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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피겨 부활을 향한 애쉴리 와그너의 야망

기사입력 2012.03.21 15:13 / 기사수정 2012.03.21 16:46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데비 토마스, 질 트레너리, 크리스티 야마구치, 미셸 콴, 그리고 사샤 코헨… 이상은 세계 피겨 정상에 등극한 미국 여자 싱글 스케이터들이다.

이들의 계보는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이어져왔다. 미국 피겨 계는 그들이 '신동'이라 추켜세운 키미 마이스너(22, 미국)가 세계 정상을 밟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부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까지 미국 여자 싱글은 정상의 자리에서 밀려났다. 피겨의 변방에서 혜성처럼 나타난 김연아(22, 고려대)가 새로운 강자로 등극했기 때문이다.

미국 여자 싱글 선수가 가장 최근에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2006년이었다. 당시 16세였던 마이스너는 세계선수권 정상에 등극하며 새로운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그러나 마이스너는 콴과 코헨의 계보를 잇지 못하고 더 이상 월드 챔피언에 등극하지 못했다.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세계 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은 일본과 한국이 독식했다. 안도 미키(25, 일본)는 2007년과 2011년 여자싱글 우승을 차지했고 아사다 마오(22, 일본)는 2008년과 2010년 이 대회 정상에 등극했다.

김연아는 2009년, 미국 로스앤젤리스에서 열린 대회에 출전해 여자 싱글 사상 최초로 200점을 돌파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이후에 열린 2010 토리노 세계선수권대회와 2011 모스크바 세계선수권에서는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들 중, 김연아와 안도 미키는 오는 26일(현지시간)부터 프랑스 니스에서 열리는 '201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 피겨스케팅선수권대회'에 출전하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승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스케이터는 올 시즌 유럽선수권과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자인 카롤리나 코스트너(25, 이탈리아)다. 또한, 4대륙과 전미선수권 우승자인 애쉴리 와그너(20, 미국), 아사다 마오 등도 금메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일본과 한국이 나눠가진 여자 싱글 월드챔피언은 다른 국가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 아사다 마오는 개인 통산 3번째 세계선수권 정상을 노리고 있지만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와그너에게 1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와그너는 올 시즌 코스트너와 함께 가장 좋은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전미선수권 6위에 머물렀던 그는 올 시즌 한층 독창적인 프로그램을 들고 등장했다.

롱프로그램인 '블랙 스완'은 관객들을 매료시키면서 높은 컴포넌트 점수를 얻고 있다. 지난 2월 중순에 열린 4대륙선수권에서는 61.73점의 높은 예술 점수를 받았다.

와그너에게 이번 세계선수권대회는 2번 째 출전이다. 지난 2008년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서는 16위에 머물렀다. 그 후로 알리사 시즈니(25), 레이첼 플랫(19), 미라이 나가수(19) 등에 밀려 세계선수권 무대를 밟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 미국 챔피언에 등극하면서 월드챔피언에 도전할 기회를 얻었다.

세계선수권을 눈앞에 둔 와그너는 미국 일간지인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세계선수권대회 시상대에 오르게 된다면 큰 성과를 이룩하는 것"이며 메달 획득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와그너의 코치인 존 닉스는 "와그너는 지금 많은 이들의 기대를 짊어지고 있다. 이러한 관심 때문에 그녀의 어깨는 무겁다"고 밝혔다.

미국 피겨는 오랫동안 여자 싱글 챔피언을 배출하지 못했다. 그 시일이 길었던만큼, 와그너를 향한 기대감은 매우 크다.

닉스 코치는 와그너가 이러한 부담감을 털고 자신의 기량을 완벽하게 펼치는 것이 관건이라고 전했다. 와그너는 올 시즌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챔피언에 등극하는 쉽지 않다. 콤비네이션 점프를 비롯한 모든 과제를 실수 없이 수행해야 하며 예술 점수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어야 한다.

[사진 = 애쉴리 와그너 (C) 워싱턴포스트스포츠 공식사이트 캡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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