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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제주 홍정호, 아픈만큼 성숙했다(인터뷰)

기사입력 2012.01.05 11:18 / 기사수정 2012.01.05 11:18

김덕중 기자

[엑스포츠뉴스=김덕중 기자] 지난 해 제주유나이티드의 6강 진출은 좌절됐다. 하지만 여러 악재에도 최선을 다해 잘 싸웠다. 특히 간판 수비수로 완전히 자리매김한 홍정호(23)의 가파른 성장세를 지켜봤다는 건 적지않은 수확이다.

2011년은 홍정호에게도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박주영의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아시안컵에 참가하는 기쁨을 누렸지만 K리그 홈 개막전 주먹 욕설, 승부조작 연루 논란까지 프로선수로서 자신의 모습을 진지하게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최근 홍정호는 한층 성숙했을 뿐만 아니라 노련해진 인상마저 풍긴다. 홍정호의 도전과 열정, 꿈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들을 진솔하지만 유쾌한 인터뷰를 통해 소개한다.

다음은 홍정호와의 일문일답

- 2010년과 달리 지난해 제주의 겨울을 일찍 찾아왔다. 아쉽지 않은가?

끝까지 기적을 꿈꿨지만 아쉽게도 물거품이 됐다. 팀에 커다란 도움을 주지 못해 안타깝다. 특히 지난 시즌보다 실점이 너무 많았다. 실점에 대한 부담감이 가중되다 보니 선수들의 자신감도 많이 저하됐다. 내년에는 승강제도 실시되는데 반드시 보완해야 할 점이다.

- 말 그대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아닌가 싶다. 다시 되돌아본다면?

프로 선수로서 가져야 할 윤리, 사회적 책임 등 많은 것을 많이 배우고 느낀 한 해였다. 정말 많이 반성했다. 앞으로 선수 생활을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 의식을 잃었던 신영록이 홈경기 최종전에 다시 경기장을 찾았다. 선수단 입장 당시 그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기도 했는데 어떠한 감정을 느꼈나?

항상 (신)영록이형을 생각하면서 이기려고 한다. 그 날 선수들이 영록이형을 위해 열심히 뛰었는데 승리해서 정말 기뻤다. 그라운드 복귀를 꿈꾸는 영록이형에게 좋은 선물이 됐으면 한다.

- 어느새 프로 3년차에 접어든다. 제주에서의 생활은 어떤가?

고향이라 그런지 제주에서의 생활은 마음이 편하다. 몇몇은 제주도가 따분한 곳이라고 하지만 축구에 전념하기 좋은 환경이고 일상에서의 소소한 재미도 많다. 특별한 취미는 없지만 휴식 시간에는 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시며 여가를 즐기기도 한다.

- 제주에 입단했을 당시 기분이 어땠나?

처음에는 형(전북 현대 골키퍼 홍정남)하고 같이 뛰고 싶었다. 초중고 시절 형과 늘 같은 팀에서 뛰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프로무대에서 다른 팀 멤버로 형과 맞붙는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그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그리고 제주에 입단한 것은 내게 행운이다. (조)용형이형한테 많은 걸 배웠고 용형이형이 카타르로 떠나면서 많은 기회를 얻었다. 아무래도 용형이형한테 밥 한끼 사야겠다.

- MBC 라디오 윤하의 별이 빛나는 밤에 애청자라고 들었다.

그렇다.(웃음) 시간이 허락한다면 늘 듣고 있다.

- 최근에는 구자철, 김영권과 함께 별이 빛나는 밤에 직접 출연하기도 했다. 윤하를 좋아하는 건가? 아니면 별밤이 좋은 건가?

하하(웃음). 당연히 윤하를 좋아한다. (그 이유는?) 예전에 윤하가 인간극장에 나왔던 것을 본 적이 있다. 그 때 그녀의 꿈을 향한 도전에 매력을 느꼈다. 물론 예쁘기도 하다.

- 다시 축구 이야기로 돌아와 묻겠다. 제주, 올림픽대표팀, A대표팀까지 두 집 살림도 어려운데 무려 1인 3역을 소화하고 있는데 힘들지 않는가?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2010년까지는 엄마가 아무리 보약을 먹으라 해도 먹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보약을 먹기 시작했다. (웃음) 어느 한 곳 소홀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뛰기 위해서다.

- 올림픽대표팀에서는 주장 완장까지 차고 있다. 부담감은 없는가?

전임 주장인 (구)자철이형보다 리더십이나 경험이 많이 부족하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 내가 없을 때도 오재석(강원)이 빈자리를 잘 채워주고 있다. 절친한 동료들과 함께 런던올림픽 본선 티켓을 꼭 따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부상없이 올림픽에 나가는 게 목표다. 기회가 된다면 런던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많은 스카우터들이 올 텐데 눈도장 받아서 해외 진출도 하고 싶다.

- 마지막 질문이다. 앞으로 어떤 선수가 되고 싶은가?

팀에 믿음을 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말그대로 팀을 위한 선수다. 화려함보다는 내가 있으니 우리 팀이 더 잘되는 것 같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 지금의 애정과 쓴소리는 앞으로 더 열심히 하라는 채찍질로 받아들이고 있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두배, 세배 노력하겠다.

[사진 = 홍정호 (C) 엑스포츠뉴스DB]

김덕중 기자 djkim@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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