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나도 모르게 집중이 안 되더라"…베테랑도 이겨내기 힘든 슬픔에 빠진 NC [고척 현장]

(엑스포츠뉴스 고척, 박정현 기자) "팀도 연패 중이었고, 분위기가 무겁다."

NC 다이노스 외야수 손아섭은 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리그'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3번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5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을 기록해 팀의 7-5 승리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손아섭은 NC가 2-3으로 끌려갔던 3회초부터 활약하기 시작했다. 키움 선발 김윤하 상대 우익수 방면 3루타를 쳐 득점권에 나섰다. 이후 박건우의 1타점 2루타에 홈플레이트를 밟아 3-3 동점을 만들었다. 



베테랑 손아섭의 존재감은 경기 중반 또 빛났다. 3-3 팽팽한 승부가 이어졌던 4회초 2사 2,3루에서 구원 투수 김선기 상대 2타점 적시타를 쳐 NC에 5-3 리드를 안겼다. 네 번째 타석인 6회초 무사 1,2루에서 번트 작전에 실패해 잠시 고개 숙였지만, 경기 내내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활약했다.

이호준 NC 감독은 경기 뒤 " 타선에서도 득점 기회가 있을 때 집중력을 발휘하며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 특히 고참 선수들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경기를 잘 이끌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며 손아섭을 비롯한 박민우, 박건우 등의 맹활약을 칭찬했다.



수훈선수로 선정된 손아섭은 맹활약에도 웃지 않았다. 손아섭을 비롯한 NC 선수단은 현재 분위기가 상당히 가라앉아 있다. 지난달 29일 창원 NC파크에서 발생한 인명 사고 때문이다. 

당시 야구장 4층 높이에 설치됐던 구조물 알루미늄 루버가 떨어져 경기를 관람하던 관중 세 명을 다치게 했다. 머리를 심하게 다친 분은 응급 수술을 받았지만, 사건 발생 후 이틀 후인 지난달 31일 별세했다. 2~4일 홈에서 치러질 SSG 랜더스와 주중시리즈가 취소된 건 물론, 구장 시설물 안전점검 탓에 퓨처스리그 경기장인 마산야구장에서 훈련했다. 자신들의 경기를 보러왔던 야구팬의 비보에 선수단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손아섭은 "팀도 연패 중이었고, 분위기가 무겁다. 어제(4일 고척 키움전)는 나도 모르게 경기하면서 집중이 안 됐다. 어쨌든 연패를 끊어야 했고, 좀 더 집중하려고 혼자서 마인드컨트롤했다. 승리하며 연패를 끊어서 다행인 것 같다"며 "무거운 분위기는 받아들여야 하지만, 오늘 또 팬분들이 경기를 보러 와주셔서 '무조건 이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분위기가 어둡지만, 경기는 해야 하기에 그 순간에는 최대한 집중하려고 많이 노력했다"고 얘기했다.

올 시즌 초반 손아섭은 뜨거운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다. 9경기 타율 0.441(34타수 15안타) 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74를 기록 중이다. 손아섭은 시즌 초 타격감을 끌어올리지 못하며 '슬로우스타터'로 불리기도 했으나 올해는 다른 듯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손아섭은 "비결보다는 운이 많이 따라주는 것 같다. 첫 번째는 운이다. 두 번째는 지난해 (왼쪽 십자인대 파열 부상으로) 시즌을 일찍 끝내며 20대 중반 이후로 연습하는 루틴을 가장 빠르게 시작했다. 원래 10월달에는 러닝하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쉰다. 12월부터 방망이를 잡는데 지난해에는 10월에 러닝을 하고, 11월에 배팅을 시작했다. 또 외국에서 재활을 빨리하며 준비가 완벽하게 된 상태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이 점이 많은 도움이 된다. 또 트레이닝 파트에서도 지난해 10월부터 하루도 쉬지 않으시고 많이 도와주셨다. 두 달 정도를 빨리 훈련하다 보니 80% 정도에서 시작하는데, 지금은 100%로 시작한다. 확실히 도움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승리로 NC는 키움과 주말시리즈 전적을 1승 1패로 맞췄다. 하루 뒤(6일) 위닝시리즈를 목표로 나설 예정이다. 선발 투수로는 신민혁(1승 5이닝 평균자책점 3.60)으로 예고했다.



사진=고척, 박정현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박정현 기자 pjh6080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