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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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르는 헨더슨, 추락하는 추성훈'…UFC의 명과 암

기사입력 2012.02.27 08:12 / 기사수정 2012.02.27 14:30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벤 헨더슨(28, 미국, MMA LAB)과 추성훈(37, 일본명 아키야마 요시히로)의 명암은 'UFC 144'에서 극명하게 엇갈렸다.

헨더슨은 26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치러진 'UFC 144' 대회 라이트급 타이틀 매치에서 이 체급 챔피언인 프랭키 에드가(31, 미국)에 심판전원 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는 그는 한국인 어머니와 주한미군으로 복무했던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겉으로는 한국말을 못하는 낯선 외국인처럼 보이지만 어머니의 영향으로 김치를 좋아한다. 또한, 태권도도 익숙하게 구사한다.

이런 점 때문에 헨더슨은 국내 팬들에게 큰 주목을 받았다. 어머니인 김성화(50)씨 밑에서 자란 그는 챔피언 벨트를 어머니께 바쳤다. 어머니인 김 씨는 알콜 중독자인 남편과 이혼한 뒤, 슈퍼마켓 등을 운영하면서 헨더슨을 힘겹게 키웠다.

이러한 어머니에게 보답이라도 하듯 핸더슨은 학업에 열중해 네브라스카 주 다나대학교에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대학 졸업 뒤, 헨더슨은 경찰 시험에 합격하기도 했지만 운동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파이터의 길로 들어섰다.

UFC에 도전한 헨더슨은 마침내 라이트급 타이틀전에 나서게 됐다. 챔피언인 에드가는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하지만, 헨더슨은 5라운드까지 진행된 경기 내내 경기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았다. 에드가의 노련한 경기운영에 말려들지 않고 공격을 주도해나갔다.

옥타곤 밖에서 태극기를 흔들고 응원을 펼치던 어머니는 아들이 챔피언에 등극하자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헨더슨은 '파이트 오브 나이트'에 선정되며 6만5000달러(약 7300만원)의 보너스도 챙겼다.

이렇듯 헨더슨은 국내 팬들에게 감동적인 스토리를 제공하며 'UFC 144'의 주인공이 됐다. 반면, 국내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린 파이터 중 한 명인 추성훈은 4연패의 늪에 빠졌다.

추성훈은 일본 무대를 벗어나 세계 최고의 격전지인 UFC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앨런 벨처와의 UFC 데뷔전에서 짜릿한 승리를 거뒀지만 기쁨은 그 때까지였다. 크리스 리벤과 마이클 비스핑에게 무릎을 꿇은 추성훈은 전 라이트헤비급 챔피언인 비토 벨포트(32, 브라질)를 상대로 명예회복에 나섰다.



그러나 라이트 헤비급 출신인 벨포트에게 추성훈은 모든 것이 밀렸다. 힘도 써보지 못하고 1라운드 실신 TKO패를 당한 그는 미들급에서 웰터급으로 체급을 낮추는 결단을 내린다.

추성훈은 무려 16kg을 감량하고 옥타곤에 다시 섰다. 사실 상 이번 경기는 UFC의 생존 여부가 걸린 일전이었다.

추성훈은 제이크 쉴즈(33, 미국)를 상대로 분전했지만 강인한 인상을 주지 못했다. 그라운드에 강한 쉴즈는 3라운드까지 추성훈의 공격을 무력화하며 반격을 시도했다. 결국, 쉴즈에 심판 전원일치 판정패를 당한 추성훈은 UFC에서 퇴출될 위기에 몰렸다.

추성훈의 경기를 지켜본 UFC 대표인 데이나 화이트는 "추성훈의 퇴출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자신이 한국인임을 끝까지 버리지 않고 한쪽 어깨에 태극기를 달고 옥타곤에 올라온 추성훈은 위태로운 상황에 몰렸다.

좁은 일본 무대를 떠나 과감하게 UFC에 도전했지만 추성훈은 챔피언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반면, 한국인 어머니의 정성 속에서 성장한 '하프 코리안' 벤 헨더슨은 라이트급 챔피언에 등극하며 오는 28일 국내에 내한할 예정이다.

[사진 = 벤 헨더슨, 추성훈 (C) 수퍼액션 제공]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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