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경기는 프로리그 출범 전부터 '전통의 라이벌전'으로 자리잡아왔다. 한국 프로배구를 양분하는 두 팀의 대결은 오랫동안 최고의 볼거리였다.
하지만, 18일 열린 양 팀의 대결은 '라이벌전'이라는 의미가 무색했다. 삼성화재의 서브에 현대캐피탈의 서브리시브 라인은 흔들렸다. 또한, 현대캐피탈의 주포인 문성민(26)은 6득점에 26.66%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현대캐피탈이 부진한 1라운드부터 "가장 위협적인 팀인 현대캐피탈이다. 이 팀이 가진 기본적인 전력은 무시할 수 없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실제로 현대캐피탈은 국내 남자배구를 대표하는 세터를 2명이나 보유했다. 최태웅(36)과 권영민(32)은 팀은 물론, 대표팀 주전 세터로 활약하며 한국 배구를 이끌었다.
여기에 윤봉우(30)와 이선규(31), 그리고 신인 최민호(24) 등이 버티고 있는 센터진은 여전히 국내 최고 수준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공격수인 문성민과 캐나다 국가대표 출신인 댈러스 수니아스(28)까지 보유해 공수의 균형이 탄탄하다.
현대캐피탈은 리베로와 레프트 보조 공격수가 약점으로 지적받았다. 하종화 현대캐피탈 감독도 "우리 팀의 아킬레스건은 서브리시브를 담당할 레프트 한 자리다. 장영기의 활약 여부가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현대캐피탈은 이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LIG손해보험과 트레이드를 시도했다. LIG에서 살림꾼 역할을 맡았던 임동규(29)를 데려오고 공격력이 좋은 주상용(30)을 내줬다. 2라운드부터 서브리시브와 수비가 안정되면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현대캐피탈은 11승을 올리며 3위로 도약했다.
그러나 18일 열린 삼성화재와의 4라운드 경기에서 팀의 약점을 극명하게 노출했다. 리베로 박종영(26)은 제 역할을 하지 못했고 새롭게 가세한 임동규도 리시브에서 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현대캐피탈은 좌우 공격수와 높이 있는 센터진, 여기에 최고의 세터 진을 갖췄다. 하지만 이들을 살려 줄 수 있는 리시브와 수비에서 삼성화재와 큰 격차를 보였다.
삼성화재의 '월드 리베로' 여오현(34)은 자신이 받은 14개의 리시브 중, 11개를 세터 머리 위로 올려놓았다. 석진욱은 다른 경기와 비교해 서브리시브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결정적인 상황에서 상대의 리시브를 잘 받아내 팀 승리에 기여했다.
삼성화재가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 이유는 여오현과 석진욱이 버티고 있는 수비라인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비교해 임동규(장영기)-박종영이 지키고 있는 현대캐피탈의 수비진은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위기 상황에서 나타나는 집중력도 여전히 삼성화재가 한 수 위였다. 서브리시브와 수비의 불안, 그리고 결정적인 상황에서 집중력이 떨어지는 현대캐피탈의 약점은 18일 경기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사진 = 현대캐피탈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