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올 시즌 코파 델 레이 결승 대진이 확정된 후 결승전 장소를 두고 스페인 현지 팬들의 반응이 뜨겁다. 특히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팬들의 상반된 반응이 눈길을 끈다.
아틀레틱 빌바오와 바르셀로나는 지난 8일과 9일(이하 한국시간) 각각 미란데스와 발렌시아를 꺾고 '2011/12 스페인 코파 델 레이' 결승전에 진출했다. 지난 2008/09시즌 결승에서 맞붙었던 두 팀은 3시즌 만에 결승 무대서 조우하게 됐다.
빌바오와 바르셀로나가 결승서 만나게 됨에 따라 스페인축구협회는 결승전 장소 선정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코파 델 레이는 으레 결승전에 오른 팀의 구장이 아닌 중립 경기장에서 결승전을 치러왔다.
지난 2001/02시즌 레알 마드리드와 데포르티보 라 코루냐의 결승전이 레알 마드리드 홈에서 열렸던 것을 마지막으로 9시즌 동안 결승전 진출 팀의 홈구장에서 열렸던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지난 시즌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결승전은 발렌시아의 홈구장에서 열렸고 3시즌 전 바르셀로나와 빌바오의 결승전도 발렌시아의 홈구장에서 치렀다.
사실상 바르셀로나와 빌바오의 홈구장이 결승전 장소 후보군에서 제외됨에 따라 가장 유력한 장소로 떠오른 곳은 레알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다. 약 8만 3천 명의 수용인원을 자랑하는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는 결승전 흥행을 최우선으로 하는 축구협회와 바르셀로나, 빌바오의 이해타산에도 맞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레알 마드리드의 팬들은 전혀 다른 생각이다. 친 레알 마드리드 언론으로 유명한 '아스'는 지난 9일 홈페이지를 통해 "코파 델 레이 결승을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해도 되는가"라는 질문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아직 투표가 한창인 가운데 8만 명 이상 참여한 현재 상황에서 60%의 의견이 반대다.
이는 레알 마드리드 팬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결과다. 레알 마드리드 팬들은 자신들의 홈구장에서 라이벌인 바르셀로나가 우승하는 모습을 결코 볼 수 없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바르셀로나의 팬들은 정반대다. 친 바르셀로나 언론인 '문도 데포르티보'도 홈페이지를 통해 "코파 델 레이 결승전 장소로 어디를 선호하는가"라는 설문조사를 했고 결과는 60%가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를 선택했다.
바르셀로나 팬들은 규모가 큰 경기장에서 결승전을 치르는 동시에 라이벌 구장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것을 벌써 상상하고 있는 것이다. 바르셀로나는 지난 1996/97시즌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코파 델 레이 우승컵을 들어올린 바 있다.
상반된 투표 결과처럼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팬들의 갈라진 의견은 오는 14일 스페인축구협회의 공식 발표에 의해 일단락된다. 올 시즌 코파 델 레이 결승전이 어디서 열릴지 지켜보는 것도 프리메라리가의 또 다른 재미다.
[사진 = 레알 마드리드 홈구장 (C) 레알 마드리드 홈페이지 캡처]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