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현희 기자] 지난 10일, KBO 신인선수 교육장에서 두산의 외야수 이규환이 실족사했다는 소식은 여전히 야구관계자들과 야구팬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프로의 꿈을 이뤄냈다는 기쁨도 잠시, 아까운 재능을 정작 프로에서 펼쳐보지 못했다는 안타까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KBO가 주관하는 ‘1박 2일 코스’의 신인선수 집체교육의 효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제 아무리 좋은 이야기라도 어린 선수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의 문제로 귀결되는데, ‘교육’이라는 특성상 대부분 강의 형식(혹은 선배들과의 대화 등)을 취한다는 부분이 내심 아쉬운 부분이다. 이렇게 되면, 책상보다 그라운드에서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던 선수들은 쉽게 지루함을 느끼기 마련이다.
실제로 신인선수 교육 이후 느낌을 묻는 질문에 적지 않은 신인들은 “좋은 내용이었으나, 살짝 지루했다”라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오히려 동기들과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여 하루를 보낼 수 있음에 더 의의를 두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KBO는 이번 신인 선수 교육장을 ‘음주 방지’를 위하여 대도시와는 외딴 곳으로 정했다는 이야기를 한 바 있다. 그러나 이것도 사실 크게 의미는 없다. 이제 성인이 된 이들의 행동을 ‘막는다고 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굳이 1박 2일 과정으로 신인 선수 교육을 할 필요가 없다. 전체적으로 신인 선수들을 모아 당일 교육을 마치되,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구단 위임 교육’으로 대체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각 구단에서는 신인 선수 보충교육에 대한 증빙을 KBO에 제출하면 된다. 이후 행동에 대해서는 각 구단과 선수들이 책임지면 된다.
신인 선수들을 위한 프로그램의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강의 비중을 줄이는 대신, 다양한 프로그램을 고안해야 한다. 신인 선수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수단이 있어야 어린 선수들이 ‘하나라도 얻어갈 수 있는’ 법이다. 이들을 지도한 감독/코치들이나 기자석에서 이들을 바라보는 전문 취재 기자와의 자문이 이럴 때 필요하다.
모쪼록 이번 사고를 계기로 KBO가 내년에는 조금 더 나은 신인 선수 교육 프로그램을 정립하여 두 번 다시 똑같은 불상사를 일으키지 않기를 기원한다.
[사진 (C) 엑스포츠뉴스 DB]
김현희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