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현희 기자] 충훈고등학교 야구부는 지난 2008년 창단 이후 전국무대에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오히려 지역예선이나 주말리그에서 패하기 바빴다. 신생팀이라는 한계 속에서 갖은 노력을 다했지만, 전국이라는 높은 벽에 막히기 일쑤였다.
지난해 역시 마찬가지. 전/후반기 주말리그에서 야탑고, 유신고, 부천고의 벽에 막혀 단 한 번도 왕중왕전에 진출하지 못했다. 어렵게 출전할 수 있었던 대통령배 대회 역시 주축 선수들이 빠진 충암고에 역전패를 당하며 무릎을 꿇어야 했다. 이는 충훈고에서 주축으로 거듭나야 할 선수들이 같은 경기권 학교로의 전학을 선택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로 지난해 넥센의 지명을 받은 신유원(야탑고 졸업 예정)을 비롯하여 부천고의 에이스 권기헌 등은 1학년 때까지만 해도 충훈고 유니폼을 입었던 재원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선전을 바라는 것이 무리였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충훈고가 도약을 꿈꾸기 시작했다. 이형진 안양야구협회장을 필두로 한 지역사회 아마야구 인사들이 노력한 결과이기도 했다.
2012년을 주목해 봐야 할 학교 8) 안양 충훈고등학교
실제로 충훈고는 지난해까지 전지훈련장소였던 대만을 뒤로하고 올해부터 일본 후쿠오카에 스프링 캠프를 마련했다. 안양시 야구협회와 후쿠오카시와 자매결연을 한 데 따른 것이다. 협회의 꾸준한 노력 덕에 인근 평촌중학교를 졸업한 인재들이 그대로 충훈고에 입학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이에 충훈고는 내심 개교 첫 왕중왕전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
투-타에서 모두 재능을 드러내는 3학년 손호영(18)이 충훈고의 핵심 멤버다. 1학년 때부터 실전에 투입됐던 손호영은 김인식 감독이 ‘최후의 보루’로 여길 만큼 다재다능함을 자랑한다. 특히, 찬스에 강하여 적지 않은 타점 숫자를 기록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유격수 수비범위 또한 넓어 그동안 충훈고의 최대 약점으로 지적되어 왔던 ‘수비력’을 만회할 것으로 기대된다. 평촌중학교 시절에는 투수로도 마운드에 올라 좋은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지난해 후반기 주말리그에서 ‘노히트 노런’을 기록하며 주목을 받은 우완 유영하(19)도 있다. 빠른 볼 최고 구속은 140km를 넘지 않지만, 야수에서 투수로 전향한지 2년 만에 좋은 모습을 보였다는 점을 주목해 봐야 한다. 특히, 최고 구속과 종속의 차이가 거의 없어 타자들이 느끼는 체감 속도가 빠르다는 점도 유영하의 존재 가치를 높인다.
이 외에도 지난 시즌 내내 주전 외야수로 활약했던 박무원(18), 사이드암 투수 김홍경(17)도 이들의 뒤를 받칠 준비를 마쳤다. 다만, 지역 리그전이 아닌 전국대회 경험이 일천한 만큼, 모든 선수들이 정신적인 면을 다스려야 호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사진=충훈고 손호영 (C) 엑스포츠뉴스 DB]
김현희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