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의 살아있는 레전드 케빈 더브라위너가 2024-2025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날 예정이다.
맨시티와의 계약은 이번 시즌 종료 후 만료되며, 재계약은 진행되지 않는다.
더브라위너 자신이 직접 이러한 사실을 전했다.
더브라위너는 지난 4일(한국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팬들에게 보내는 감성적인 마지막 편지에서 작별을 고했다.
더브라위너는 "친애하는 맨체스터 시티 팬들, 이걸 보고 있다면 이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짐작하실 겁니다. 이번 시즌이 맨체스터 시티 선수로서의 마지막 시간이 될 것입니다"라며 자신의 작별을 발표했다.


그는 "이 글을 쓰는 건 결코 쉽지 않지만, 축구 선수라면 누구나 언젠가는 이 날이 온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날이 바로 오늘입니다. 이 소식은 여러분이 가장 먼저 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라면서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이제는 작별을 고할 시간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더브라위너는 "축구는 저를 이 도시, 그리고 여러분 모두에게 데려다 주었습니다. 이 꿈을 좇으며 이 시간이 제 인생을 완전히 바꿀 줄은 몰랐습니다. 그래서 저도 모든 것을 바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리는 모든 것을 이뤄냈습니다"라면서 자신의 커리어를 회상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도시와 클럽, 스태프, 팀 동료들, 친구들, 가족에게 지난 10년간의 여정에 대해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감사를 전합니다"라며 "모든 이야기는 끝이 있기 마련이지만, 이 이야기는 단연 최고의 챕터였습니다. 마지막 순간들을 함께 즐겨봅시다"라며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더브라위너가 이 글을 올린 후, 맨시티 공식 홈페이지 역시 "케빈 더브라위너가 맨체스터 시티에서의 눈부신 10년 커리어를 마무리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구단은 "더브라위너는 이번 여름 계약 만료와 함께 맨체스터 시티를 떠나며, 클럽에서의 찬란했던 10년을 마무리하게 된다"면서 "더브라위너가 오늘 개인 SNS를 통해 이 소식을 직접 발표했다"고 전했다.
이어 "클럽과 모든 팬들은 이제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인 그에게 어울리는 작별 인사를 준비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 역시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더브라위너와의 작별이 매우 감정적이고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맨체스터에서 9년 동안 함께한 더브라위너와의 특별한 관계는 맨시티 역사상 최고 공격수인 아르헨티나 출신 세르히오 아구에로와의 유대만큼이나 깊다고 밝혔다. 과르디올라는 자신과 선수들, 그리고 팬들 모두가 앞으로 남은 몇 달을 더브라위너와 함께 즐기려 한다며, 그것이 하나의 멋진 시대의 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의 영향력은 클럽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그가 떠난다는 것은 우리 일부가 함께 떠나는 것이다"라고 말하며, 그를 뱅상 콤파니, 세르히오 아구에로, 다비드 실바와 같은 전설들과 나란히 언급했다.
세 선수 모두 에티하드 스타디움 앞에 동상을 세운 바 있으며, 과르디올라 감독은 “더브라위너 역시 머지않아 그들과 같은 예우를 받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2015년 여름, 독일 볼프스부르크에서 맨시티 유니폼을 입은 그는 이제 10년이라는 긴 시간을 뒤로하고 팀과 작별을 고하게 됐다.
맨시티 소속으로 치른 413경기에서 그는 106골을 기록했으며, 프리미어리그에서만 117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는 라이언 긱스에 이어 리그 역대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또한 프리미어리그 통산 최다 찬스 창출(827회), 최다 빅 찬스 창출(193회)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더브라위너는 맨시티에서 5회 프리미어리그 우승, 2회 FA컵 우승, 5회 리그컵 우승, 1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등 총 14개의 주요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구단은 그를 클럽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선수 중 한 명으로 평가하고 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점은, 그는 숫자 이상의 존재였다는 것이다. 더브라위너는 팀의 상징이었고,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한 인물이었다. 그의 이탈은 단순한 전술적인 손실 그 이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 결정은 단순히 감정적인 이유만이 아닌 경기 외적인 여러 요소들이 맞물려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더브라위너는 현재 프리미어리그 최고 수준의 주급을 받고 있는 선수 중 하나다. 주당 약 40만 파운드(약 7억 5000만원)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현재의 기량 및 출전 시간과 비교했을 때 구단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수치일 수 있다.
이번 시즌 그는 부상 여파로 인해 정규 시즌에서 단 19경기 출전에 그쳤고, 기량 자체도 이전만큼의 영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시즌 초반 허벅지 부상으로 수개월을 이탈했으며, 복귀 후에도 완벽히 회복된 모습은 아니었다.
향후 그의 행선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발표가 없지만, 여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여름부터 사우디 아라비아 프로리그로부터의 관심이 있었으며, 실제로 그의 대리인들이 사우디 구단들과 접촉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더브라위너는 세 자녀를 두고 있는 가장으로서, 가족 중심의 판단을 우선시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샌디에이고 FC 또한 그의 영입을 고려했으나, 최근에는 관심을 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유럽 내 다른 리그에서의 선수 생활 연장 또는 단기 계약으로 클럽 월드컵을 치르고 은퇴 수순을 밟는 방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별의 순간이 가까워짐에 따라, 구단과 팬들은 더브라위너에게 적절한 작별 인사를 준비하고 있다.
맨시티는 시즌 종료 전 홈경기에서 작별 행사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으며, 이 경기는 현재로서는 5월 18일 예정된 본머스와의 홈경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맨시티가 FA컵 결승에 진출할 경우 일정이 변경될 수도 있다. 구단과 팬들 모두 그에게 헌정식을 마련하고, 이후 동상 설치 등 상징적인 기념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팬들과 축구계 전체는 그의 다음 행보를 지켜보며, 또 한 명의 전설과의 작별을 준비하고 있다.
더브라위너의 이탈은 맨시티 중원 운영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으며, 구단은 후계자 확보 및 중장기적 스쿼드 개편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으론 더브라위너처럼 프리미어리그에 온지 10년 된 손흥민의 거취도 주목받게 됐다. 손흥민은 2015년 8월29일, 더브라위너는 같은해 8월31일 각각 토트넘과 맨시티에 입단했다. 둘인 현역 프리미어리거 중 '비영국' 선수 원클럽맨 최장기 근속 1위와 2위를 달리고 있다.
사진=맨체스터 시티/케빈 더브라위너 인스타그램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