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5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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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다 제압한 '블랙 스완' 와그너는 누구?

기사입력 2012.02.13 09:28 / 기사수정 2012.02.13 10:25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김연아(22, 고려대)가 없는 여자 싱글 무대는 역시 '춘추전국시대'였다. 아사다 마오(22, 일본)는 지난 2008년과 2010년에 이어 4대륙선수권 세 번째 우승을 노렸다. 하지만, 이 대회인 히로인은 '블랙 스완' 애쉴리 와그너(20, 미국)였다.

아사다는 올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로스텔레콤컵과 전일본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년 동안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던 아사다는 3년 만에 그랑프리 시리즈 대회에서 정상에 등극했다.

두 번에 걸쳐 4대륙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아사다는 3번째 우승을 노렸다. 그러나 안정된 점프 성공률과 컴포넌트 점수를 앞세운 와그너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올 시즌 전미선수권 우승자인 와그너는 12일(한국시각) 미국 콜로라도스프링스에서 막을 내린 2011~201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192.41점의 점수로 우승을 차지했다.

4대륙에서 와그너가 우승을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미선수권에 이어 4대륙까지 정복한 그는 오는 3월, 프랑스 니스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의 우승후보로 급부상했다.

와그너는 그동안 세계선수권과 4대륙은 물론, 시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에서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까지 알리사 시즈니(24)와 레이첼 플랫(19, 이상 미국) 가려 빛을 보지 못한 그는 올 시즌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지난해 와그너는 전미선수권에서 6위에 머물렀다. 시즈니와 마찬가지로 표현력과 안무 소화는 뛰어나지만 들쭉날쭉한 점프 성공률이 문제였다.

그러나 올 시즌에 들어서면서 점프 성공률이 높아졌다. 또한, 이번 시즌 롱프로그램인 '블랙 스완'을 연기하면서 한 단계 성장했다. 한 편의 발레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이 프로그램은 섬세한 안무가 단연 돋보인다.

'블랙 스완'은 발레리노 출신의 안무가인 필립 밀스의 작품이다. 스파이럴 때 나타나는 강렬한 팔 동작과 스케이트의 토를 빙판에 찍고 발레의 동작을 표현하는 부분은 이 작품의 클라이막스다.

이번 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서 블랙 스완을 연기한 와그너는 61.73점의 높은 예술 점수를 받았다. 7번의 점프를 시도해 단 한 번도 넘어지지 않은 점도 우승의 밑거름이 됐다. 자국인 미국에서 열린 점도 와그너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지난 시즌까지 고질적인 두발 착지가 문제점이었지만 이러한 단점도 많이 개선했다. '새로운 피겨 황제' 패트릭 챈(22, 캐나다)이 역사를 새로 써가고 있는 남자 싱글과 비교해 여자 싱글은 인상적인 프로그램을 좀처럼 볼 수 없었다.

'올라운드 플레이어'인 김연아가 없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러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검은 백조'로 다시 태어난 와그너는 모처럼 관중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연기를 펼쳤다.



그러나 와그너의 세계선수권 우승은 쉽게 전망하기 어렵다. 올 시즌, 그랑프리 파이널과 유럽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한 카롤리나 코스트너(24, 이탈리아)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4대륙선수권에 출전하지 않은 복병들도 세계선수권대회를 겨냥하고 있다. 

모친상을 딛고 다시 일어선 아사다는 이번 대회 준우승을 차지했다. 시련을 딛고 재기에 성공한 점은 높이 평가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트리플 악셀은 여전히 회전수 부족으로 언더 로테이션 판정을 받았고 전체적인 기술 소화도 힘이 떨어졌다. 그리고 상위권 선수가 단독 점프를 트리플이 아닌 더블(더블 살코)로 시도한 모습도 보여줬다.

아사다는 빙판에 단 한번 밖에 넘어지지 않으며 점프 성공률을 높였지만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와그너의 벽을 넘지 못했다.

[사진 = 애쉴리 와그너 (C) 유니버셜 스포츠 공식 홈페이지 캡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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