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쾅쾅쾅' 뉴욕 삼킨 이정후, 이제 '최애' 과일은 사과?…"내가 좋아하는 과일은 복숭아!" 야구도 입담도 만점이네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며 MVP에 선정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가 재치 넘치는 인터뷰로 팬들에게 '두 번의' 웃음을 선사했다.

이정후는 14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3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그는 4회와 6회 연타석 홈런을 쏘아 올리며 샌프란시스코가 올린 5득점 중 4타점을 책임졌고, 팀의 5-4 역전승을 이끌며 승리의 중심에 섰다.

이정후는 지난 시즌 16승을 거둔 양키스 선발투수 카를로스 로돈과의 첫 대결에서는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두 번째 타석에서는 홈런을 뽑아냈다. 0-3으로 뒤진 4회초, 주자 없는 상황에서 로돈의 6구 138km/h 슬라이더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기록했다. 타구 속도는 166.2km/h, 비거리는 123.7m였으며, 이는 시즌 2호 홈런이었다.

이 홈런으로 추격의 불씨를 살린 샌프란시스코는 6회초 다시 이정후의 방망이에 힘입어 경기를 뒤집었다. 1사 1, 2루 상황에서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다시 로돈을 상대로 131.5km/h 커브를 통타, 우측 담장을 넘기는 스리런 홈런을 터뜨렸다. 이는 그가 샌프란시스코에 입단한 이후 처음 기록한 연타석 홈런이자 멀티 홈런이었다.

이정후는 8회초에도 선두타자로 나서 볼넷을 골라내며 또 한 번 출루했고, 이날 경기에서 3타수 2홈런 4타점 1볼넷을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0.352(54타수 19안타)로 올라갔고, OPS는 1.130에 도달했다.

지난 시즌 어깨 부상으로 일찍 시즌을 마무리했던 이정후는 2024년 37경기에서 145타수 38안타, 타율 0.262, 2홈런 8타점 2도루를 기록했으며 출루율 0.310, 장타율 0.331로 시즌을 마쳤다. 이후 재활과 회복에 집중한 그는 건강을 되찾아 맞이한 2년 차 시즌에서, 아직 15경기만을 치른 상황에서 벌써 3홈런 11타점을 기록하며 지난 시즌 성적을 초과 달성 중이다.

특히, 지난해 빅리그 진출 후 처음으로 찾은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번 3연전에서 그는 9타수 4안타, 3홈런 7타점이라는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이 시리즈에서만 작년 시즌 전체 홈런 수를 넘어섰다.

이정후는 지난 12일 열린 시리즈 첫 경기에서도 1회초 첫 타석에서 양키스 선발 마커스 스트로먼을 상대로 시즌 1호 홈런을 기록했다. 볼카운트 1-1에서 3구째 143km/h 싱커를 걷어올려 우중간 담장을 넘겼고, 비거리는 117m였다. 이후 이틀 만에 두 개의 홈런을 더 추가한 셈이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로돈을 상대로 두 개의 홈런을 기록한 것에 대해 묻자, 이정후는 "그런 기록은 중요하지 않다"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는 점이 더 기쁘다. 위닝시리즈를 만들고 다음 경기로 향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한, 뉴욕이 '빅 애플'이라는 별칭을 지닌 도시인 만큼, 중계진이 "이제 사과가 가장 좋아하는 과일이 될 것 같다"고 농담을 건네자, 이정후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과일은 복숭아"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정후는 "이렇게 춥고 비 오는 날씨 속에서 경기를 치른 건 처음이었다. 하지만 상대팀도 같은 환경이었기 때문에 멘탈 관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이며 프로다운 면모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