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양민혁이 시즌 2호 골을 터트리며 최근 자신에게 쏟아졌던 혹평을 지워냈다.
양민혁을 지도하는 퀸즈 파크 레인저스(QPR)의 사령탑인 마르티 시푸엔테스 감독은 양민혁이 득점 외에도 팀에 에너지를 더하는 플레이를 펼쳤다며 양민혁을 칭찬했다.
시푸엔테스 감독이 이끄는 QPR은 10일(한국시간) 영국 옥스퍼드에 위치한 카삼 스타디움에서 열린 옥스퍼드 유나이티드와의 2024-25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4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3-1 승리를 거뒀다.
승점 3점을 추가한 QPR은 승점 49점(12승13무16패)을 마크하며 강등권에서 한 발 더 멀어졌다. 지난달 연패에 빠지며 강등 위기에 처하기도 했던 QPR은 지난 5일 강등권 팀인 카디프 시티와의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거둔 데 이어 하위권 경쟁 중이던 옥스퍼드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승점 3점을 챙기며 중하위권으로 도약, 분위기를 끌어올리면서 챔피언십 잔류 희망을 이어갔다.
양민혁이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가운데 QPR은 전반 7분 만에 선제 득점을 터트리며 앞서갔다. 코너킥 상황에서 니콜라스 마드센이 올린 공을 중앙 수비수인 로니 에드워즈가 머리로 연결해 옥스퍼드 유나이티드의 골네트를 흔들었다.
이후 QPR은 수비에 집중하며 옥스퍼드 유나이티드의 공세를 막는 데 힘썼다. 옥스퍼드 유나이티드는 전반전 중후반 분위기를 주도하고도 QPR 골문을 열지 못했다. 그런 와중 QPR은 전반 42분 인도네시아 국가대표 올레 로메니의 자책골로 격차를 벌리며 두 골 차로 달아났다.
옥스퍼드 유나이티드는 후반전 들어 터진 스탠리 밀스의 만회골로 QPR을 매섭게 추격했으나, 교체 투입된 양민혁이 경기 막바지 쐐기를 박으면서 옥스퍼드 유나이티드를 좌절시켰다.
후반 19분 다니엘 베니와 교체되어 들어간 양민혁은 과감한 드리블과 날카로운 슈팅으로 QPR의 역습을 이끌며 존재감을 발휘하더니, 후반 추가시간 1분 QPR의 세 번째 골을 뽑아내면서 사실상 경기를 끝냈다.
양민혁은 역습 상황에서 카라모코 뎀벨레가 내준 패스를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다. 양민혁의 슈팅은 골포스트에 맞고 굴절돼 옥스퍼드 유나이티드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후반전 추가시간이 무려 11분이나 주어졌지만, 옥스퍼드 유나이티드는 양민혁에게 쐐기골을 허용한 뒤 좀처럼 분위기를 다잡지 못하다 결국 QPR에 승점 3점을 헌납했다.
스토크 시티와의 리그 3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자신의 유럽 무대 첫 골을 터트렸던 양민혁은 이날 득점으로 시즌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인상적인 활약을 이어갔다. 한동안 선발로 뛰다가 실책으로 인해 주전 경쟁에서 밀려났던 양민혁에게 이번 득점이 의미하는 바는 크다.
특히 직전 경기였던 카디프 시티전에서 61분을 소화하고도 단 두 번의 슈팅만 시도하는 등 부진했던 양민혁은 현지 언론으로부터 혹평을 들었는데, 곧바로 다음 경기에서 골을 터트리며 자신에게 쏟아졌던 비판을 모두 떨쳐냈다.
당시 런던 서부 지역지 '웨스트 런던 스포츠'는 양민혁의 경기력을 두고 "교체되기 전까지 부진했다. 양민혁은 공을 여러 차례 쉽게 잃어버렸다"며 "양민혁이 이런 경기력으로는 챔피언십에서 뛰기에 적합하지 않은 듯하다"고 했다.
지난해 프로 무대에 데뷔해 온전히 한 시즌을 소화한 뒤 제대로 쉬지도 못한 채 유럽 무대에서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2006년생 유망주에게는 가혹한 평가였다. 카디프 시티전에서 양민혁이 보여준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이나, 양민혁은 프리미어리그 구단인 토트넘 홋스퍼에 입단했다는 것만으로도 그의 재능이 뛰어나다는 걸 증명한 선수다. 한 경기 부진했다고 리그에서 뛰지 못하는 수준이라는 내용의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기에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양민혁은 부담감을 느낄 만한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했고, 2호 골로 자신에게 향했던 비판을 지워냈다.
QPR의 사령탑 시푸엔테스 감독도 양민혁의 활약에 기뻐했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양민혁은 득점을 터트렸을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에너지를 줬다"며 양민혁이 득점 외에도 경기력적인 측면에서 팀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양민혁의 원 소속팀인 토트넘 홋스퍼도 양민혁의 2호 골을 조명했다.
토트넘은 10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양민혁이 QPR을 위해 또다시 득점을 터트렸다"며 "양민혁은 수요일 밤 옥스퍼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골을 넣으며 QPR의 골잡이 중 한 명으로 돌아왔다. 시즌이 끝날 때까지 QPR에 임대된 양민혁은 64분에 교체 출전해 팀이 옥스퍼드의 반격을 막고자 했던 상황에서 팀이 역전당하지 않도록 큰 도움을 줬고, 추가시간에 QPR의 세 번째 골을 넣었다"고 했다.
구단은 또 "양민혁에게 2025년은 정말 뜻깊은 해였다"면서 "지난 1월 잉글랜드 무대에서 귀중한 경험을 쌓기 위해 QPR로 이적한 양민혁은 프로 데뷔 시즌을 훌륭하게 소화하며 2024년 대한축구협회 올해의 남자 영플레이어로 선정됐다"며 양민혁이 좋은 흐름 속에서 시즌을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민혁의 활약은 토트넘에도 좋은 소식이다. 토트넘은 다음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세대 교체를 꾀할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민혁을 비롯해 이번 시즌 주전으로 활약한 루카스 베리발이나 아치 그레이, 토트넘 유스 출신인 마이키 무어 등이 토트넘 세대교체의 중심이 될 가능성이 높다. 토트넘이 양민혁의 활약에 기뻐할 이유다.
사진=퀸즈 파크 레인저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