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시 일본어 판 표지, 번역자는 살해된 이가라시 히토시 ⓒ 신센샤
[엑스포츠뉴스=백종모 기자] '악마의 시'를 둘러싼 살인 사건이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20일 한 방송에서 '악마의 시'를 둘러싼 살인 사건을 다루면서 일련의 일들이 다시 관심을 얻고 있는 것.
엑스포츠뉴스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악마의 시(원제:The Satanic Verses)는 1988년 살만 러시디가 마호매트의 생애를 소재로 써 발표한 소설이다.
'악마의 시'는 화이트브래드 상을 수상하는 등 높은 평가를 얻은 반면, 특정 인물에 대한 적나라한 표현 등으로 이슬람교 사회에서는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1989년 이란 최고 지도자 호메이니가 '악마의 시'의 발행에 관계된 사람에게 사형을 지시했고, 실제 번역 및 출판하는 관계자를 표적으로 살인 사건이 일어나기에 이른다. 살만 러시디도 '악마의 시' 발표 뒤 영국으로 망명했다.
'악마의 시'를 번역 중이던 쓰쿠바 대학 조교수 이가라시 히토시가 1991년 7월 11일일 같은 대학 엘리베이터에서 살해된 채 발견됐다.
당시 일본 당국은 쓰쿠바 대학에 단기 유학 중이던 방글라데시인 학생을 용의자로 지목했지만, '사건 정황상 이슬람교도에게만 용의를 한정할 수 없다'는 석연찮은 이유로 수사를 중지한다.
결국 '악마의 시' 살인 사건은 15년 뒤인 2006년 7월 11일 살인죄의 공소시효가 성립(살인범이 일본 내에 체류했다는 전제하에)해 영구 미해결 사건으로 남았다.
실제 이가라시 히토시 본인이 '악마의 시' 번역 중 살해 위협에 시달리고 있었다는 정황도 일부 포착되고 있다.
결국 '악마의 시' 일본어 번역본은 이가라시 히토시를 번역자로 내걸고 1990년 자국에서 출판됐으나, 번역 내용이 난해해 화제에 비해 잘 읽혀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이가라시 히토시 이후 '악마의 시'를 다시 번역한 이는 없었다.
몇몇 일본인은 "번역자 이가라시 히토시에 경의를 표한다"며 아직도 '악마의 시'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백종모 기자 phanta@xportsnews.com
[사진 = '악마의 시' 일본어판 표지 ⓒ 신센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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