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광주, 유준상 기자) KIA 타이거즈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이 멀티홈런 활약을 펼치면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위즈덤은 13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시즌 2차전에 5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2홈런) 3타점을 기록하면서 KIA의 11-5 승리에 힘을 보탰다.
위즈덤은 첫 타석부터 시원하게 방망이를 돌렸다. 양 팀이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2회말 무사 1루에서 SSG 선발 문승원의 3구 136km/h 슬라이더를 통타,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시즌 6호 홈런을 쏘아 올렸다. 타격하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했고, 천천히 그라운드를 한 바퀴 돌았다. KIA 구단에 따르면, 타구속도는 173.4km/h, 발사각은 32.6도(이상 호크아이 기준)로 측정됐다.
위즈덤의 활약은 경기 중후반에도 이어졌다. 위즈덤은 6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SSG 두 번째 투수 송영진을 상대로 7구 승부 끝에 좌전 안타로 출루했다. 이후 최원준의 안타와 김태군의 볼넷 때 한 베이스씩 이동했고, 1사 만루에서 김규성의 중전 안타 때 홈을 밟았다.
위즈덤은 멀티히트에 만족하지 않았다. 팀이 7-2로 앞선 7회말 1사에서 송영진의 3구 143km 직구를 노려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이 홈런으로 KBO리그 데뷔 후 개인 첫 멀티홈런 및 3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경기 후 환한 미소와 함께 등장한 위즈덤은 "타석에 들어섰을 때부터 기분이 매우 좋았고, 이렇게 홈런을 칠 수 있어서, 또 팀이 승리해서 기분이 좋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빅리그 통산 88홈런을 기록한 위즈덤은 시즌 초반부터 뜨거운 타격감을 과시했다. 지난달 28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부터 4월 2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4경기 연속 홈런 행진을 이어갔다.
3일 경기 이후 일주일 넘는 시간 동안 2루타 이상의 장타를 하나도 만들지 못했지만, 이날 경기에서 홈런포를 가동하며 아쉬움을 만회했다. 또한 박병호(삼성 라이온즈), 오스틴 딘(LG 트윈스·이상 5개)을 제치고 홈런 부문 단독 선두가 됐다.
위즈덤은 "장타가 나오지 않아서 답답한 부분은 없었다. 계속 경기를 하면서 스스로 계속 (타이밍이) 늦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좀 더 조정하려고 했는데, 이렇게 결과가 잘 나와서 기분이 매우 좋다"고 돌아봤다.
이어 "4경기 연속 홈런을 친 뒤 상대의 볼배합이 바뀌었다는 걸 느꼈고, 상대 투수들이 계속 바깥쪽으로 던지다 보니까 내가 해야 할 것에 좀 더 집중하면서 내가 설정한 존 안에 들어오는 공에 스윙하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방망이도 큰 도움이 됐다는 게 위즈덤의 이야기다. "노브(방망이 손잡이) 부분이 더 두꺼운 새 방망이가 와서 오늘(13일) 처음 사용했는데, 좋았다"며 "계속 타이밍을 빠르게 가져가고 싶었는데, 방향성을 잡는 데 도움을 줘서 방망이를 바꿨다"고 얘기했다.
KIA는 공격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위즈덤을 외야수로 기용하는 것도 고려 중이다. 이날 경기 전 이범호 KIA 감독은 "아직 위즈덤과 얘기하진 않았는데, (김)도영이가 돌아오는 시점이 되면 한 번 얘기하려고 한다. (변)우혁이의 컨디션이 좋으니까 그런 부분도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여러 방향을 생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위즈덤은 빅리그 시절 좌익수(통산 164⅔이닝), 중견수(7이닝), 우익수(108⅓이닝)을 모두 경험했다. KIA에 온 뒤에는 1루수와 3루수만 소화했지만, 큰 문제는 없다는 게 위즈덤의 생각이다. 위즈덤은 "사실 그 부분은 오늘 처음 듣는 이야기인데, 외야 전 포지션을 다 뛸 수 있고, 준비됐다"며 "1루수, 3루수 글러브뿐만 아니라 외야수 글러브까지 다 (한국에) 가져왔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사진=광주, 유준상 기자 / KIA 타이거즈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