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우리를 비웃던 일본은 떨어졌지만 한국은 올랐다.
어린 태극전사들이 첫 경기 충격패 아픔을 딛고 3연승을 내달리며 아시아 4강을 달성했다.
한국이 17세 이하(U-17) 아시안컵 8강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백기태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U-17 축구대표팀은 15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프린스 압둘라 알 파이살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2025 U-17 아시안컵 8강전에서 중앙아시아의 복병 타지키스탄과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5-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U-17 아시안컵에서 3회 연속 4강에 진출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한국은 지난 2018년 말레이시아 대회에서 4강에 올랐다. 이어 코로나19 마치고 처음 열린 2023년 태국 대회에선 결승에 올라 일본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3회 연속 4강행을 확정지었다.
한국은 이미 이번 대회 준준결승 진출 8개국에 주어지는 오는 11월 카타르 국제축구연맹(FIFA) 2025 U-17 월드컵 티켓을 확보한 상태다. 내친 김에 결승행, 그리고 우승까지 노릴 수 있게 됐다.
한국은 오는 17일 오후 11시 사우디아라비아 타이프의 오카즈 스포츠클럽 경기장에서 개최국 사우디아라비아와 결승 티켓을 놓고 다툰다.
당초 준결승은 한일전이 될 것으로 보였다. 일본이 이번 대회 B조에서 1위를 차지하며 8강에 올랐기 때문이다. 일본이 조별리그에선 호주에 2-3으로 패하는 등 1승 1무 1패로 고전했으나 U-17 아시안컵 3연패에 도전하는 팀이기도 하다.
하지만 조별리그부터 문제가 됐던 수비 불안으로 2-2 무승부를 기록한 뒤 대회 규정에 따라 곧장 승부차기에 돌입, 사우디아라비아에 2-3으로 졌다.
한국은 이번 대회 초반 일본에 충격적인 조롱을 당했다.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인도네시아에 0-1로 패하자 일본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한국이 예전 같지 않다"며 "일본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했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일본은 망신을 당했다. 조별리그에서 베트남과 비기고 호주에 패하는 등 졸전 끝에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분전으로 어부지리 8강 티켓을 획득한 일본은 사우디아라비아전 뒤 집으로 갔다.
거꾸로 일본의 비웃음을 샀던 한국이 4강에 진출하며 우승까지 노리게 됐다.
한국은 타지키스탄전에서 팽팽한 승부를 펼쳤다. 전반전을 0-0으로 마친 한국은 후반 중반까지도 골결정력으로 땅을 쳐야 했다.
그런 0-0의 균형을 백 감독 조커 두 명이 해결했다.
후반 21분 교체투입된 김지성의 페널티지역 오른쪽 외곽 크로스 때 후반 시작하자마자 들어간 정현웅이 상대 수비 뒤에서 느닷 없이 나타나 왼 무릎으로 공의 방향을 바꿨다.
이후 28분엔 임예찬이 아크 정면에서 시원한 왼발 중거리포를 꽂아넣어 2-0을 만드는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비디오판독(VAR) 결과 슈팅 이전에 반칙이 있었던 것으로 판정돼 골이 취소됐다.
한숨 돌린 타지키스탄은 이후 거세게 몰아치더니 세밀한 공격으로 두 골을 순식간에 넣었다. 한국이 패색이 짙은 순간이었다.
타지키스탄은 후반 38분 압둘로 이브라김조다의 페널티지역 왼쪽 깊숙한 곳 컷백 패스 때 메크루본 오딜조다가 미끄러져 잘못 찬 것이 하필이면 무캄마드 나즈리에프가 차기 좋은 곳에 떨어져 동점골을 넣었다.
이어 2분 뒤인 후반 40분엔 나즈리에프의 뒷꿈치 패스를 이브라김조다의 오른발 강슛으로 연결, 역전 결승골 주인공이 됐다.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 7분이 주어진 가운데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추가시간이 거의 다 끝날 때쯤 페널티지역 공중볼을 타지키스탄 수비수 압두사마드 멜리크무로도프가 어깨로 건드린 것이다. 중국인 동팡위 주심이 VAR을 거쳐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김지성이 완벽하게 차 넣었다.
이번 대회를 정규시간 90분이 끝나면 바로 승부차기 돌입한다.
한국은 키커 5명이 모두 성공시킨 반면 타지키스탄은 2번 키커 푸르킨 라킴조다의 슛이 한국 골키퍼 박도훈(대구 현풍고)에 막혀 패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SNS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