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혁 멘붕 연기 ⓒ KBS
[엑스포츠뉴스=이준학 기자] 배우 이준혁의 멘붕연기(멘탈 붕괴 연기)가 이제는 악역조차 뒤바꿔 놓고 말았다.
지난 25일 방송된 KBS 수목드라마 '적도의 남자' 11회에서는 성공한 사업가 데이비드 김이 되어 돌아온 김선우(엄태웅 분)가 이장일(이준혁)에게 감정인 자격이 되어 나타났다.
아무렇지도 않게 태연하고 담담하게 사건을 진술하고 나간 선우를 보고 불안과 공포에 휩싸인 장일에게 선우는 "며칠 전에 만나서 안 보인 척 쇼한 건 너를 놀래켜 주고 싶어서였다" 며 "조만간 술 한 잔 하자"는 기약을 남긴 채 명함 한 장을 주고 사라졌다.
이어 정신이 혼미해진 상태로 수사관들과 회식 장소에 간 장일을 선우는 술 한 잔 하자며 불러냈다.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 술잔을 주고받던 장일과 선우는 그동안 지내온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며 훈훈한 분위기를 이어가는 듯 했다.
하지만 문득 돌변한 눈빛으로 선우는 섬뜩한 목소리로 "장일아, 왜 그랬니", "나한테 왜 그랬어", "아버지는 자살하지 않았어" 라며 마치 과거 13년 전의 모든 사실을 기억하고 있다는 투로 장일의 숨통을 조여 왔다.
대체 어디까지 기억을 하는지, 모든 걸 알고 있는 건 아닌 지 아득해진 장일은 특유의 초조하고 불안할 때의 버릇인 옷깃을 여미며 가까스로 집에 돌아온 뒤 그만 앓아눕고 만다.
뒤이어 최광춘(이재용 분)은 장일을 찾아와 수미(임정은 분)를 만나지 말라 협박했고 살인그림 사건이후로 얼굴도 마주치고 싶지 않은 수미지 아버지의 생일날 찾아와 폐부를 찌르는 말을 뱉는다.
마지막으로 진노식(김영철 분)회장까지 가세해 "김선우가 데이빗 김이 된 걸 왜 말 안 했냐"고 다그치며 "그 놈 눈 먼 사고 장일군 짓 아닌가"라고 덮어씌우기까지 했다.
숨 쉬는 일 분 일 초가 생지옥이 되어버린 장일을 소름끼치도록 숨 막히는 절제된 감정연기로 침착하고 섬세하게 표현하며 이준혁은 이번엔 시청자들에게 '멘붕사태' 를 안겨 주었다.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이준혁의 멘붕 연기가 압권이다", "이제는 엄태웅이 나쁜 남자가 되어 이준혁을 오금 저리게 만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25일 방송된 '적도의 남자'는 15.0%의 전국 시청률(AGB닐슨미디어리서치 기준)을 기록하며 수목극 1위 자리를 확고히 지켰다.
이준학 기자 junhak@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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