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서영원 기자] 올 시즌 J리그에서 뛰는 한국 선수들은 총 22명이다. 열도 정복에 나선 한국 선수들은 매 라운드 두 자리 수 출전을 이어가며 9, 10라운드를 맞았다. 특히, 황금연휴를 맞이한 J리그는 3일 간격으로 2라운드를 소화해 바쁜 일정을 치렀다. 한국 선수들은 체력적으로 힘든 일정 속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활약을 펼쳤다.
9, 10라운드 각각 14명, 16명이 출전했지만 12명의 선수들이 잇달아 그라운드에 나섰다. '골든위크' 연전이었어도 출전 기회는 대부분 같은 선수에게만 돌아간 셈이다. 10라운드는 그간 출전시간만 늘려온 주빌로의 백성동이 폭발하며, 올림픽팀 엔트리 합류 경쟁에 불을 지폈다. 백성동은 우라와 레즈전에 출전해 후반 막판 교체될 때까지 2골을 넣으며 뒤늦은 활약을 펼쳤다. 뿐만 아니라 오미야의 조영철도 시즌 3호골을 성공시켰다. 그는 강등권 감바 오사카를 상대로 균형을 깨는 득점을 터뜨려 경기 MVP로 선정됐다.
고베전에 나선 세레소의 김보경은 시원한 드리블 뒤 과감한 슈팅으로 시즌 7호골을 성공시켰다. 하지만 팀은 패하며 2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 베갈타 센다이 0 vs 1 시미즈 S펄스
출전 선수: 박주성(53분), 이기제(90분)
7승 2무로 J리그 단독 선두를 달리던 센다이가 무너졌다. 센다이는 홈에서 열린 시미즈전에 전반 막판 오마에 겐키에게 벼락골을 허용하며 그대로 패했다. 시미즈의 이기제는 적극적 공격 가담으로 오마에 골에 간접 기여하며 승리를 도왔다. 하지만 후반 23분 외국인선수 칼핀 용아핀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자 이기제는 패널티박스 우측면을 벗어나지 않는 지역방어를 펼쳤다.
센다이의 박주성은 지난 라운드 풀타임 출전 영향으로 후반 초반 교체됐다. 피로 누적으로 발목에 무리가 간 것으로 판단된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 요코하마 F마리노스 2 vs 1 곤사도레 삿포로
출전 선수: 이호승(90분)
올 시즌 부진의 대명사 두 팀이 만난 강등권 전쟁에서 요코하마가 승리했다. 요코하마는 나카무라 순스케, 타니구치 히로유키의 전후반 고른 득점에 힘입어 후루타 히로유키가 만회한 삿포로를 가볍게 눌렀다.
이날 주전 골키퍼로 출전한 이호승은 패했지만 칭찬을 들은 유일한 삿포로 선수였다. 이호승은 슈팅수 21대3의 일방적인 경기 속에 6번의 수퍼세이브를 기록했다. 미드필드부터 힘을 쓰지 못한 삿포로는 이호승의 선방에만 의존하며 팀으로서 모습을 찾기 힘들었다. 이호승은 상대 단독 찬스에서 거침없이 몸을 날려 경고를 받았다.
한편, 현지 언론은 ‘삿포로가 강등된다면 아쉽겠지만 이호승은 계속 보고 싶다’라는 찬사를 내놓았다.
- 세레소 오사카 1 vs 2 비셀 고베
출전 선수: 김진현(90분), 김보경(90분), 이광선(90분), 박강조(90분)
양 팀에 소속된 한국 선수는 총 6명. 그 중 4명이 선발 풀타임을 소화하며 라운드마다 이어지는 코리안 더비를 만들었다. 김보경은 요시다 타카유키에게 선제점을 내준 뒤 5분 뒤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김보경은 전방 압박을 통해 볼을 따낸 뒤 드리블로 수비 3명을 농간한 뒤 PK를 얻어 직접 성공시켰다.
현지 언론과 팬으로부터 '더 이상 J리그 클래스가 아니다'라는 평을 받고 있는 김보경은 현재의 경기 감각과 골 결정력을 이어간다면 올림픽대표팀의 핵심 전력으로 런던에 입성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미드필더, 수비수로 각각 출전한 박강조와 이광선은 좌우 측면 잦은 포지션 변경을 통해 세레소의 수비를 흔들며 팀의 역전승 발판이 됐다. 부상 후 복귀 2경기 째를 맞이한 박강조는 정확한 크로스를 바탕으로 전방 공격수에게 정확히 볼을 전달하며 공백을 무색케 했다.
- 오미야 아르디자 1 vs 0 감바 오사카
출전 선수: 조영철(90분), 김영권(3분)
다소 지루했지만 조영철이 득점해 관심이 가는 경기였다. ‘골든위크’ 연전에서 두 경기 모두 선발 풀타임을 소화한 조영철은 체력적 문제없이 경기를 마쳤다. 그는 왼측면 미드필더로 출전해 측면에서 안쪽으로 파고드는 플레이를 보였다.
조영철은 후반 28분 수비 뒤쪽으로 돌며 후방에서 찔러준 로빙볼을 받아 가볍게 골을 성공시켰다. 한편, 전 경기 체력 안배 차원에서 선발 명단에서 빠진 김영권은 후반 막판 수비 강화를 위해 투입됐다. 감바의 이승렬은 벤치명단에 포함됐지만 경기에는 나서지 못하며 팀의 강등권 추락을 바라만 봤다.
- 주빌로 이와타 2 vs 2 우라와 레즈
출전 선수: 백성동(90분), 조병국(90분)
최근 올림픽대표팀 합류 불투명이라는 평가를 받은 백성동이 강호 우라와를 상대로 2골을 터트리며,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백성동은 전반 25분 야마다의 '얼리 크로스'를, 방향을 트는 가벼운 헤딩으로 J리그 첫 골을 신고했다. 후반 24분, 야마다의 좌측면에서 찍어 올린 볼을 백헤딩슛으로 연결하며 두 번째 골도 성공시켰다.
두 골 모두 머리로 넣은 백성동은 공중 볼 다툼에도 밀리지 않는 모습으로 올림픽대표팀의 주전 공격수 경쟁에 불을 붙였다. 경기 뒤 인터뷰에서 백성동은 “동료의 크로스가 좋았다. 컨디션이 좋아지는 것 같아 좋고 지금은 소속팀에 집중하고 싶다”라며 올림픽대표팀 선발 경쟁과 무관하게 팀의 활약을 다짐 했다.
한편, 팀 동료 조병국도 풀타임 출전을 했으며 동시에 백성동의 골을 가장 먼저 달려가 축하하는 등 주빌로의 한국인 듀오는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
- 가시마 앤틀러스 0 vs 0 사간 도스
출전 선수: 김근환(90분), 여성해(90분), 김민우(90분)
원정 경기, 우박과 토네이도가 몰아치는 가시마 원정에 나선 사간도스는 팽팽한 경기 양상을 보이며 무승부를 얻었다. 한국인 트리오는 중 김근환, 여성해는 가시마의 크로스와 파상공세를 몸으로 막으며 투혼을 선보였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된 김민우는 슈팅을 2차례 시도했지만 골과는 거리가 멀었다.
'골든위크' 2연속 무승부를 거뒀지만 4승4무2패로 5위에 랭크 중인 사간도스는 최소 실점률 선두를 달리고 있어 지지 않는 경기를 시전 중이다. 하지만 10경기 9득점의 빈곤한 득점력은 패하지 않지만 승리하지도 못함을 보여줘 윤정환 감독이 고심에 빠져있다.
윤정환 감독은 “승격 첫해이니 승점 0보다 1이 낫다”며 작은 것부터 만들어 나가고 있음을 밝혔다. 공격력 보강이 이뤄진다면 상위권 굳히기가 유력한 가운데, 올 여름 구단 투자 증가로 선수 영입이 있을 것으로 현지 언론은 내다 보고 있다.
서영원 기자 schneider190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