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04-23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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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핌, 언젠가 반드시 터진다고 약속…"모두가 날 믿는다,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아" [현장인터뷰]

기사입력 2025.04.07 16:51 / 기사수정 2025.04.07 16:51



(엑스포츠뉴스 수원, 김환 기자) 수원 삼성의 외인 공격수들 중 유일하게 골맛을 보지 못한 세라핌은 현재 상황에 대해 조급함을 느끼지 않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세라핌이 침착하게 기회를 기다릴 수 있는 배경에는 변성환 감독을 비롯한 수원 구성원들이 보내주는 전폭적인 신뢰가 있다. 세라핌은 동료들의 신뢰 속에서 잘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언젠가 반드시 득점이 터질 거라고 믿고 있었다.

세라핌은 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경남FC와의 '하나은행 K리그2 2025' 6라운드 홈 경기에 선발 출전해 수원의 4-0 대승에 힘을 보탰다.

왼쪽 날개로 출전해 파울리뇨, 브루노 실바, 일류첸코와 함께 수원의 '외인 사총사'로 활약한 세라핌은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으나 빠른 발과 드리블 능력을 활용해 경남의 측면을 흔들고, 위치를 가리지 않고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등 자신이 맡은 임무를 잘 수행했다.

다만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한 건 세라핌 입장에서 아쉬워할 만한 일이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수원에 합류한 세라핌은 아직까지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경남전은 전반전에만 네 골이나 터질 정도로 수원의 공격력이 오랜만에 불을 뿜은 경기였는데, 다른 외인 동료들이 모두 골맛을 본 이런 경기에서조차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한 점이 더욱 아쉬울 법했다.

하지만 세라핌의 생각은 달랐다. 세라핌은 득점이 필요하다는 걸 알지만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세라핌이 평온함을 유지할 수 있는 데에는 수원 코칭 스태프들과 동료들의 굳은 지지가 있었다.

경기 후 믹스드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세라핌은 "오늘 경기에서 승리해서 기쁘다. 중요한 경기였는데 홈에서 연승을 팬들에게 선물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준비한 대로 경기장에서 잘 나온 것 같다. 대승을 거뒀다는 점도 기쁘다"면서도 "아직은 갈 길이 멀기 때문에 여기서 안주하지 않고 더 노력해야 할 것"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이날 수원이 만든 네 골 중에서 한 골에도 기여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쉽지 않은지 묻자 세라핌은 "공격수로서, 그리고 외국인 선수로서 득점이 필요하다는 걸 안다"며 "아직은 공격 포인트가 나오지 않아 개인적으로는 자신감이 떨어진 상황도 있었지만, 연연하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왜냐하면 감독님은 물론 코칭 스태프, 그리고 동료들이 나를 많이 믿어주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 믿음을 통해 자신감을 많이 갖고 있다. 내가 노력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골이 터질 거고, 또 자연스럽게 연속해서 골을 넣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급하게 생각하지는 않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변성환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세라핌의 침묵에 대해 "세라핌 선수 요새 정말 열심히 하고 있고, 잘하고 있다. 오늘 득점을 하고 싶어서 혼자 클럽하우스에서 잤다. 그만큼 간절한 상태다. 오늘도 득점만 하지 못했지 상대를 충분히 잘 흔들었다"면서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찾는다면 득점은 언제든지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 득점을 하지 않더라도 팀에 기여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감독으로서는 좋게 생각한다. 기특하지 않나. 외국인 친구가 클럽하우스에서 하루종일 지내면서 삼시세끼를 다 챙겨먹었다. 그만큼 팀에 대한 애정이 큰 선수"라며 세라핌을 치켜세웠다.

이 이야기를 꺼내자 세라핌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득점이 없다고, 득점을 하기 위해 클럽하우스에서 잔 것은 아니"라면서도 "아직 골이 없었기 때문에 루틴에 변화를 줄 생각은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이어 "나는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감독님께서 배려해 주셔서 집에서 경기를 준비할 수 있다. 집에는 아직 어린 자녀가 있는데, 경기 전날 아이와 놀아주다 보면 컨디션 관리에 어려움이 있어서 클럽하우스에서 경기를 준비하기로 결정했다"며 "오늘 마음이 좋았다. 잘 잤고, 밥도 잘 먹었다. 이런 점이 경기장에서 이어지길 바랐다. 나쁜 느낌은 아니었지만 골이 나오지 않아 아쉽다"고 했다.

한국에 도착한지 몇 달이 지났지만, 아직 추운 날씨에 적응하지 못한 것도 하나의 이유다.

세라핌은 브라질에서도 더운 지방인 아마조나스 출신이다.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아마존 열대우림 지대에 있는 주로, 일년 내내 덥고 습한 날씨가 유지되는 게 특징이다.



날씨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 세라핌은 "브라질 선수들은 더위에 잘 적응하는 편이다. 내가 있던 곳은 브라질에서도 더운 지방으로 유명하다. 원정 팀들이 와서도 어려움을 느낄 정도로 더위가 심하다"며 "오늘은 내가 한국에 오고 나서 경기를 뛴 날들 중 가장 따듯했다. 그래서 느낌이 좋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남해 전지훈련 때부터 지금까지 추위 때문에 고생하고 있다. 나름 적응했다고 생각했고, 한국의 문화에 적응하고 추위를 이겨내는 방법을 배우고자 했는데 어려움이 있는 건 사실"이라며 "날씨가 따듯해지고 있으니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할 것"이라고 했다.

세라핌은 자신의 기량이 올라오려면 그의 컨디션 관리도 중요하지만, 다른 선수들과의 관계 역시 중요하다고 짚었다. 밖에서 친하게 지내야 경기장 안에서도 그 친밀감이 경기력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세라핌은 경기 하루 전인 5일 클럽하우스에서 밥을 먹고, 이건희와 프랜차이즈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이건희와 박승수처럼 어린 선수들이 먼저 다가와주는 것에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는 게 세라핌의 설명이다.



세라핌은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친밀감을 보여주는 게 정말 좋다. 손짓으로, 몸짓으로 대화하면서 많이 친해졌다"며 "어린 선수들이 장난도 많이 치고,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이 경기장에서도 이어지길 바란다. 어제는 카페에 다녀오고 게임도 같이 하면서 시간을 보내서 더 친해졌다. 이런 것들이 경기장에서 잘 나타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인종도 다르고, 언어도 다르다. 하지만 선수들의 태도에서 배우는 게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한국을 좋게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가 사람들이 배움을 멈추지 않으려는 태도를 갖고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나도 이 팀의 일원으로서 팀의 문화와 한국의 문화를 배워가는 단계다. 잘 적응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사진=수원월드컵경기장, 김환 기자 / 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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