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수아 기자) 배우 설경구가 '하이퍼나이프'에서 스승과 제자로 만난 박은빈과의 호흡에 대해 이야기했다.
※ 작품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디즈니+의 최초 오리지널 메디컬 스릴러 '하이퍼나이프'의 설경구와 인터뷰가 진행됐다.
'하이퍼나이프'는 과거 촉망받는 천재 의사였던 세옥(박은빈 분)이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스승 덕희(설경구)와 재회하며 펼치는 치열한 대립을 그린 메디컬 스릴러다. 극 중 설경구는 뛰어난 실력을 지닌 세계 최고의 신경외과 의사이자, 한때 가장 아끼던 제자를 잔인하게 내친 스승 최덕희 역을 맡았다.
1993년 연극으로 데뷔한 설경구는 32년 만에 처음으로 의사 역할을 맡았다. 그는 일반적인 의사가 아닌, 수술대에서는 사람을 살리지만 일상에서는 사람을 죽이기도 하는 사이코패스 성향이 있는 듯한 천재 의사를 연기했고, 함께 사제 관계로 호흡을 맞춘 박은빈도 똑 닮은 성향을 가지고 있으면서 서로 복합적인 감정을 드러낸다.
평범하지 않은 캐릭터에 대해 설경구는 "둘 다 비정상적인 인물이라 제목이랑도 맞아떨어진다는 생각을 했다. 충돌이 재미있었던 것 같다. 세옥이는 공격적이고 충동적인 아이고, 저도 맞으면서 불안함을 느끼기도 했다"면서 "대한민국에서는 아직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이면서 또 선을 넘은 사제 관계였던 거 같다"고 덧붙였다.
극 중 세옥에 대해 어떤 감정을 가졌는지 묻자 설경구는 "하나가 아닌 거 같다. 촬영을 하면서 처음에는 애증까지 생각했는데 또 사랑인 거 같더라. 남녀 간의 사랑이 아니라 측은지심, 나를 보는 듯한 덕희의 감정. 세옥과 덕희는 정반대의 지점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했다. 덕희는 어둡고 감정을 삭히지만 세옥은 화를 내고 직설적이다. 출발점은 다르지만 도착하는 지점은 같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설경구는 "대사에서도 나오지만 데칼코마니라고 한다. 나를 보는 듯한 느낌에서 오는 복합적인 감정이고, 덕희 본인도 자기 마음을 좀 열게 해준 아이이기도 하고. 곁에 사람을 두지 않는 덕희를 툭 건드려서 곁에 다가오지 않았나. 옹졸함에 대한 죄책감과 책임감도 있었을 것 같고, 뭐라고 딱 정의하기엔 힘든 거 같다"고 덧붙였다. 박은빈은 시청자들의 '피폐 멜로'라는 반응을 보내기도 했다고.
박은빈에 대해 설경구는 "이렇게 대화를 많이 한 적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대화를 많이 했다. 박은빈 씨 덕분이었던 것 같다. 작품뿐만 아니라 사소한 것도 물어보고 그런 게 쌓여서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뭔가 궁금한 게 많은 후배 같은 느낌"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또한, '하이퍼나이프' 선택에 박은빈에 대한 궁금증도 영향이 있었다고 밝힌 설경구는 "박은빈 씨가 아직 오케이는 안 했지만 대본을 보고 있다고 해서 궁금했다. '저런 내용을 박은빈 씨가?' 의외였다. 그래서 혹한 게 있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설경구는 "그런데 본인도 그런 생각을 했던 거 같다. 선한 역만 하다가 궁금증도 생겼던 것 같고, 본인도 욕심이 있었고, 준비도 많이해 온 사람이었다. 그래서 저도 재밌게 찍었다. 리허설을 안 하고 바로 슛하면서 서로 맞춰 봤는데 잘 맞더라"면서 "마지막 8부를 보고 '박은빈 때문에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고 문자를 보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한편, '하이퍼나이프'는 디즈니+에 전편 공개됐다.
사진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김수아 기자 sakim424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