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외야수 잭슨 메릴과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을 비롯한 미국 현지 언론은 3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가 메릴과 9년 1억 3500만 달러(약 1969억원) 규모의 연장 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2035년 팀 옵션이 포함된 계약인데, 만약 메릴이 계약 기간 내 MVP 투표에서 한 번이라도 5위 이내에 이름을 올리면 해당 옵션은 선수 옵션으로 전환된다.
메릴은 이날 샌디에이고의 홈구장인 펫코파크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을 통해 "이보다 더 감사할 수 없다"며 "앞으로 9년 동안 이 자리를 지키는 것에 대해 기대하고, 여기가 바로 내가 있고 싶은 곳"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마이크 실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메릴은 분명히 특별한 재능을 갖고 있지만, 메릴의 진심, 또 사람으로서의 모습이 내게 큰 울림을 줬다"며 "메릴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건 축복이고, 또 특권"이라고 칭찬했다.
2003년생 메릴은 우투좌타 외야수로, 2021년 MLB 신인 드래프트에서 샌디에이고의 1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마이너리그에서 3시즌 동안 뛰면서 200경기 800타수 236안타 타율 0.295 21홈런 114타점 31도루 출루율 0.347 장타율 0.455를 마크했다.
메릴은 마이너리그 시절 주로 유격수를 맡았지만, 팀 사정상 빅리그에서는 유격수로 기회를 받기 어려웠다. 당시 김하성(탬파베이 레이스)과 잰더 보가츠 등 이미 활용할 수 있는 내야 자원이 충분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샌디에이고가 2023년 12월 뉴욕 양키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후안 소토, 트렌트 그리샴을 떠나보내면서 외야진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러면서 메릴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외야수로 전향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메릴은 2024시즌 156경기 554타수 162안타 타율 0.292 24홈런 90타점 16도루 출루율 0.326 장타율 0.500으로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다. 내셔널리그 신인상 투표에서 2위를 차지했으며, 실버슬러거를 수상하는 등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자연스럽게 메릴과 샌디에이고의 연장 계약 체결 가능성이 제기됐는데, 최근 재정난에 시달리던 샌디에이고가 지갑을 열지는 미지수였다. 지난 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 자격을 얻은 김하성이 떠나는 등 사정이 여의치 않았다. 그러나 잭슨의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샌디에이고는 메릴에게 연장 계약을 안겼다.
메이저리그 이적시장 소식을 전하는 'MLB트레이드루머스(MLBTR)'는 "샌디에이고는 최근 몇 년 동안 재정난을 겪었음에도 선수들을 사랑하고, 분명 메릴을 사랑한다. 샌디에이고가 메릴을 1라운드에 지명하고 빨리 빅리그로 올린 이유"라며 "(양 측이) 메릴이 빅리그에 데뷔하기 전에 연장 계약에 관해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고, 샌디에이고는 메릴이 빅리그에서 자신을 증명하기도 전에 엄청난 믿음을 드러냈다"고 설명했다.
메릴은 연장 계약을 맺은 날에도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냈다. 3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홈경기에 3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으로 팀의 5-2 승리에 기여했다. 샌디에이고는 이날 승리로 개막 7연승을 질주했다.
사진=AP, AFP/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