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조은혜 기자) 삼성 라이온즈 레예스가 7회까지 퍼펙트 피칭을 펼치며 팀의 위닝시리즈 발판을 마련했다. 아쉽게 퍼펙트 게임까지 도달하진 못했지만, 충분히 압도적인 투구였다.
삼성은 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서 10-0 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위닝시리즈를 챙긴 삼성은 시즌 전적 8승5패를 마크, 연패 없이 3위 자리를 지켰다. 이날 선발투수로 등판한 레예스는 7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치고 시즌 2승을 올렸다.
2월 22일 스프링캠프 청백전 등판 후 오른쪽 중족골 미세 피로골절 진단을 받으며 조기 귀국했던 레예스는 천천히 몸 상태를 끌어올려 지난달 30일 잠실 두산전에서 첫 등판에 나섰다. 이날 5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레예스는 이날 시즌 두 번째 마운드에 올랐다. 아직 컨디션을 더 끌어올리는 단계인 만큼 85구 전후로 투구수의 제한을 뒀다.
이날 레예스는 7회까지 단 한 번도 베이스를 허락하지 않았다. 1회초 안치홍 헛스윙 삼진 처리한 뒤 플로리얼은 유격수 뜬공 처리. 김태연에게는 투심으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2회초는 문현빈 투수 번트 아웃, 노시환 우익수 뜬공, 이진영 3루수 땅볼로 공 8개 만에 이닝을 정리했다.
3회초 채은성과 풀카운트 승부를 벌인 레예스는 채은성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이재원의 타구는 직접 잡아 처리, 심우준은 3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4회초 역시 안치홍 우익수 뜬공, 플로리얼 1루수 땅볼, 김태연은 3구삼진으로 깔끔했다.
5회초에는 문현빈과 노시환이 나란히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난 후 이진영이 2스트라이크에서 스윙을 하다 손을 맞았다. 몸에 맞는 공으로 1루를 허용하는 듯했으나 파울 판정이 났고, 레예스는 대타 임종찬과 승부를 이어가 삼진으로 이닝을 끝냈다.
6회초도 가볍게 한화 타자들을 돌려세운 레예스는 삼성이 5-0으로 점수를 벌린 7회초 안치홍을 유격수 땅볼, 플로리얼을 3구삼진으로 잡고 김태연은 2루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11구로 이닝을 정리했다. 이때까지 레예스의 투구수는 90구. 이미 한계 투구수로 정해놓은 85구를 넘어선 상황이었지만, 퍼펙트 도전을 위해 8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레예스는 선두 문현빈에게 2구째 안타를 맞았고, 퍼펙트가 깨진 직후 바로 이호성과 교체되며 바로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날 총 92구를 던진 레예스는 최고 150km/h 직구와 스위퍼를 위주로 투심, 커터, 체인지업을 섞어 한화 타선을 꽁꽁 묶었다.
레예스와 배터리 호흡을 맞춘 강민호는 경기 후 "사실 6회 정도에서 투구수가 다 되면서 그만 던지는 거였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할 수 있을 때까지 해보자고 했다. 안타 하나 맞을 때까지는 공 개수가 좀 넘더라도 던지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얘기했는데, 본인이 잘 던진 것 같다"고 돌아봤다. 포수로서 퍼펙트 게임이 욕심이 나지 않았냐는 질문에 그는 "전혀 생각 안 했다"면서 "야구에서 한 번도 없었던 이유가 있더라"고 웃었다.
7이닝 퍼펙트도 절대 쉽지 않은 기록인 만큼 레예스도 진한 아쉬움이 남았다. 레예스는 "아직은 빌드업 과정이라는 걸 인지하고는 있었지만, 좋은 기회가 찾아왔기 때문에 도전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피로도가 있긴 했지만 기록에 대한 욕심도 있어 계속 해보고 싶었다. 만약 안타를 안 맞았다면 투구수가 많아지더라도 계속 도전을 했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경기를 끝내고 싶었기 때문에 솔직히 아쉽긴 했다. 하지만 선발로서 책임을 다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만족을 했다"고 말하는 레예스에게, KBO리그 역사에서 퍼펙트 게임이 단 한 번도 나온 적이 없다는 걸 알고 있냐고 물었다. 그는 "몰랐다"면서 "그게 아쉬움을 더하는 이유가 됐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레예스는 퍼펙트를 깨뜨린 문현빈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없냐는 질문에는 "굿 스윙(Good Swing)"이라고 답했다. 옆에서 인터뷰를 흐뭇하게 지켜보던 원태인이 "네가 못 던졌잖아"라고 농담하자 레예스는 "그래, 네 말이 맞다"고 웃었다. 두 투수는 이번 시리즈에서 도합 14이닝 3피안타 1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