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김일두 전 회장(왼쪽)과 나성식 대표(오른쪽) (C) 수원 구단 제공]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그랑블루가 1년 만에 세 번째 서포터스 음반을 내놓았다. 헌데 이전 앨범과 느낌이 다르다. 흔히 서포터스 음반이라면 즐겁고 신나는 응원가를 떠올리는데 이번 앨범은 그렇지 않다. 진지하고 상업주의가 느껴지지 않는다. 그랑블루의 지난 16년 역사를 고스란히 담았다는 소개처럼 묵직한 열정만 녹아있다.
음반 제작을 기획한 김일두 전 그랑블루 회장과 나성식 락스타뮤직앤스타 대표를 만난 후에야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두 사람의 앨범 첫 소개는 역사였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3집은 서포터스가 느꼈던 희로애락을 역사로 남기는 작업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전 회장은 "16년 세월을 함께한 수원팬의 정체성을 담아냈다"고 표했고 나 대표도 "장기적으로 생각한 음반으로 16년 그랑블루의 역사를 노래로 만들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두 사람이 강조한 대로 이번 앨범의 주는 서포팅을 위한 곡이 아니다. 서포터스의 입장에서 수원을 바라보고 느꼈던 감정을 분류화해 담아낸 한편의 안내서와 같다. 그렇기에 나 대표가 기획 단계부터 강조한 것은 첫째도 둘째도 축구였다.
"이벤트성 음악이 너무 많고 이를 대하는 음악가도 쉽게 접근하는 것이 문제라 생각했다. 따라서 이번에는 밴드들이 자연스레 축구를 즐기게 되길 원했다. 축구장을 찾고 축구를 즐기고 서포팅 문화를 알게 되면 저절로 음악과 연관이 쉬워질 거라 생각했다. 축구 문화, 서포팅 문화를 억지가 아닌 자연스레 흡수하게끔 하는 것이 먼저였다"
이번 음반에는 수원 팬으로 잘 알려진 노브레인과 슈퍼키드, 카피머신은 물론 넘버원코리안, 웁스나이스, 가요톱텐, DJR2 등 총 9팀의 가수들이 참여했다. 이 9팀 모두 수원의 열성적인 서포터가 되었다.
"밴드가 서포터스를 이해하면서 승리와 패배, 아쉬움의 감정을 공유하게 됐고 자연스레 음악으로 녹아들었다"는 것이 김 전 회장의 자랑이다.
축구가 주가 된 만큼 3집에도 수원 선수들의 목소리가 담겨있다. 정성룡 골키퍼와 미드필더 이용래, 박종진이 참여했고 고종수 트레이너도 녹음에 참가했다. 즐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된 이번 녹음에 고종수 트레이너는 좋은 노래실력을 선보였고 정성룡 골키퍼는 노래를 재밌게 불렀다는 후문이다.
수준급의 노래 실력을 자랑한 고종수 트레이너는 '레전드가 되는 법'이란 곡을 불렀다. 서포터스가 제시하는 수원의 레전드 모습을 그린 이 곡을 수원 레전드가 불러주길 바랬고 고종수 트레이너의 목소리가 담겼다. 나 대표는 "레전드란 단어는 의미심장한 느낌이다. 고종수의 참여로 더욱 빛이 난 곡이라 애착이 간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은 '패배'라는 곡이 가장 애착이 간다고 말했다. "패배는 경기에 지고 난 후 경기장에 멍하니 앉아 있는 그랑블루의 감정을 담아냈다. 작년과 재작년 좌절의 시기가 많았는데 그때 함께 힘들어했던 친구들과 힘내서 나아가자는 의미의 노래다. 들어보면 패배가 떠올라 슬프지만 희망도 생기는 노래기도하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나 대표는 의미 있는 말을 덧붙였다. "앨범 자켓에 '그랑블루 추억의 날'이란 공간이 있다. 10년 뒤인 2022년 4월 셋째 주에 이 음반을 가진 이들과 만나자는 것이 골자다. 10년 전을 기억하고 10년의 시간을 추억하자는 의미다"며 역사를 재차 강조했다.
[사진 (C) 수원 구단 제공]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