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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키즈, "러시아 유망주? 우리도 할수 있다"

기사입력 2012.01.19 08:13 / 기사수정 2012.01.19 14:53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올 시즌, 세계 피겨의 화두 중 하나는 '러시아 피겨 유망주'들이다. 2000년대 초반에서 중반까지 여자 싱글을 풍미한 이리나 슬루츠카야(33, 러시아,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은메달,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동메달)가 은퇴한 뒤, 러시아는 여자 싱글 무대에서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하지만,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을 유치하면서 러시아 여자 싱글은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소치 프로젝트'를 위해 육성하고 있는 유망주들 중, 두 명의 스케이터는 국제 무대에 도전장을 던졌다.

지난해 3월 초, 강원도 강릉에서 열린 2010~2011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스케이팅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6)와 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16, 이상 러시아)는 나란히 1위와 2위에 올랐다.

툭타미셰바는 이번 시즌 시니어 그랑프리 시즌에 데뷔해 2개의 대회(스케이트 캐나다, 프랑스 에릭 봉파르)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18일(한국시각)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에서 열린 '제1회 동계유스올림픽'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해 금메달을 획득했다.

'피겨 여왕' 김연아(22, 고려대)는 아사다 마오(22)와 안도 미키(25, 이상 일본) 등 일본 스케이터들과 카롤리나 코스트너(25, 이탈리아), 조애니 로셰트(26, 캐나다) 등과 경쟁을 펼쳤다. 시니어 3년차부터 부상을 떨쳐내기 시작한 그는 다른 선수들을 압도하며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까지 '절대 강자'로 군림했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이후, 세계 피겨의 판도는 변하기 시작했다. 특히, 러시아의 어린 선수들이 새로운 강자로 부각되는 부분은 주목할 만하다. 툭타미셰바와 소트니코바는 물론, 올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무대를 휩쓴 '무서운 아이'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4, 러시아)도 요주의 대상이다.



리프니츠카야는 지난해 10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주니어 그랑프리 6차대회에서 무려 183.05점을 받으며 정상에 등극했다. 올 시즌 주니어 무대에 데뷔한 리프니츠카야는 더블 악셀 + 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를 물론, 트리플 5종 점프를 자유자재로 소화하며 180점 고지를 넘어섰다. 신채점제 도입 이후, 주니어 여자 싱글 무대에서 180점 고지를 넘은 이는 리프니츠카야 밖에 없다.

이들이 뛰어난 기량과 잠재력을 갖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의 실력을 확대해서 보는 시선도 주의해야 한다. 툭타미셰바 같은 경우는 대회에 따라 기복이 심한 약점이 있다. 실제로 툭타미셰바는 그랑프리 파이널에 진출했지만 쇼트프로그램에서 실수를 범하면서 4위에 머물렀다. 그리고 러시아 자국에서 열린 내셔널 대회에서는 6위에 그쳤다. 또한, 소트니코바는 힘을 앞세운 점프를 구사하지만 정확성에서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러시아 유망주들은 어려서부터 꾸준히 국제대회에 출전하며 자신들의 존재를 어필했다. 이와 비교해 국내 스케이터들은 아직 국제대회 경험이 부족한 편이다.

한국 챔피언 김해진(15, 과천중)은 지난 2010~2011 시즌, 큰 부상으로 인해 자신이 출전할 주니어 그랑프리 2개 대회 중, 1개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박소연도 생일이 늦은 관계로 올 시즌부터 주니어 국제대회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의 피겨 유망주들이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성장의 속도만 놓고 볼 때, 러시아 기대주들에게 밀리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는데 필요한 것은 '방향성'이다.

김해진과 박소연을 비롯한 국내 유망주들은 정확한 기술을 추구하고 있다. 또한, 기술은 물론, 표현력과 컴포넌트 점수의 중요성도 인지하고 있다. 하나의 기술을 완성해도 완벽하게 짚고 넘어가는 자세 역시 한국 피겨의 전망을 밝게 비추고 있다.

김해진은 "러시아 선수들이 잘하는 만큼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동계유스올림픽에 출전한 박소연은 "좀 더 자신감을 가지고 실수를 줄여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사진 = 박소연, 김해진, 아델리나 소트니코바, 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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