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북한 17세 이하(U-17) 축구대표팀이 조별리그를 통과하자 중국 언론이 한숨을 내쉬었다.
중국 매체 '넷이즈'는 12일(한국시간) "정말 화가 났다! 북한은 이란을 꺾고 아시아를 놀라게 하며 U-17 월드컵에 진출했다. 동아시아 4개 팀 중에서 중국만 탈락했다"라고 보도했다.
오태성 감독이 이끄는 북한 U-17 축구대표팀은 12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 홀 경기장에서 열린 오만과의 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U-17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최종전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북한은 전반 10분 공격수 김유진(4·25 체육단)의 선제골로 앞서가다 후반 20분 프리킥 상황에서 동점골을 허용했다. 후반 29분 윙어 리강림(여명 체육단)의 다시 앞서가는 골에 힘입어 승리를 거두는 듯했으나 후반 종료 직전 동점골을 내줘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경기가 무승부로 끝났지만 북한은 목표 달성에 성공했다.
앞서 조별리그 1차전에서 이란과 1-1로 비기고 2차전에서 타지키스탄을 3-0으로 완파한 북한은 1승 2무(승점 5)를 기록하며 D조 2위를 차지했다. 타지키스탄이 2승 1패(승점 6)로 1위가 됐다. 오만(승점 4)과 이란(승점 1)은 각각 3위와 4위에 머물렀다.
이번 대회에서 조 1~2위 안에 드는 팀들은 8강에 진출한다. 이로써 북한은 U-17 아시안컵 상위 8팀 안에 포함돼 오는 1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획득했다.
북한뿐만 아니라 백기태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U-17 축구대표팀도 대회 8강 진출에 성공해 U-17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과 북한을 포함해 우즈베키스탄, 아랍에미리트(UAE), 인도네시아,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타지키스탄까지 총 8팀이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8강 진출팀이 확정된 후 중국 언론은 한숨을 내쉬었다. 황금세대로 여겨진 중국의 U-17 대표팀은 A조 3위를 차지해 대회에서 탈락했다.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사우디에 1-2로 패하며 8강 진출에 빨간불이 켜진 중국은 우즈베키스탄과의 2차전에서도 1-2로 지면서 조기 탈락이 확정됐다. 이후 3차전 태국전에서 2-0으로 이기며 대회 첫 승을 거뒀다.
매체는 "이번 아시안컵에서 중국 U-17 선수들은 큰 기대를 모았지만, 1~2라운드 만에 연패를 당하며 조별리그에서 조기 탈락했고 U-17 월드컵 진출 가능성도 놓쳤다"라며 "이번 아시안컵에서 중국은 매우 안타깝고 실망스러운 방식으로 패배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성과를 주목했다. 언론은 "북한은 큰 이변을 일으키며 이란을 탈락시켰다"라며 "경기 전까지만 해도 아시아의 두 강호인 이란과 오만이 북한과 타지키스탄에 밀려 탈락할 것이라고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내 팬들에게 가장 아쉬운 점은 이번 아시안컵에 참가한 동아시아 4개 팀 중 중국팀만 탈락해 U-17 월드컵 진출권을 얻지 못했다는 점"이라며 "한국, 일본, 북한 모두 8강에 진출했고, U-17 월드컵에도 출전 자격을 얻었다"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중국 축구에 있어서 이번 아시안컵은 또다시 실패하고 부끄러운 여정이었다고 말해야겠다"라며 자국 연령별 대표팀의 성적에 혹평을 보냈다.
한편 조별리그 통과에 성공한 한국은 대회 8강에서 타지키스탄을 상대한다. 북한이 D조 1위를 차지하면 C조 2위 한국과 격돌할 뻔했으나, D조 2위로 조별리그를 마무리하면서 맞대결을 피하게 됐다.
사진=AFC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