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4.11.04 18:04 / 기사수정 2004.11.04 18:04
울산과학대. 6개의 대학여자축구팀 중에서도 가장 높은 명성을 자랑하던 울산과학대는 작년까지만 해도 실력이 많이 죽었다는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춘계 대회를 석권하고 이어서 벌어진 퀸스 컵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다시 명가의 부활을 알리고 있다. 그 중심에 대학교 초년생 박윤주 선수가 있다. 여자축구 내에서도 손꼽히는 스피드로 유명한 그녀는 팀 전력의 핵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울산 서부 경기장을 찾았을 때 그녀는 12월로 예정된 대학 선수권 대회를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겉모습은 아직 어린 티를 벗지 못한 그녀였지만 경기장 내에서만은 누구보다도 진지했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바로 그런 진지함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한창 훈련에 열중하고 있는 그녀를 살짝 만나보았다.
X. 이번 춘계 대회 때 활약이 대단했다고 들었다. 한양여대랑 할 때였나? 경기 시작하고 몇 분만에 두 골을 내리 넣었더라.
그 날 따라 컨디션이 좋았다. 이번 대회에 꼭 우승해야겠다는 각오로 뛴 게 주효했던 것 같다. 다행히 춘계 대회 때 팀이 우승해서 기분이 좋았다.
X. 이어서 있었던 퀸스컵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했는데 팀 성적이 좋다.
우선 현재 팀 분위기가 좋은 편이다. 다 감독님이 좋은신 덕분이다(웃음).
X. 위례정보고 다니다가 울산과학대에 들어간 걸로 알고 있는데 86년생 동갑내기들은 다 고등학생 아닌가?
생일이 빨라서 학교를 일찍 들어갔다. 이제 대학교 2학년 올라가니까 또래들 보다는 빠른 편이라 할 수 있다.
X. 공격수라고 알고 있는데 구체적인 포지션은? 그리고 자신의 장단점에 대해서 말해주겠나?
정확하게는 포워드다. 아무래도 다른 분들이 스피드가 좋다고 생각해 주시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스피드 측면에서는 빠른 편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기술적인 부분이 아직 미흡하다. 시급히 보완해야할 점이라 생각한다. 예전에는 집중력이 부족한 것이 단점이었는데 고등학교 때 감독님이셨던 서정호 감독님(현 서울시청 감독) 덕분에 많이 고쳐졌다.
X. 서정호 감독님이면 엄하기로 소문난 감독님 아닌가?
물론 굉장히 엄하신 감독님이다. 하지만 가장 존경하는 분이다. 당시 많이 혼났었는데 그 때가 가장 성장했던 시기였던 것 같다.
X. 지금 울산과학대의 김수길 감독님은 어떤가?
서정호 감독님과는 조금 다른 스타일이시다. 엄하실 땐 엄하시지만 대체로 꼼꼼하게 가르쳐 주시는 성격이시다.
X. 공격수니까 하는 말인데 혹시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가장 존경하는 공격수가 있나?
개인적으로 안정환 선수를 존경한다. 비록 한 번도 만나본 적은 없지만 안정환 선수의 공격 스타일을 좋아한다. 물론 외모도 뛰어나지만(웃음) 위치 선정 능력이나 골 결정력이 좋은 것 같다. 가장 닮고 싶은 선수이다.
X. 축구는 언제부터 했나?
중학교 3학년때 체육 선생님의 권유로 하게 되었다. 그 전에는 태권도를 했었는데 선생님께서 눈여겨 보신 것 같다.
X. 집에서 뭐라고 하던가?
오히려 집에서는 하라고 극성이었다. 선생님의 권유를 들었던 부모님이 오히려 해보지 않겠냐며 설득하시기도 했다.
X. 그러면 가족들이 운동한다고 했을 때 좋아했겠다.
그렇다. 특히 부모님께서는 경기 때마다 찾아오신다. 중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밑으로 동생이 둘 있는데 동생들도 좋아한다. 운동을 할 때 가족들이 가장 힘이 되는 것 같다.
X. 혹시 축구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나?
고등학교 3학년 때 추계 시합이 가장 힘들었다. 고 3 올라가서 처음 나간 시합이었는데 마음대로 경기도 안 풀리고 참 많이 속상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 재밌었던 기억으로 남아 있다.
X. 혹시 라이벌은 없나?
아직 생각해본 적 없다. 하지만 최근에 좋은 공격수들이 많이 등장했다. 올해 고등학교에서 올라온 신입생들도 잘하는 선수들이 많다. 이제 이 선수들과 같이 12월에 있는 대학 선수권 대회에 출전하게 되는데 기대가 크다.
X.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박은선 선수도 같은 고등학교 출신이라고 들었다.
그렇다. 박은선 선수는 열심히 하는 친구다. 연습할 때 보면 참 잘 한다는 생각이 든다.
X. 박윤주 선수를 추천한 대교의 한진숙 선수가 칭찬이 대단했다. 스피드도 뛰어나고 팀의 주축이 되는 선수라고 하던데...
한진숙 선수는 같은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라서 친하다. 물론 같이 운동은 하지 않았고 나이차는 꽤 나지만 친목회를 통해서 가까워졌다.
X. 보통 쉴 때는 뭘 하나?
딱히 취미는 없다. 시간 날 때 십자수를 가끔하고 영화나 노래방 가는 것을 좋아한다. 고등학교 때와 달리 대학교에서는 자유가 보장되기 때문에 좋다(웃음).
X. 앞으로의 꿈이 있다면?
아직은 실력이 부족하지만 열심히 해서 해외까지 나가고 싶다.
X.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말씀 부탁한다.
외국에는 여자 축구가 인기가 높은 걸로 알고 있는데 국내에는 아직 인지도가 부족한 것 같다. 하지만 최근 들어 관심을 가져 주시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으니 나아지리라 본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 가져 주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경기장에 관중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X. 인터뷰에 응해줘서 감사한다. 앞으로도 좋은 결과 있었으면 좋겠다.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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