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국가대표 미드필더 백승호(버밍엄 시티)가 잉글랜드 프로축구 3부리그에서 벗어나 2부 무대를 누비게 됐다. 버밍엄 시티가 40경기 만에 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버밍엄 시티는 12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가 리그1(3부) 챔피언이 됐다. 우리는 구단 역사상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고 우승 소식을 발표했다.
이날 버밍엄 시티는 경기를 치르지 않았으나 2위 렉섬이 위건 애슬레틱과 0-0 무승부를 거두면서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조기 우승을 확정지었다.
40경기를 치른 버밍엄 시티가 29승8무3패로 승점 95를 기록한 가운데 42경기를 치른 렉섬이 82점에 그치면서 렉섬이 남은 경기를 모두 이기더라도 버밍엄 시티를 앞지를 수 없기 때문이다.
버밍엄 시티는 "렉섬은 위건에게 득점 없이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는 우리가 주말 경기를 치르지 않았음에도 우승컵을 확보했다는 뜻"이라며 "주중 피터버러를 꺾으며 2부 승격을 확정했던 우리는 기록적인 시즌을 보내며 챔피언까지 등극했다"고 알렸다.
버밍엄 시티가 알린대로 이번 시즌은 기록적인 시즌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9일 피터버러를 꺾으며 최소 2위를 확보해 승격을 이룬 버밍엄 시티는 40경기만에 우승을 확정지었고, 모든 대회에서 39승을 기록하며 1994-1995시즌의 36승을 넘어 구단 역사상 단일 시즌 최다승 기록을 썼다.
또한 버밍엄 시티가 남은 리그 6경기에서 모두 승리할 경우 승점 113을 달성하게 된다. 이는 곧 2013-2014시즌 울버햄튼 원더러스가 기록한 103점을 뛰어넘어 리그 최다 승점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는 뜻이다. 6경기에서 4승을 거두면 애스턴 빌라의 리그 최다승(32승) 기록도 넘을 수 있다.
피터버러와 베르투 트로피 결승전을 앞둔 버밍엄 시티는 피터버러를 꺾는다면 올 시즌 더블도 달성하게 된다. 그야말로 구단 150년 역사에 남을 최고의 시즌이다.
잉글리시풋볼리그(EFL) 또한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버밍엄 시티가 리그1 우승을 확정했다"고 버밍엄 시티의 우승에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이 역사적인 시즌에 국가대표 미드필더 백승호도 함께했다.
버밍엄 시티는 지난 시즌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전북현대에서 뛰던 백승호를 영입했다. 하지만 감독이 4번이나 바뀌는 등 내부적으로 혼란을 겪으며 2부 챔피언십에서 22위에 그쳐 강등됐다.
졸지에 3부리그에서 뛰게 된 백승호는 팀을 떠나지 않고 지난해 10월 재계약을 체결하며 신의를 지켰다. 여름 이적시장 때 여러 챔피언십 클럽들로부터 관심을 받았고, 특히 리즈 유나이티드와 셰필드 유나이티드가 지대한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백승호의 선택은 잔류였다.
백승호는 "난 버밍엄과 새 계약을 맺게 돼 정말 행복하다. 새 시즌이 시작된 이래 난 우리가 정말 정말 큰 것을 할 수 있다는 것처럼 느끼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매일 하는 것과 매 경기 뛰는 방식에서 사람들은 우리가 좋은 프로세스에 있다고 확인할 수 있다. 난 여기에 남는 것이 내 축구 커리어에 좋다고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버밍엄 시티도 여름 이적시장 때 공격적인 선수 보강을 이뤄냈다. 잉글랜드 21세 이하(U-21) 대표인 제이 스탠스필드를 거액에 영입하며 3부리그 신기록을 세웠고, 크리스토프 클라러, 윌럼 토르 윌럼슨 등 여러 선수를 영입했다.
백승호는 클럽의 기대에 부응하면서 2부 승격과 리그1 우승에 큰 역할을 했다.
이번 시즌 개막 후 백승호는 지금까지 리그 35경기 1골 2도움을 포함해 모든 대회에서 43경기에 나와 1골 3도움을 기록했다. 출전시간도 3342분이나 됐다. 올시즌 버밍엄 최다 출장시간 5위에 오르며 팀의 핵심 선수임을 증명했다.
버밍엄 시티 소식을 전하는 버밍엄 라이브는 "리그1 역사상 이 정도 수준의 재능을 보유했던 선수는 없었다. 백승호는 여기 있으면 안 된다"며 극찬했다.
국가대표 미드필더로 활약하고 있는 백승호에게 3부리그라는 무대는 너무 좁았다는 뜻이다.
이제 백승호와 버밍엄 시티는 챔피언십에서 경쟁하며 프리미어리그 승격에 도전할 예정이다. 백승호가 버밍엄 시티의 승격을 이끌고 꿈에 그리던 프리미어리거가 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사진=버밍엄 시티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