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마곡, 김현정 기자) 배우 이영애가 32년 만의 연극 복귀작 ‘헤다 가블러’ 개막을 앞두고 열정을 발휘하고 있다.
연극 '헤다 가블러'가 5월 7일부터 6월 8일까지 서울 LG아트센터 서울, LG SIGNATURE 홀에서 공연한다.
헨리크 입센 원작 '헤다 가블러'는 사회적 제약과 억압 속에서 자유를 갈망하는 여성의 심리를 다룬 작품이다. ‘여성 햄릿’으로 일컬어질 만큼 중요한 고전으로 평가 받는다.
이번 연극은 ‘헤다 가블러’를 현대적으로 각색해 로렌스 올리비에상 최우수 리바이벌상(2006)을 수상한 리처드 이어(Richard Eyre)의 각색본을 사용했다.
LG아트센터가 개관 25주년을 기념해 새롭게 제작하는 연극이다. 앞서 2024년 전도연, 박해수가 출연한 '벚꽃동산'으로 4만 관객을 동원한 바 있다.
이영애, 김정호, 지현준, 이승주, 백지원, 이정미, 조어진이 캐스팅됐다. 모든 배우들이 전 회차에 원 캐스트로 출연한다.
이영애는 주인공 헤다를 연기한다. 1993년 연극 '짜장면' 이후 32년 만에 무대에 오른다. 헤다는 외면은 우아하지만 내면에는 숨겨진 불안과 욕망, 파괴적인 본성을 가진 입체적 인물이다.
학문적 성취 외에는 관심이 없는 헤다의 남편 테스만 역에 김정호, 가까운 곳에서 끊임없이 헤다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해오는 판사 브라크 역에 지현준이 캐스팅됐다.
헤다의 잠들어 있던 욕망을 깨우는 옛 연인 뢰브보그 역에 이승주, 헤다의 질투심을 자극하는 친구 테아 역에 백지원, 전통적인 가치관을 가진 고모 테스만 역에 이정미, 헤다의 하녀 베르트 역에 조어진이 출연한다.
8일 서울 LG아트센터 서울, LG SIGNATURE 홀에서 진행한 제작발표회에서 이현정 LG아트센터장은 "가장 큰 이슈는 이영애 배우의 출연"이라며 "이영애 배우뿐만 아니라 여기 계시는 배우분들의 면면을 보면 좋은 대극장 작품에서 주연을 하는 배우들이다. 쟁쟁한 배우들과 32년만에 무대에 서는 이영애 배우가 어떤 합을 펼칠지도 관전포인트다"라고 말했다.
이영애는 주인공 헤다를 연기한다. 헤다는 외면은 우아하지만 내면에는 숨겨진 불안과 욕망, 파괴적인 본성을 가진 입체적 인물이다.
이영애는 1993년 연극 '짜장면' 이후 32년 만에 무대에 오른다.
이영애는 "20대 때 '짜장면'이라고 김상수 작·연출을 한 연극을 한 적 있다. 그때 첫 작품이었고 어렸지만 매우 오래 큰 기억에 남고 배우로서 2, 30대 이후를 보내면서 항상 연극에 대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원에서 연극을 공부하면서 워크숍에서 무대에 서 봤고 여러 기회가 있었는데 타이밍을 잡지 못하다가 좋은 기회가 생겼다. 지도 교수님이 입센을 오래 번역해서 그분과 얘기하다가 하게 되면 '헤다 가블러'를 하고 싶다고 한 얘기가 이렇게까지 결과가 나오게 됐다. 많이 힘든 것도 있지만 너무 재밌다. 매 순간 힘들지만 몇 배의 즐거움을 얻고 있다. 연출가 선생님과 좋은 배우들과 함께해 주셔서 즐거움이 배가 된다. 기대에 부응하도록 나름 열심히 하고 있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이영애는 "항상 누구나 자기 작품에 100% 만족하는 배우는 없지 않을까 싶다. '나도 더 잘할걸' 하고 부족한 게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하반기에 선보이는 '운수 좋은 날'을 먼저 끝내고 나서 '조금 더 열심히 할걸' 이런 생각을 했다. '헤다 가블러'를 받고 조금 더 집중해서 다양한 모습의 공부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보여줄 것도 많지만 그만큼 힘든 점도 많다. 매번 많은 공부를 하고 좋은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많은 시간을 함께한다는 공동 작업인 것 자체가 재밌다. '어떤 걸 보여드리겠다'라고 생각하면 더 힘들다. 이런 작업을 즐기면서 하면 이제까지 영화, 드라마에서 본 이영애와는 확실히 다를 거라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하고 있다"라고 말해 기대를 불렀다.
어려운 점도 고백했다. 이영애는 "대사가 많다. NG가 나면 안 되니 체력적으로 힘들고 1막, 4막 퇴장 없이 전 극을 이끄는 부담감이 있다. 그렇지만 같이 하나가 돼서 캐릭터를 연구할수록 오늘 다르고 내일 다르고 세 번, 열 번 읽을 때 다르더라. 내가 몰랐던 걸 이렇게 알게 됐구나 한다. 내가 모르는 나 자신의 색깔이 나올 때 재밌더라.
그는 "음악, 그림 지나가는 사람을 통해 영감을 받는다. 이영애가 그리는 헤다가 매번 볼 때마다 다르지 않을까 한다. 두 번 보면 좋고 세 번 보면 더 좋다 올 때마다 날로 발전하는 연극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라며 각오를 드러냈다.
대극장에서 첫 작품을 지휘하게 된 전인철 연출은 "이영애 배우와 대화해 보면서 다양한 감정과 표현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기존 안하무인격의 헤다 가블러를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고 많은 사람과 소통하고 그 안에서 사람들과 살아가고 교류하려고 하지만 몹시 힘든 상황으로 되어가는 인물을 생각하고 있다"라며 헤다 가블러를 설명했다.
전인철 연출은 "한달 정도 이영애 배우님과 작업해 왔는데 좀 놀랄 정도로 매일 성실하다. 그 한 달 동안 매일, 하루 안에서 그 시간 안에 어떤 기복이 있는 걸 보지 못했다. 그 많은 것들을 본인의 작업 속에 최선을 다하려고 매순간을 집중하고 있구나 생각했다. 같이 연습을 해보니 대단히 귀여운 면이 많고 사랑스러운 면이 많다. 헤다는 무서운 사람이기도 한데 여러 면을 무대 위에서 관객에게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적정한 선을 찾고 있다"라고 했다.
전인철 연출은 "그동안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했는데 실제 리허설했을 때 너무 큰 공간을 잘 활용하고 잘 움직여서 많이 놀랐다. 4주 정도 리허설을 했는데 매주 변하더라. 그 다음주에 크게 변화해서 오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한달 후에 배우들이 어떤 모습으로 관객을 만날지 나도 기대가 많이 되고 즐겁게 작업하고 있다"라며 추켜세웠다.
이현정 LG아트센터장은 이영애에 대해 "역삼동에 있을 때부터 연극을 자주 보러 왔고 평소에도 연극에 관심이 많다는 이야기를 주변 분들에게 들었다. 언젠가 작품을 같이 하고 싶다는 꿈을 꿨는데 한다면 어떤 작품이 좋을까 생각해 봤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동안 이영애 배우가 보여준 다채로운 캐릭터, '대장금'이나 '사임당'이 너무 사랑받아서 우아하고 단아한 이미지로 기억할 텐데 '봄날은 간다', '친절한 금자씨', '공동경비구역 JSA', '구경이', '마에스트라'까지 다채로운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는 뛰어난 연기자다. 다양한 매력을 가진 '헤다 가블러'를 할 때 완벽한 헤다라고 생각해 제안했다"라며 이영애를 캐스팅한 이유를 전했다.
그러면서 "너무 오랜만에 무대에 오르는 것이어서 숙고 기간이 있었지만 결정하고 열정을 발휘하고 몰입하고 있다. 이번 작품이 기대되고 좋은 작품으로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라고 자신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박지영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