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스포츠 선수로서 25세는 결코 많은 나이가 아니다. 그러나 선수 생명이 짧은 피겨 스케이터는 예외다. 특히, 여자 싱글 선수들은 더더욱 그렇다.
여자 싱글 선수가 20대 중반에 들어서면 산전수전 다 겪은 '백전노장'에 속한다. 이 시기까지 점프를 뛰기 위해 최상의 몸 상태를 만든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올 시즌 '은반 위의 여왕'은 25세의 노장인 카롤리나 코스트너(25, 이탈리아)였다. '피겨 여제' 김연아(22, 고려대)를 비롯한 몇몇 선수들은 이번 대회 휴식을 선언했다. 진정한 강자가 없는 상황에서 달성한 성과였지만 코스트너는 피겨를 향한 열정을 보여주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코스트너는 2011~2012 시즌동안 7개 대회에 출전해 5개 대회를 석권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주니어 시절부터 유럽을 대표하는 스케이터로 주목을 받은 그는 2008년 스웨덴 예테보리 세계선수권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 대회 이후,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메달 후보로 떠올랐다. 하지만, 기복이 심한 문제점을 드러냈고 꿈의 무대인 올림픽에서 최악의 연기를 펼치며 16위로 추락했다.
올림픽에서 깊은 좌절감을 맛본 코스트너는 다시 스케이트 끈을 동여매고 재기에 나섰다. 코스트너는 지난해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해 동메달을 획득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그리고 올 시즌에는 유럽선수권과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정상에 등극했다. 최고의 상승세를 타고 있었지만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은 확신할 수 없었다. 올 시즌 여자 싱글 최고 점수(192.41점 4대륙선수권)를 받은 애쉴리 와그너(21, 미국)가 버티고 있었고 아사다 마오(22, 일본)가 여전히 현역 무대에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코스트너는 쇼트프로그램에서 61점으로 3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 128.94점을 받으며 최종합계 189.94점으로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코스트너는 지난 1일(현지시간) AP통신을 통해 "이번 대회는 내가 출전한 10번 째 세계선수권대회였다. 마침내 우승을 차지하며 꿈을 이뤘는데 이 느낌을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모르겠다"며 감격을 표시했다.
또한 "나는 이길 수 있는 기회가 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동안 정말 열심히 훈련해왔고 아름다운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기본적인 목표는 내가 피겨 스케이팅을 얼마나 사랑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16세 때부터 10년 동안 시니어 세계선수권에 출전한 코스트너는 '9전10기'의 주인공이 됐다.
그러나 이번 대회 여자 싱글은 트리플 러츠와 플립이 들어간 3+3 콤비네이션 점프를 찾아 볼 수 없었다. 코스트너 역시 기술의 난이도를 하향 조정하고 안정적인 연기를 펼치면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
기대를 모은 아사다 마오는 '트리플 악셀 딜레마'에 빠지며 이번 대회 6위에 머물렀다. 알레나 레오노바(22, 러시아)는 은메달을 획득하며 이변을 일으켰고 동메달은 '27세의 노장'인 스즈키 아키코(27, 일본)가 차지했다.
미국 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은 '미국 챔피언' 애쉴리 와그너는 4위에 머물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와그너는 AP통신을 통해 "나는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사로잡혔고 너무 긴장을 많이 했다. 앞으로 이 부분은 내가 관리해야할 부분"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사진 = 카롤리나 코스트너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