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4.08.03 09:19 / 기사수정 2004.08.03 09:19
44년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던 한국이 8강전에서 패하며 4년뒤를 기약하게 됐다. 그러나 부임한지 한달여밖에 안된 본프레레 감독을 비롯한 코칭 스태프와 선수들에게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 아시안컵 실패의 원인은 전적으로 대한축구협회에 있기 때문이다. [사진:이란에 패한후 경기장에서 퇴장하는 한국 선수들 / asiancup2004.com]
올림픽 중심의 대표팀 운영을 하겠다는 협회의 방침은 결국 2005 컨페더레이션스컵 출전으로 인한 독일 전지 훈련의 기회를 쉽게 얻을수 있는 아시안컵을 포기하는 것으로 비쳐졌고 아시안컵 예비엔트리를 제출할 당시 감독대행을 맡고 있던 박성화 U-20팀 감독은 최대한 올림픽팀에 선수를 몰아주는 상황이 되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인가. 이것은 협회의 대표팀 운영에 대한 마인드 부족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물론 올림픽도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이 A대표팀의 정상적인 운영을 포기할 만큼 중요한 것인가? 올림픽 축구는 경험적은 어린 선수들에 메이저대회에서의 경기 경험을 쌓게 해줄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대회일뿐 올림픽에서의 좋은 성적이 그 나라의 축구 실력을 향상 시켜주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나라치고 월드컵을 비롯한 각종 국제대회에서 상위권의 성적을 얻는 국가가 몇이나 되는지를 알아보면 이해하기 쉬울 듯 하다. 물론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내면 어린 선수들에겐 병역 면제의 기회가 주어지기에 해외 진출을 위해서라도 올림픽에서의 좋은 성적을 낼 필요는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해외로 많은 선수들이 나간다고 축구 실력이 향상 되는 것일까?
절대 아니다. 브라질의 경우 수많은 해외 진출 선수가 있지만 브라질 국내 리그의 수준도 만만치 않다. 브라질 뿐만 아니다. 남미, 유럽의 여러 국가들을 살펴봐도 수준 높은 자국 리그를 운영하고 있다.
2004 아시안컵 참가국중 한국은 가장 많은 해외파 선수들을 보유한 국가였다. 그러나 그 결과는 어떠한가? K리그를 등한시하는 모습을 보인 협회의 움직임에 국내파 선수들은 새얼굴을 찾아보기 힘들었고 2002 월드컵때의 선수들 위주로 지금까지 버텨오고 있었다. 또한 해외파는 당연히 주전 자리를 차지하고 국내파는 이들의 백업역할에 그치고 있어 팀내 경쟁을 일으키지도 못한채 제자리 걸으만 하고 있었던 것이다.
즉 국내의 발전이 없으면 제 아무리 수많은 선수들이 해외에 나가있다 한들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협회는 무조건 해외로 선수를 내보내는 것만이 한국 축구가 발전해 나가는 길이라고만 생각했을 뿐이다.
이제 협회가 책임을 지고 새롭게 움직여야 할 것이다. 영원한 숙제라 할 수 있는 A대표팀과 올림픽팀간의 운영에 관한 확실한 제시를 해야 할 것이며 항상 여론의 뭇매를 맞으면서도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는 협회의 행정도 변화되어야 할 것이다. 협회부터 바뀌지 않는다면 한국축구의 발전은 더이상 힘들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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