 최고의 드라마", "더킹이 있어서 행복했다", "많은 것을 남겨준 드라마"라는 소감을 남겼다.

더킹은 처음부터 입헌군주제라는 가상현실과 南남 北녀의 사랑이라는 판타지 위에 날카롭게 현실을 그려냈다.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려는 욕심과 간접광고 등에 상승세를 꺾여 생각보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진 못했지만, 김봉구같은 '슈퍼파워'와 남북문제, 현재의 불신과 잔임함 등 많은 것을 남겨준 드라마다. "그저 팔짱끼고 지켜만 볼 거야?" 선왕 이재강(이성민 분)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한편 '더킹 투하츠' 최종화는 경쟁작인 '옥탑방 왕세자', '적도의 남자'에 밀려 공중파 수목드라마 중 3위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임지연 인턴기자 jylim@xportsnews.com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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