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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백구대제전]1990년대 실업배구 중흥을 이끈 '상무 배구단'

기사입력 2011.12.12 10:36 / 기사수정 2011.12.12 10:36

김현희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현희 기자] 지난 달 22일 ‘NH농협 2011-2012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경기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아마추어 초청팀으로 프로리그에 참가한 상무 신협이 대한항고에 3-2로 역전승하며 8연패 사슬을 끊었다. 물론 당시 대한항공에는 주포 마틴이 슬로바키아 올림픽 대표팀으로 차출되는 어려움을 겪고 있었지만 연패에 빠져 있는 상무를 상대로 패했다는 사실은 큰 충격이었다. 그러나 이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지난 4일 상무는 LIG 손해보험과의 구미 원정경기에서 또 다시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승리하며 시즌 2승을 기록했다. 주포 신으뜸이 혼자 24점을 쓸어담은 것을 비롯해 강동진이 17점을 올린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반면 LIG손보는 김요한이 40득점을 올렸을 뿐 이경수와 페피치의 부상 공백을 이겨내지 못했다. 외국인 선수 하나 없이 ‘군인 정신’으로 무장한 상무 배구단에 자연스럽게 눈이 갈 수밖에 없다.

'스타플레이어의 등용문' 상무 배구단

그런데 ‘아마추어 군단’ 상무에게도 한때는 ‘잘 나갈 때’가 있었다. 배구 프로화가 진행되기 이전 ‘백구의 대제전’이라 불리는 ‘슈퍼리그’에서 상무의 선전을 지켜보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공격 성공시 바로 득점이 인정되는 현재와 달리 ‘사이드 아웃제도(득점권을 보유한 상황에서 공격이 이루어져야 비로소 득점이 인정)’였던 당시에는 3시간이 넘는 접전 속에 정신력 또한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쳤던 것도 사실이었다.

특히 1992년은 상무 배구단의 최전성기였다. 당시 대통령배 배구선수권 대회에서 고려증권, 현대자동차서비스 등 당대 최고의 실업팀들을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정의탁, 장윤창, 이성희(이상 고려증권), 마낙길, 하종화, 윤종일(이상 현대자동차) 등 당대 최고의 스타 플레이어로 활약했던 이들 앞에서 상무는 거의 한 경기도 내주지 않을 만큼 빼어남을 자랑하며 실업 배구의 최강자로 자리매김한 바 있다.

물론 상무 배구단은 군 복무로 인해 많은 스타가 한번쯤 거쳐 가는 곳이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상무에는 노진수를 필두로 신영철, 이재필, 오욱환, 김동천 등 파워와 정교함을 두루 갖춘 이들이 대거 입대했던 상황이었다. 1990년대 실업 배구를 논할 때 상무를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었다.

이후 상무는 하종화, 마낙길, 이성희, 윤종일 등이 입대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자 했지만 1992년과 같은 ‘우승의 꿈’은 이뤄내지 못했다. 그러다가 2003년 금호생명컵 한국 실업 배구 대제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현재 각 프로배구단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들 중 상무를 거쳐 각 팀의 주력으로 활약하는 이들 또한 적지않은 것이 사실이다. KEPCO에서 주전 세터로 활약중인 김상기를 비롯해 삼성화재 공격수 김정훈 등이 상무를 거쳐갔으며 현재 현역으로 복무 중인 신으뜸, 강동진, 하현용 등도 전역 이후 각 소속팀에서 주력으로 활약해야 할 선수들이다.

1990년대 실업배구의 중흥을 이끌었던 상무 배구단. 비록 현재에는 과거와 같은 화려함은 없지만 프로배구의 미래를 이끌어 갈 선수들이 한 번쯤은 거쳐갈 ‘프로배구 스타 플레이어’의 등용문이 바로 상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어 보인다.

[사진 = 상무 선수들 (C) 엑스포츠뉴스 DB]

김현희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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