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박현철 기자] 25년만에 퍼시픽리그 하위권으로 추락하는 수모를 겪은 세이부 라이온스. 오프 시즌에도 사자 우리에는 매서운 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세이부는 지난 10월 외국인 거포인 알렉스 카브레라(35)와 재계약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는 카브레라의 연봉(6억엔)이 올 시즌 성적(.295 27홈런 81타점)에 비해 너무 많다는 데에도 이유가 있었고 올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취득한 주포 와다 가즈히로(35. 사진) 잔류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 표명이었다.
와다는 올 시즌 .315 18홈런 49타점으로 장타력에서 노쇠한 면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1997년 입단 이후 세이부 한 팀에서만 뛰며 통산 .317 177홈런 543타점을 기록, 세이부 팬들로부터 '벤짱' 이라는 별명을 얻은 프랜차이즈 스타다. 세이부는 지난 8월 와다가 FA 자격을 취득할 때부터 와다와의 재계약 의지를 누차 표명했다.
반면 정작 당사자인 와다는 세이부 잔류에 심드렁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어 세이부 구단은 가슴만 졸이고 있다. 와다는 지난 10월 24일 구단으로 부터 2년 6억 엔(한화 약 48억 원)의 제안을 받았으나 한 발 물러선 태도를 보였다.
이후 와다는 측근에게 'FA 시장에서 가치를 평가받고 싶다.'라고 밝혔다. 또한, 지난 7일 일본 대표팀 합숙 훈련을 마치고 '오는 9일에 입장을 밝히겠다.'고 대답했으나 아직까지 확실한 의사표명은 하지 않은 상태다.
세이부는 지난 시즌 에이스 마쓰자카 다이스케(27)를 보스턴 레드삭스로 보내며 이적료 5,100만 달러(한화 약 462억 원)의 거액을 받았다. 그러나 세이부는 매년 20억 엔(한화 약 161억 원)씩 쌓이는 적자로 인해 운영난을 겪는 구단이라 와다에게 큰 금액을 안겨주기 힘든 상황이다.
구단 내부에서도 2년 6억 엔 이상은 줄 수 없다는 방침이다. 와다에게 영입 제안이 없다면 그나마 다행이겠으나 이전부터 이병규(33)의 소속팀인 주니치 드래곤스가 호시탐탐 눈독을 들이고 있어 세이부 구단 관계자들의 가슴은 더욱 오그라들고 있다.
주니치는 주포인 후쿠도메 교스케(30)가 와다와 비슷한 시기에 FA 자격을 취득한 상태다. 후쿠도메에게는 라이벌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한신 타이거스 만이 아닌 메이저리그 구단인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나 텍사스 레인저스의 구애가 있어 만약 주니치가 후쿠도메를 놓칠 시에는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주니치가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점찍은 타자는 와다다. 파워가 떨어지고 있다지만 한 시즌 3할이 확실한 타자는 분명 타선의 '믿을맨'이 되기 때문.
상대적으로 가난한 구단과 팀을 위해 뛴 뒤 가치를 인정받고 싶어하는 강타자. 그리고 막대한 자금을 뒤에 두고 강타자를 노리는 부자 구단의 스토브 리그. 그 결론은 일본 우선 협상 기한(오는 14일)이 지나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사진=세이부 라이온스>
박현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