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예나 기자)
([엑's 인터뷰②]에 이어) 배움에 대한 열망, 그 앞을 가로막은 가난한 현실. 돈이 없어도 창피하지 않았다. 꿈을 외면하는 일이, 가난보다 더 두려웠기 때문. 그 치열하고 단단했던 청춘이 있기에, 지금의 흔들림 없는 내공을 지닌 신승태가 있다.
MBN '현역가왕2' 최종 4위로 경연을 마무리 짓고, 전국투어 콘서트 및 각종 방송 활동에 나선 가수 신승태. 여기에 오늘(7일) 오후 12시 발매 예정인 새 앨범 '2025 신승태 발라드' 준비를 위해 바쁜 일정을 소화 중인 그다.
신승태는 밝고 구김 없는 성격과 여유 넘치는 태도, 함께 있는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인간미와 친화력까지 갖춘 사람이다. 압도적인 카리스마로 무대를 장악하는가 하면, 사람 냄새 나는 온기로 반전 매력을 선사하는 진정한 아티스트다.
사연이라고는 찾아보기 어려울 것 같은 여유가 느껴지지만, 묵묵히 견뎌낸 시간들이 지금의 그를 단단하게 만들었다는 전언. 가난이 실패의 이유가 될 수 없었고, 꿈을 향한 간절함이 쓰라린 현실보다 더 강했던 때다. 그의 입에서 가난의 서사가 쏟아지기 전까진, 그 깊이를 결코 알 수 없었다.
신승태는 "가정 형편이 누구보다 힘들었지만, 다들 그 정도 사연은 갖고 산다 싶었다. 부모님의 경제적인 지원을 바라기 어려웠고, 돈이 없어서 학교를 다니기도 어려웠다. 돈이 없었지만 부끄럽지는 않았다. 오히려 청춘과 열정을 품은 채 어깨너머로 예술의 꿈을 키우던 때다"고 떠올렸다.
단국대 국악과에 합격했지만 대학교 등록금이 없어서 좌절해야 하기 직전, 주변의 손길로 간신히 학비를 마련할 수 있었다. "서울에 가서 가난을 탈출하고 싶었다. 이렇게 살다가는 죽도 밥도 안 되고 끝날 것 같았다"라며 남다른 비전을 안고 상경한 당시를 회상했다.
현실 앞에 꿈이 무너질 뻔했지만, 극적으로 지켜낸 대학 생활. 하지만 현실은 하루하루 학비와 생계를 해결하기 위해 전국을 돌며 아르바이트를 전전해야 했고, 꿈보다 당장의 밥벌이가 더 시급했던 청춘이었다.
"장학금을 받고 싶어도 공부할 시간이 없어서 못 했어요. 20살 때부터 공연도 엄청 많이 다니고 아르바이트도 해야 하니까. 오히려 학교보다 일터에서 더 많이 배웠죠. 굿판에서 북을 치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전통 음악에 대한 깊은 이해와 영감을 얻었어요. 또 연극, 창극, 낭독 등 다양한 음악 활동을 통해 경험을 쌓고 내공을 키웠어요. 어쩌면 이미 이때부터 한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여러 음악에 도전하며 다양하게 활동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 같아요."
음악 활동뿐 아니라 연기에 대한 관심도 내비쳤다. 이번 발라드 신곡 '사랑의 마지막에 이별이 숨어있다면' 뮤직비디오에서 직접 출연해 가슴 아픈 사랑을 겪는 남자 주인공으로 열연, 곡의 애절한 감성을 극대화시킬 전망이다.
무대 위 강렬한 카리스마와 무대 아래 따뜻한 매력이 공존하는 그를 두고 '천의 얼굴'이라 할 만큼 반전 매력과 입체적인 이미지로 주목 받고 있다. 특히 배우 구교환을 닮은 외모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는데, 신승태는 스스로도 구교환과 닮은꼴임을 인정한다면서 "언젠가 한 번은 DM을 보내볼까 생각했다. 물론 구교환 님은 저를 모를 수 있지만, 저는 잘 아니까 DM으로 인사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어떤 내용의 DM을 보내려고 했는지 묻자, "형님 안녕하세요. 도플갱어는 만나면 안 된다고 하지만 우리 한 번 만나요"라고 남기려고 했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내기도.
또 국민 배우 고두심으로부터 "너는 배우가 돼야 한다"는 극찬을 받기도 했다는 신승태는 "제게 연기를 하면 좋겠다고 하셨다. 이휘향 선생님도 '현역가왕2' 무대를 보고 디테일하게 평가해주기도 한다. 두 선생님 모두 '기회가 된다면 꼭 연기를 하라'고 조언해주셨다"고 밝혔다.
이처럼 폭넓은 음악 활동뿐 아니라 배우 활동까지 영역을 키워나가는 신승태는 무한한 가능성을 안고, 장르의 경계가 무의미한 진짜 예술가로 성장하고 있다. 센세이션한 반응을 이끌어낸 퓨전 국악 밴드 씽씽 활동을 비롯해 트로트 씬으로 넘어와 차근차근 성장해 나가는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의 매 순간이 도전의 연속이었다.
그 과정에서 신승태 스스로도 고민의 순간이 많았다고. 신승태는 "씽씽 활동할 때도 나중에 트로트 할 거라는 이야기를 말한 적 있고, 실제 트로트를 좋아했는데 이상하게 트로트를 막상 하려니까 조금은 부끄러운 마음이 들더라. 트로트의 위상이 올라갔고, 보다 대중적인 인기를 얻는다고 생각하면서도 자랑스러운 마음보다는 불편한 마음이 생기더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팬들의 반응 역시 마찬가지. 세계를 휩쓸며 국악의 새 얼굴로 주목 받던 그가 트로트 가수로 전향하자 힘들어하는 팬들도 존재했다는 전언이다. 신승태는 이와 같은 반응을 느꼈다면서, 과도기를 함께 겪은 팬들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을 동시에 내비쳤다.
이제는 "한 우물만 파겠다"고 당당하게 밝힌 신승태다. 그는 "어릴 때 철이 없었던 탓에 부모님이 그렇게 고생하시는데도 여러 예술을 전전하며 꿈을 키웠다. 네 식구가 단칸방에 살면서도 돈은 뒷전이고, 음악을 하기 위한 노력만 했다. 조금이라도 정신이 있었다면 어디 가서 일용직 노동이라도 했을 텐데 부모님께 죄송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모님께서 아직도 식당을 운영하신다. 연세가 많으신데, 이제 그만하시면 좋겠다. 여기저기 아프신 곳도 많다면서 계속 움직이신다. 제가 이제는 돈을 많이 벌어서 부모님께 꼭 효도할 거다. 지금보다 더 잘 될 거다"는 말로 자식으로서의 마음과, 아티스트로서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단단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사진=드림오브베스트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