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장인영 기자)
([엑's 인터뷰②]에 이어) 가수 최수호가 한층 단단해진 내면을 증명했다.
최수호는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모처의 한 카페에서 엑스포츠뉴스와 만나 자신의 어린시절에 대해 솔직하게 들려줬다.
최수호는 일본에서 태어났다.
그는 "어린시절을 일본에서 보냈기 때문에 제 또래 친구들과 추억 토크를 하면 겹치는 게 하나도 없다"면서 "문방구에서 이런 걸 팔았는데 아냐고 하면 아무것도 모르고, 애니메이션 주제가도 애들끼리 부르는데 못 꼈다. 그런 부분에서 외로움을 느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또 괜찮다"고 말했다.
중학교 입학 전까지 일본에서 거주해 온 최수호. 현재 22세인 최수호에게 일본에서 거주한 시간은 무려 인생의 반이다.
최수호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땐 적응하기 힘들었다"며 "또래 친구들에 비해 한국어 실력이 부족하다 보니 많이 뒤처져 있었다. 수학 시간에 벽돌이라는 단어를 물어볼 정도로 한국어를 못했다. 그런 어려움을 겪고 나니까 지금은 한국어가 더 편하다"라고 전했다.
트로트를 하기 전 국악을 전공한 최수호는 국립국악중학교를 거쳐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까지 그야말로 '국악 외길'을 걸어왔다.
최수호가 국악을 배우게 된 계기는 '한국인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한 또 하나의 노력이었다.
그는 "부모님께서도 이러다가 (한국인) 정체성이 흔들릴까 봐 걱정하셨던 거다. 그래서 한국인의 얼을 알려주고자 국악을 계속 접하게 해주셨다. 덕분에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다. 감사하다"고 이야기했다.
그중 '판소리'라는 장르를 택한 이유를 묻자, "어릴 때부터 노래 부르는 걸 굉장히 좋아해서 거의 매일 가족들과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곤 했다. 한글을 노래방에서 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며 "일본에서도 한인 학교를 다니다 보니까 방과후 활동에 국악 관련 수업들이 정말 많았다. 부모님께서 민요도 노래를 부르는 거니까 해보라고 하셨다. 어린 저한테는 힘든 장르였다. 그러다가 할머니께 민요를 들려드렸는데 너무 좋아하시면서 용돈을 주시더라. 행복했다"고 떠올렸다.
이어서 "좀 연습해서 가니까 선생님도 왜 이렇게 실력이 늘었냐면서 칭찬해 주시더라. 그때 또 행복감을 느꼈다. 스스로도 재능이 있는 것 같아서 열심히 하다 보니까 한국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수호의 인생에 일본 거주 경험은 또 하나의 페이지일 뿐이지만, 이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들도 존재했다.
"저의 장점이 될 수도, 단점이 될 수도 있지만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걸 잘한다. 조언 같은 건 당연히 받아들이지만 쓸데없이 안 좋은 말씀 해주시는 분들도 있지 않나. 그냥 마음에 담아두지 않는다. 스트레스 푸는 방법도 다양하다. 친구들 만나서 맛있는 거 먹고 운동하면서 땀 빼다 보면 스트레스가 풀린다. 아버지가 긍정맨이셔서 그 영향도 있는 것 같다."
자칭 단단한 멘탈의 소유자답게 악플도 흘려보낸다.
"댓글을 거의 다 본다. 악플 좋아한다. 재밌다. '일본인아 돌아가라'는 댓글도 있었다. 전혀 상처받지 않았다. '노래 못한다'는 말도 있었는데 전혀 타격 없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 싶더라. 아직 부족한 건 맞으니까."(웃음)
앞으로 있을 '한일가왕전'에 대한 기대감도 키웠다. '한일가왕전'은 한국과 일본의 트롯 국가대표 TOP7이 펼치는 한일 음악 국가 대항전이다. 그는 "저는 대결하는 게 너무 재밌다. '현역가왕' 경연이랑은 또 다른 매력이 있을 것 같아서 아드레날린이 솟구친다. 무조건 이길 것 같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일본 거주 경험은 이번 '한일가왕전'에서 최수호에게 또 하나의 키포인트가 될 터.
최수호는 "저는 언어(일본어)가 되지 않나. 한국은 물론이고 일본에도 어린시절의 추억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잘 살려서 일본 팬분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지 않을까"라고 이야기했다.
한편, 최수호의 미니 1집 '원'은 이날 오후 6시 발매된다.
사진=포고엔터테인먼트
장인영 기자 inzero6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