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현희 기자] LIG 손해보험 프로배구단의 시작은 197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체신부 배구단’을 인수햇던 금성통신사는 1978년 이집트 국제 친선 배구대회에 참가하는 등 실업배구에서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이후 금성배구단은 럭키금성, 럭키화재, LG화재 등의 이름을 거쳐 현재의 LIG 손해보험으로 거듭나며 프로배구의 한 자리를 차지했다. 현대캐피탈 김호철 총감독, ‘아시아의 거포’라 불렸던 강만수도 한때 ‘럭키금성 배구단’의 일원이었으며, ‘장발의 미남 스타’ 이상열을 필두로 김성채, 서남원, 김동천, 오욱환, 구준회, 구본왕 등은 1990년대 ‘백구의 대제전’을 이끈 선수들이었다.
2000년대에도 ‘한양대학교의 전성시대’를 이끈 손석범을 비롯하여 이경수, 하현용, 김요한, 황동일 등이 합류하며 삼성화재-현대캐피탈과 V리그 3강 구도를 형성하기도 했다. 이들 중 다수는 한때 태극 마크를 달고 대표팀으로 활약했을 만큼, 좋은 재능을 지니고 있는 이들도 있었다.
이렇듯 LIG 손해보험 배구단은 ‘백구의 대제전’ 시절에도 좋은 스타 플레이어를 갖추고 있었다. 물론 성과도 있었다. 매년 열리는 종별 선수권대회에서 여러 차례 우승을 맛보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렇게 ‘잘 나갈 것만 같았던’ LIG 손해보험에도 딱 하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우승’이다. 물론, 순수 아마추어 대회인 종별 선수권대회에서는 몇 차례 우승을 맛봤지만, 실업팀들간의 최강자를 뽑는 대통령배 대회나 슈퍼리그에서는 단 한 번도 우승을 경험한 사실이 없다.
1984년부터 시작된 대통령배 대회에서는 준우승 3회, 3위 두 차례의 기록을 낸 것이 전부였으며, 1995년부터 시작된 슈퍼리그에서는 준우승 1회, 3위 한 차례에 그쳤다. 그리고 프로화 진행 이후에는 단 한 번도 챔피언 결정전에 오르지 못한 채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그늘에 가려져 있기에 바빴다.
올해에는 ‘크로아티아 산 폭격기’ 안젤코를 영입한 KEPCO의 선전이 돋보이는 가운데, 대한항공마저 LIG를 뒤로 하고 3위권을 형성할 만큼 성장세가 돋보였다. 이대로 갈 경우, 무관의 징크스를 넘어 프로화 출범 이후 최초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과연 LIG는 언제쯤 ‘무관의 제왕’이라는 달갑지 않은 칭호를 떨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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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희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