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인천, 강산 기자]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 간의 빅매치가 열린 9일 인천 도원체육관, 많은 이들의 관심은 8일 발표된 승부조작 사건에 쏠려 있었다.
특히 8일 수원실내체육관서 열린 KEPCO와 상무신협의 맞대결 직전 현 KEPCO 선수인 박모(24)씨와 임모(27)씨가 숙소에서 긴급 체포된 사실 때문에 경기 전 긴장감은 더했다.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은 양 팀 선수단이 한 명도 빠짐없이 경기장에 도착했는지 여부였다. 양 팀 선수들은 모두 코트에 나와 워밍업에 한창이었다. 이 때 "현대캐피탈의 A선수가 안 보인다"는 목소리가 들렸다. 모두가 깜짝 놀랐다. 자세히 보니 A선수는 평소와 다름없이 선수들과 함께 경기 전 연습을 하고 있었다.
A선수가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였던 노란색 머리카락을 검은색으로 염색했던 탓에 그를 알아보지 못한 것이다. 지난 8일 경기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두 선수가 긴급 체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많은 이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했던 것, 승부조작 사건이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준 에피소드였다.
대한항공 신영철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선수들에게 세 차례나 물었다. 특히 상무에서 뛰었던 선수들에게 더 물었다. 한 명도 없었다"며 대한항공에는 승부조작에 가담한 선수가 없다는 것을 확실히 했다.
배구에서 승부조작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배구에는 없다고 생각했다"며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쉽지 않다. 특히 점수 차이를 어떻게 맞추나, 전문가도 맞추기 쉽지 않은 부분이다. 나도 못 맞출 것이다"고 밝혔다.
승부조작에 가담한 선수들에 대해 "참 대단한 놈들"이라며 "안타깝다. 죄가 있다면 벌을 받아야 할 것이다. 터질 것이 터졌으니 맞을 것은 맞고 최대한 빨리 사건을 마무리해야 한다. 길게 가봐야 좋을 것 하나도 없다"며 걱정을 토로했다.
현대캐피탈의 하종화 감독 또한 "(승부조작은)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다. 안타깝다"며 "마음이 아프다"고 털어놨다. 또한 "우리 선수들 중에는 없다고 한다. 선수들을 믿고 가야하지 않겠느냐"며 선수들에 대한 신뢰를 나타냈다.
이날 양 팀 선수들은 평소보다 한발 더 뛰면서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했다. 공격을 성공시킨 후에는 격한 세리머니로 기쁨을 함께 나눴다. 경기장을 찾은 1503명의 관중은 힘찬 박수로 선수들을 격려했다.
[사진=9일 경기가 열린 인천 도원체육관 ⓒ 엑스포츠뉴스 강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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