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김민재가 해냈다.
'한국산 철기둥' 김민재가 대선배 박지성의 길을 그대로 밟고 있다. '별들의 축제'로 불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3시즌 연속 출전하면서 한국 축구사 각종 기록을 쓰고 있다.
김민재는 지난해 10월 입은 왼쪽 아킬레스건 부상, 그리고 최근에 생긴 감기몸살 및 허리 통증으로 100% 컨디션이 아니다.
하지만 소속팀인 독일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 수비수들이 줄부상을 당하다보니 쉴 틈이 없다. 주말에 열리는 독일 분데스리가와 주중에 벌어지는 UEFA 챔피언스리그를 모두 소화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그런 가운데 뮌헨이 사활을 걸고 있는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인터 밀란(이탈리아)전에서 김민재가 선발로 나설 것이 확실시 된다.
독일 매체들이 일제히 김민재와 토트넘 출신 잉글랜드 센터백 에릭 다이어의 중앙 수비수 동반 출격을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 언론 '타게스차이퉁(TZ)'는 8일(한국시간) 뮌헨의 선발 라인업을 예상하면서 김민재와 다이어가 센터백 콤비를 이룰 것으로 보도했다. 뮌헨 예상 선발 라인업은 요나스 우르비히 골키퍼를 비롯해 요시프 스타니시치, 김민재, 다이어, 콘라드 라이머, 주앙 팔리냐, 토마스 뮐러, 요수아 키미히, 레로이 자네, 마이클 올리세, 해리 케인이다.
독일 축구전문지 키커가 내다본 뮌헨 예상 선발 라인업은 우르비히(골키퍼), 스타니시치, 김민재, 다이어, 라이머, 레온 고레츠카, 뮐러, 키미히, 자네, 올리세, 케인이다.
'스카이스포츠 독일'도 키커와 똑같다. 팔리냐보다는 고레츠카가 더블 볼란테 짝으로, 월드클래스 미드필더 키미히와 호흡할 것으로 예측했다.
돌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김민재는 수비라인의 핵심 선수로 인터 밀란전에 나서는 셈이다.
뮌헨은 지난달 A매치 기간에 김민재와 이번 시즌 센터백 주전으로 함께 뛰었던 프랑스 국가대표 다요 우파메카노와 세계적인 레프트백인 캐나다 국가대표 알폰소 데이비스를 한꺼번에 부상으로 잃었다. 둘 다 수술대에 올랐으며 우파메카노는 6월1일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오르면 복귀가 가능하다. 십자 인대 파열 진단을 받은 데이비스는 이번 시즌을 마친 것은 물론 다음 시즌에도 10월 정도에나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민재의 어깨가 무겁다.
뮌헨은 9일 오전 4시 홈구장인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을 치른다. 뮌헨은 이어 11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데어 클라시커'로 불리는 분데스리가 라이벌전을 벌인 뒤 18일에 장소를 이탈리아 밀라노 주세페 메아차로 옮겨 인터 밀란과 2차전 원정 경기를 한다.
김민재 외에 수비라인을 형성하는 스타니시치와 다이어, 라이머는 모두 완벽한 주전이 아니다. 스타니시치는 부상으로 이번 시즌 전반기를 통째로 날렸다. 다이어와 라이머는 백업이었다가 최근에 출전 기회를 받고 있다.
대한민국 대표팀처럼 뮌헨에서도 김민재가 120% 역량 발휘를 해야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김민재는 이미 챔피언스리그 경험을 적지 않게 쌓았기 때문에 제 기량을 충분히 발휘해 인터 밀란이 자랑하는 아르헨티나 특급 공격수 라우타로 마르티네스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민재는 지난해 11월 국제축구연맹(FIFA) 산하 연구소 CIES가 산출한 전세계 센터백 순위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한 적이 있다.
김민재는 인터 밀란전을 통해 박지성에 이어 한국 축구 두 번째 역사를 쓴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 3시즌 연속 8강 무대를 밟는 한국 선수 2호가 되는 것이다. 앞서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으로 2007-2008시즌부터 2010-2011시즌까지 4개 시즌 연속으로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출전한 적이 있다.
이후 한국 선수 아무도 이루지 못했는데 김민재가 해내기 직전이다.
김민재는 지난 2022-2023시즌 전 소속팀인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에서 활약하며 33년 만에 팀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올려놓은 것에 이어 사상 최초로 챔피언스리그 8강까지 가는 것을 이끌었다. 당시 AC 밀란과의 8강 1차전을 뛰었다.
이어 뮌헨으로 이적한 지난 시즌엔 8강 아스널전에서 8강 2차전 후반 중반 이후 교체로 들어가 팀의 승리를 지키는 역할에 치중했다.
인터 밀란전에도 선발 출전하면 3개 시즌 연속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출전의 위업을 완성한다.
서로 다른 두 팀에서 UEFA 챔피언스리그 8강전을 뛰는 것도 박지성 이후 최초다. 박지성은 맨유에서 챔피언스리그를 누비기 전 PSV 에인트호번(네덜란드)에서도 2004-2005시즌에 8강은 물론 4강까지 진출한 적이 있다.
김민재도 나폴리와 뮌헨에서 연달아 8강에 진출했다.
사진=키커 / UEFA / 엑스포츠뉴스DB / 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