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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축하 트럭 보내주세요"…한국 떠나는 아본단자 "선수들이 만든 우승, 모두에게 감사" [삼산 현장]

기사입력 2025.04.09 12:20 / 기사수정 2025.04.09 12:20

흥국생명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 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5차전 정관장과의 경기에서 승리 후 우승한 뒤 선수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인천, 김한준 기자
흥국생명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 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5차전 정관장과의 경기에서 승리 후 우승한 뒤 선수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인천,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인천, 최원영 기자) 유쾌한 입담과 함께 안녕을 고했다.

흥국생명은 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포스트시즌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마지막 5차전 정관장과의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6-24 26-24 24-26 23-25 15-13)로 혈투 끝 승리를 차지했다.

인천서 펼쳐진 1, 2차전서 2승을 올린 뒤 대전 원정을 떠나 3, 4차전서 모두 패했다. 홈에서 마지막 5차전을 소화했고 마침내 고대하던 우승을 이루는 데 성공했다. 2018-2019시즌 이후 6년 만에 챔프전 우승 및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5번째 챔프전 우승이자 4번째 통합우승이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도 흥국생명에서 첫 우승을 완성했다. 2022-2023시즌 정규리그 막바지 흥국생명 지휘봉을 잡은 아본단자 감독은 그해 정규리그 1위 후 챔프전 준우승을 기록했다. 챔프전서 한국도로공사에 2승 후 3연패로 리버스 스윕을 당했다. 흥국생명은 1, 2차전 승리 팀의 우승 확률 100%를 지키지 못한 채 씁쓸함을 삼켰다.

2023-2024시즌 아본단자 감독은 본격적으로 흥국생명을 이끌었다. 정규리그 2위, 챔프전 준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이어 올 시즌 정상을 정복해냈다.

우승 후 아본단자 감독은 "정말 대단한 우승이다. 개막 미디어데이 당시 우리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기 어려울 것이란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나도 때로는 우리가 다른 팀보다 전력 면에서 약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선수들이 승리를 만들어냈다. 대단한 우승이라 생각한다"고 입을 열었다.

흥국생명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 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5차전 정관장과의 경기에서 승리 후 우승한 뒤 김연경과 포옹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인천, 김한준 기자
흥국생명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 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5차전 정관장과의 경기에서 승리 후 우승한 뒤 김연경과 포옹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인천, 김한준 기자

흥국생명 선수단이 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5차전 정관장과의 경기에서 승리 후 우승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인천, 김한준 기자
흥국생명 선수단이 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5차전 정관장과의 경기에서 승리 후 우승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인천, 김한준 기자


5차전도 쉽지 않았다. 1, 2세트를 따낸 뒤 3, 4세트를 내줘 5세트까지 향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긴장하진 않았다. (5세트에) 마지막 득점 2개가 우리 쪽으로 와 승리했는데 (13-12에서 나온) 김연경의 대단한 수비와 투트쿠(아포짓 스파이커 투트쿠 부르주)의 해결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며 "이런 부분들이 처음부터 다 준비돼 있었다. 내가 긴장하면 선수들이 해야 할 것을 충분히 하지 못할 듯해 나도 스스로 '긴장하지 말자'고 반복해서 되뇌었다"고 설명했다.

5차전서 아웃사이드 히터 김다은, 미들블로커 임혜림, 리베로 도수빈 등을 교체 투입해 변화를 주기도 했다. 특히 도수빈은 후반 주전 신연경을 대신해 코트를 지켰다.

아본단자 감독은 "신연경은 챔프전 직전부터 다친 상태였다. 경기할 때 걸리는 부분이 있었다"며 "챔프전을 거듭하며 안 좋아졌다. 이번 경기에선 잘 못 움직이거나 수비할 때 어려움이 있는 듯해 교체했다"고 밝혔다.

은퇴를 앞둔 아웃사이드 히터 김연경이 선수로서 마지막 경기에서 맹활약했다. 5차전서 블로킹 7개, 서브 1개 포함 팀 내에서 가장 많은 34득점(공격성공률 42.62%)을 터트렸다. 나아가 역대 2호로 챔프전 만장일치 MVP를 수상했다. 기자단 투표서 총 31표를 모두 획득했다. 2005-2006시즌, 2006-2007시즌, 2008-2009시즌에 이어 개인 4번째 챔프전 MVP를 수상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언제나 대단한 선수라 생각하지만 5세트 13-12에서 나온 수비는 엄청났다. 이 선수가 얼마나 우승하고 싶은지, 그 자격을 보여준 것 같다"며 "한국 역사상 최고의, 정말 위대한 선수라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김연경이 없었다면 이렇게 균형 잡힌 팀을 만들기 어려웠을 것이다"고 극찬했다.

흥국생명 김연경이 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5차전 정관장과의 경기에서 승리 후 우승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인천, 김한준 기자
흥국생명 김연경이 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5차전 정관장과의 경기에서 승리 후 우승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인천, 김한준 기자

흥국생명 김연경이 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5차전 정관장과의 경기에서 승리 후 우승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인천, 김한준 기자
흥국생명 김연경이 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5차전 정관장과의 경기에서 승리 후 우승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인천, 김한준 기자


시리즈 내내 명승부를 연출한 정관장에도 한마디를 부탁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지난 두 시즌 내내 강팀이라 생각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정말 잘 싸웠다"며 "챔프전이 끝나서 하는 말이지만 사실 현대건설이 올라오길 바랐다. 정관장과 만나게 돼 더 긴장하긴 했다"고 전했다. 

챔프전 기간 아본단자 감독이 해외리그로 향한다는 외신이 나오기도 했다. 그는 "다음 시즌엔 V리그에 없을 확률이 더 높아 마지막 인사를 드리고 싶다. 아직 어디로 갈지 확정된 건 아니다"며 "하지만 내년엔 한국에서 보기 어려울 것이다. 먼 미래에 다시 올 수도 있겠지만 내년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연경에 따르면 아본단자 감독은 5차전을 앞두고 흥국생명 선수단과 작별 인사를 나눴다.

마지막으로 한국 배구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 아본단자 감독은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때로는 같은 편이 아닐 때도 있었지만 언제나 최선을 다했다"며 "경기장에 와 응원 많이 해주신 팬들에게 너무 감사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올 시즌 KOVO컵 대회 종료 후 팬들이 우리에게 트럭을 보내주셨다. 감독,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라는 내용이었다"며 "이제 나와 외인들 고생했다고, 우승 축하한다고 다른 트럭을 보내주시면 고마울 것 같다. 한국에선 잘못하거나 실수하면 미안하다고 잘 인정하던데 미안하다고 해줬으면 좋겠다"고 웃음을 터트렸다.

흥국생명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 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5차전 정관장과의 경기에서 승리 후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인천, 김한준 기자
흥국생명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 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5차전 정관장과의 경기에서 승리 후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인천, 김한준 기자



사진=엑스포츠뉴스 인천, 김한준 기자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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